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네팔에서 샤말 동지가 한국의 동지들에게 전한 메시지를 영상으로 만든 것(제작 : 숲속 홍길동)을 간추린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갑자기 제가 네팔에 오게 되서 죄송스럽니다.
동지들이 이해해 주시고, 예전에 저를 사랑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거라 믿습니다.
벌써 제가 네팔에 온 지 한 달이 넘었고, 한국에 있다가 네팔에 돌아오니 많은 것이 다르고, 많은 것이 어렵습니다.
물론 명동에서 농성 5개월 이상 지나면서 농성하는 것이 너무 많이 어렵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동지들!
이미 시작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고, 아무 것도 쟁취하지 못한 채 그냥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조금 더 힘내시고, 조금 더 노력하시면 좋은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농성이 다섯 달 지나면서 돈이 많이 떨어져서 어려운 것도 있고, 동지들 일 하지 못하면서 주머니에 돈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경제의 어려움 때문에 한국에 일하러 갔으니까 동지들, 참으면서 힘내시고...
민주노총에서 국제부장님, 신승철 부위원장님, 캐쉬 동지 등 많은 동지들이 네팔에 오시고, 세실리아 누나까지 네팔에 오셔서 같이 저녁, 점심 먹고 하니까 한국에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또 민주노총 동지들과 직접 앞으로 명동성당 농성을 어떻게 이끌어갈 건지 얘기도 했고, 끝까지 하실 거라는 약속을 했어요.
그러니 동지들, 더 힘내시고, 저도 여기 네팔에서 해야 되는 일이 무엇인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그리고 우리 농성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으면서 열심히 살 겁니다.
우리 한국 동지들한테는...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 시작할 때의 연대보다 조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왜냐면 모두 일정이 있고, 바쁜 일이 있고 하니까, 항상 같이 하는 마음은 있지만 함께 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구요. 그런 걸 다 이해하고, 그래도 지금까지 남아 있으면서 연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연대해 주시고, 연대의 메시지나 그 마음을 들을 때마다 정말 노동자는 하나이고, 전 세계 어디 가서나 우리가 하나 되면서 같이 살 수 있다, 같이 아픔과 기쁨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한국 동지들의 연대 속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동지들께서 더 많이 연대해 주시면, 조금씩 떨어져 나간 우리 동지들이 참으면서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몸은 건강하구요.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걱정되는 건 서울에 있는 네팔 동지들과 방글라데시 동지들입니다. 스트레스도 많이 쌓이고, 몸 상태도 안 좋고, 농성이 점점 길어지면서 어려운 점도 많고...
할 말이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너무나 미안해서...
그래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시작이 중요하긴 하지만, 끝은 더 중요하지요.
끝이 더 중요하다는 걸 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구요. 이미 시작한 투쟁을 포기하고 잘 마무리하지 못하면, 또다시 이 싸움을 시작할 수 없다는 게 사실이구요.
우리에게 잘 해주시고, 지지해 주시는 여러 단위들이 있잖아요. 그 분들 생각하면서 포기하지 말고, 잘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동지들, 사랑하고, 항상 마음 속에 새기며 동지들을 기억하겠습니다.
기회가 되면 한국에 다시 갈 거구요.
다음에 다시 메시지 보낼께요.
힘 내시구요!
동지들, 사랑합니다!
2004.5.4. 샤말 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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