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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89|08|2010
간접고용 철폐투쟁의 원칙과 투쟁방향

:: 2010-12-03   조회: 3186

간접고용 철폐투쟁의 원칙과 투쟁방향


이명박 정부는 지난 1월부터 대통령이 직접 주관하는 국가고용전략회의 통해 △민간 고용중개 회사의 전문화·대형화 유도 △파견·훈련·직업소개·직업지도 등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종합인력회사 설립 등 민간고용서비스 기관을 육성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 외에 알선수수료 상한제 완화(자율화), 고용지원센터와 구직정보 공유, 위탁단가 현실화 등을 통하여 직업소개소를 대형화․전문화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다.


6월 24일 국회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수요를 고려하여 32개로 제한되어 있는 파견업종을 조정할 것임을 밝혔고 노동부는 홍보도우미와 단순 제조업무 종사원·택시 운전원·전기전자 부품조립원 등 최대 17개 업무에서도 파견이 추가로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파견, 간접고용이 금지되어 있는 제조업에서도 파견법을 확대 시행하여 저임금과 고용불안의 확대를 통한 노동유연화를 완성하겠다는 이명박 정권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이다. 이미 9월 15일 고용노동부는 직업안정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면서 고용에 관한 모든 사항은 민간으로 위탁할 수 있는 민간고용서비스 기관 육성안을 내놓았다.


지난 7월 22일 대법원 판결은 단지 현대자동차의 사내하청노동의 문제를 넘어 97년 이후 한국사회의 비정규직의 주요한 모습인 파견 용역 등의 간접고용노동 확산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주요한 판결이다. 즉 이번 판결은 제조업에서의 사내하도급은 사실상 불법파견업이며 이렇게 고용된 노동자에 대한 고용책임이 원청사용자에게 있다는 것을 요구로 투쟁해온 간접고용노동자들의 투쟁 성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번 판결은 불법적인 파견업에서도 파견법의 2년 이상이라는 경과조항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해당노동자의 범위를 여전히 좁혀놓고 있다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의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확인된 원청의 사용자성과 간접고용노동폐지의 정당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을 바라보는 정부나 자본의 관점은 이것으로 인한 후 폭풍을 최소화 하고 비합리적(?)이고 정비되지 않은 노동력 거래 시장을 합리적으로 정비하기 위한 계획을 실행할 것이다.



노동유연화 정책에 저항할 수 있는 원칙과 방향


첫째, 노동을 통하여 생존을 하는 이 사회에서 고용서비스는 무엇보다 공적인 영역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따라서 국가가 관장하여야 하는 취업훈련과 소개 등 고용에 관한 전반적인 역할과 업무를 시장의 논리에 넘겨버리는 산업화에 반대하여야 한다. 노동을 또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여 이를 시장화하는 이른바 노융산업이라는 것은 노동력을 거래하는 것이 아닌 노동을 하는 인간 그 자체를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실질적인 사용주로서 원청자본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인간의 노동력을 사용하여 이윤을 챙기는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최소화시키고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무력화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간접고용확산으로 인한 노동유연화의 핵심이다. 노동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용자를 모호하게 만들면서 이중착취를 고착화 하게 하는 자본의 전략에 맞서기 위해서 실질적인 사용자, 나의 노동으로 이윤을 내는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원청자본을 향한 노동자의 권리를 요구하고 쟁취하여야 한다.


셋째, 상시 업무에 간접고용/파견노동의 원천 금지와 직접고용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원래 비정규직이란 임시적으로 사용되는 예외적 고용형태이다. 그러나 어느새 비정규직이 일반적 고용형태로 둔갑하여 모든 업무로 확대되어 가는 상황이며 이를 규제하겠다는 법적인 조치들은 오히려 비정규직을 제도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되었다. 또한 현장은 1개월 3개월짜리 초단기 근로계약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추진하려고 하고 있는 고용서비스활성화 전략은 고용에 관한 모든 사항을 시장주도의 민간부문으로 넘기고자 하는 것이며 이 전략의 가장 큰 전제는 간접고용/파견노동의 합법적 영역을 확대하는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상시 업무에 있어서 간접고용/파견노동의 금지와 직접고용 원칙은 우리가 요구해야 할 중요한 방향이다.


마지막으로 간접고용노동자들의 대중적인 조직화에 즉각 돌입하여야 한다. 비정규직문제가 사회적으로 많이 대두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현상일 뿐이다. 비정규노동자들이 자신의 문제를 투쟁으로 드러내고 요구를 분명하게 하여야만 비정규직문제에 있어서 명확한 사회화가 가능할 것이다. 간접고용노동자를 의미 있는 세력으로 조직하는 것은 민주노조운동이 비정규직을 대리하여 투쟁하는 것을 넘어 계급의 대표성을 갖추도록 변화시키는 과정일 것이다. 또한 간접고용노동자들을 조직한다는 것은 단지 미조직된 노동자이기 때문이 아니어야 한다. 이는 하청의 연쇄고리로 이루어진 한국의 산업구조에서 가장 밑바닥의 하청에 대한 수탈이 구조화되어 있고 대공장으로 표현되는 원청 노동자들의 투쟁 성과가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착취의 추가로 전가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많은 착취에 노출되어 있는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이 노동자들의 요구로부터 전체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을 만들어낼 때 자본이 만들어놓은 노동자계급 간의 분할구도를 깰 수 있다.


 


파견법 폐지, 간접고용 철폐 투쟁의 전국전선을 구축하자


2010년 하반기, 이명박 정권은 이미 고용서비스선진화와 파견업종확대를 통하여 모든 형태의 간접고용을 합법적 형태로 만들고 사용주로서의 책임을 최소화하여 저임금 불안정노동을 확산하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상태이다. 현재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대법원 판결과 현대자동차 비정규노동자들의 불법파견투쟁, 그리고 간접고용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 연대하면서 이러한 힘을 토대로 파견제 폐지, 간접고용철폐의 전국적 투쟁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2005년 불법파견투쟁을 돌아보았을 때 현대차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을 울산의 투쟁으로만 가두어서는 안 된다. 2년 이상 된 하청노동자들의 정규직화가 아닌 제조업에서의 사내하청은 모두 불법이며 모든 하도급노동자들의 직접고용-정규직화의 요구로 투쟁의 의미를 부여하여야 한다. 온전히 비정규직들로만 이루어진 외주화된 하도급공장인 동희오토 노동자들의 투쟁 역시 그들만의 해고투쟁이 아니어야 한다. 자본은 20여 년을 넘게 사용한 사내하도급을 더 완벽한 간접고용화인 동희오토 공장처럼 변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직접고용 - 외주화 - 외주업체의 파견노동자로 점점 밀려나 이제는 투쟁할 수밖에 없는 동산의료원 영양실분회 노동자의 투쟁 역시 하나의 사업장의 문제가 아닌 자본이 우리 노동자들을 어떻게 밀어내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투쟁이다. 이 투쟁들을 간접고용 전반의 문제로 인식하고 전체 투쟁전선 속에서 지지하고 연대하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투쟁전선은 아직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모든 투쟁은 개별화되어 각개약진 하고 있으며 이를 하나의 전선으로 묶어 세우고자 하는 힘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하반기 노동자투쟁의 핵심의제로 간접고용확산저지와 파견제폐지를 끌어올리고 투쟁을 위한 선도적 부대를 형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그것은 투쟁사업장의 노동자들에게만 맡겨지는 과제가 아니다. 위와 같은 인식에 동의한다면 현재의 투쟁에 연대하고 있다면 누구라도 스스로 주체로 서야 한다. 지원과 연대의 역할을 넘어 적극적으로 투쟁전선을 형성할 것을 선전하고 이를 위한 실천에 나서야 한다. 투쟁사업장에 대한 연대와 사회적 쟁점화를 위한 투쟁의 직접적 실천을 통하여 한국사회의 간접고용화의 제동을 걸 수 있는 하반기 대중적 투쟁을 호소하고 조직해야 한다.


 

전장호 |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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