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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8|06|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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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8|06|2003
남도 끝 목포와 여수에서 부는 바람

:: 2003-07-07   조회: 2793

남도 끝 여수의 건설일용노동자들 스스로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열기가 뜨겁고, 목포에 위치한 현대삼호중공업에서도 잇따르는 중대재해 사망사고와 노동강도 강화로 야기된 근골격계 투쟁으로 상반기를 보내고 있다.

삼호중공업과, 여수건설노동조합은 연맹과 업종은 다르지만 흡사한 부분들이 많다. 실제로 여수건설노동조합 조합원들은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삼호조선에서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생활을 하였으며, IMF 이후 구조조정 인력감축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많은 노동자들은 최근 호황을 맞고 있는 여수산단으로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비정규 노동자로 근무하면서 주면 주는 데로 받고, 관리자들의 눈치만 보는 정말로 여수산단의 최하층의 생활을 하면서 노동자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2002년 5월 노동조합을 결성하면서 그 동안 한 맺힌 80여 일간의 총파업을 벌이면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 나갔다.

건설노동자들의 건설업 종사기간은 13년이 넘는다는 통계가 나왔지만 산업안전보건법에 "옥외작업"이라는 이유로 "작업환경측정", "특수건강검진", "산업보건의 선임"도 제외된 채 건설노동자는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 되고 있다.
그러한 몸뚱아리로 벌어들인 돈을 병원에 쏟아 붓고 있어 건강과 삶의 악 순환은 반복하고 있다. 여수건설노동자들에게 직업병과 산재는 너무도 먼 나라의 일처럼 느껴지기만 하였다.

노동조합에서는 노동자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고민을 하다가 건설연맹과 함께 2003년 3월부터 전국에서 최초로 건설노동자 특수건강검진을 하게 되었다. 900명에 설문지를 배포하여 분석하였고, 설문지 분석결과에 의거하여 200명을 대상으로 건강진단을 03년 3월 5일에서-7일까지 진행하였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건설노동자들은 자신의 건강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으며 200명의 건강검진을 한 노동자중 140명이 넘는 노동자가 직업병 의심이 있다는 결과가 나아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여수건설노동자 건강진단의 분류
명(%)


구체적으로 진단결과를 보면 건설노동자들도 노동강도 강화되어 근골격계질환이 제일 많았다.



현재 노동조합은 공청회를 비롯하여 제조업 중심으로 만들어져있는 산업안전보건법이 건설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법·제도의 정비가 일차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건설연맹과 이후 대책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동자들도 여수건설노동자들과 비슷한 건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96년부터 삼호조선소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한라중공업은 과도한 단기 차입금의 도입, 문어발식 확장, 무능한 경영진, 정경유착 등 한국자본주의의 구체적인 형태인 재벌의 폐해들을 전형적으로 보여 주며 97년 12월6일 부도가 났다. 현대중공업 위탁경영 이후 혹독한 구조조정 과정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의 그 자체였다. 줄어든 인원에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물량과 쉴틈도 없이 일해야만 하는 작업환경, 관리자들의 감시와 통제 속에서 이루어저 왔던 강도 높은 힘겨운 노동은 노동자들의 온몸으로 쌓이고 쌓여 근골격계 질환이라는 심각한 직업병으로 되돌아 왔다. 또한 6,000여명 삼호노동자들이 현대자본의 구조조정으로 현장을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사측의 현장통제를 견뎌야 했고 그 결과는 죽음의 현장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3건의 중대재해가 잇따라 발생하여 2명의 노동자가 죽고 한 명은 아직도 병원 중환자실에서 뇌사상태에 빠져있다. 근골격계연구단과 공동으로 2002년 3월부터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이미 전체조합원의 80%이상이 근골격계 직업병에 노출되었고, 이 중 50% 이상은 당장 치료가 받아야 한다는 의학적 소견이 나왔다.

2003년 1월 새해부터 31명의 근골격계 질환자들이 집단요양에 들어간데 이어 4월에는 89명의 노동자가 근골격계 직업병으로 집단요양투쟁에 들어가서 이 중 85명의 노동자가 산재승인을 받았다.

노동조합은 근골격계 직업병의 노동강도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비정규직 차별철폐(처우개선)를 담은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현대삼호중공업은 단 한차례도 요구에 응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근골격계 연구단의 현장내 출입 금지와 노동조합 출입을 막아 악랄한 노무관리의 시스템을 보여주었다. 이것도 모자라 현대삼호중공업은 중대재해 책임자 처벌 요구를 한 노동조합 간부와 작업중지를 한 노동조합 간부 2명에게는 사형선고와 마찬가지인 해고를 시키는 행태를 보였으며, 조사사업을 진행하던 근골격계 연구단의 연구원들까지 업무방해 협의로 고발했다.

노동조합은 중대재해 대책마련과 특별단체교섭 성사를 위한 쟁위행위 찬반투표에서 80%가 넘는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지방노동위원에 쟁위조정신청을 접수했으나 지방노동위원에서는 "특별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다"라는 판결이 나와 지방노동위원회의 반노동자적 형태를 보여주었다. 결국 노동조합 투쟁은 전면적으로 불가피한 수정을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되었고, 현재는 2003년 임복투와 근골격계 3차 투쟁으로 전환하여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삼호노동조합과 여수건설노동조합의 노동자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마지막 선택이 되어가고 있다.

자본과 정부에 의한 현장통제와 굴종 속에 살 것인가, 아니면 자본의 통제를 박살내고 다시 노동자로 우뚝 살 것인가. 자본과의 일전을 앞두고 있는 남도 끝 목포와 여수는 다시 숨을 고르고 있다.
문길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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