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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89|08|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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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5|03|2003
전북일반노조 원광대병원 세탁현장위원회 파업투쟁

:: 2003-03-25   조회: 2168

우리는 원광대병원 용역 세탁노동자들입니다.
적은 임금과 열악한 환경에서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2003년 1월부터 임단협 투쟁이 시작되었고 용역회사는 교섭에 전혀 임하지 않고 원청은 나몰라라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로 인해 우리는 하나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안을 유일산업도 거부하고 우리도 거부하였습니다. 유일산업은 한푼도 올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우리는 용역단가 자체가 인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결구 조정은 종료되었고 우리는 2월 15일 토요일 잔업거부

를 시작으로 쟁의행위라는 걸 시작했습니다. 우리에겐 쟁의행위의 모든 것이 생소한 것이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만 보고 들었던 이야기를 내가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그때는 일이나 열심히 하지 할 일없이 뭐하는 건가 했는데 우리가 우리 권리를 찾자고 싸우고 보니 그렇게 생각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지금 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그 이유만으로 생존권을 위협 당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사여탈권을 가진 고용주와 원청의 횡포, 협박, 계약해지 등 어려운 현실 앞에 가슴 졸이며 살수밖에 없는 현실이 슬프기만 합니다. 그래도 파업 중에 몸과 마임이 지칠 때마다 힘이 되어준 많은 동지들이 있어서 우리는 파업을 지탱할 수 있었습니다. 싸우다 보니 “그래 싸우자! 누가 이기는지 끝까지 가보자”하는 오기도 생겼습니다. 처음 쟁의행위에 돌입할 때는 하루면 되겠지 했습니다. 그러나 파업은 11일이나 계속되었습니다. 매일 매일 출근 투쟁을 하였고 중식집회 등을 통하여 억울한 우리의 일을 병원 직원 , 환자, 시민들에게 알리고 소리쳤습니다. 전혀 빨래를 하지 않으면 빨래를 외주로 돌릴 것 같아 우리는 빨래를 수거하여 조금씩만 물량을 올려주는 작전으로 파업투쟁을 진행하였습니다.
세탁실에 시간이 갈수록 빨지 않은 빨래가 차곡차곡 싸이고 피, 고름, 소변, 오물에서 나오는 악취는 참기 힘들었고 고통스럽게 했습니다. 모든 게 빨리 해결되어 냄새나고 젖은 빨래를 해야 될 텐데 걱정이 되었습니다. 빨래가 안 올라가자 원청인 병원 직원들이 세탁실에 몰려와 세탁물을 빼앗아 가려 했습니다. 세탁물을 빼앗아가려는 관리팀과 세탁물을 지키려는 우리들의 긴 싸움이 계속되면서 욕설이 오가고 소리가 높아지고 서로의 몸을 밀치며 더럽고 젖은 땅에 드러누워 세탁물을 지켜야만 했습니다. 처음에는 두렵고 무섭고 떨렸지만 그동안 받은 서러움과 차별, 멸시를 생각하니 두려움과 무서움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용역업체와 기본 협약을 맺어 업무에 복귀한 상태입니다.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위해 우리는 투쟁했고 지금은 작게 승리하여 일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가 갈 길은 멀다고 생각합니다.
한연춘 | 전북일반노조 원광대병원 세탁현장위원회 수석현장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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