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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1|11|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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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1|11|2004
대교 송탄 서정지회 권미현 동지

:: 2006-07-27   조회: 1634

신입교사 앞으로 가짜입회 11개를 올려 지점 1위를 만드는 지점, 교사 평균 30개 이상의 가짜회원을 가지고 있고, 교사 1인의 체납회비가 1000만 원이 넘어서는 대교 송탄서정지점의 부당영업을 없애는 데 앞장섰다는 이유로 해고된 용감한 선생님. 어느덧 부당해고 철회 투쟁에 나선지 100일이 된 권미현 동지를 만났다.


1. 투쟁 100일을 맞으셨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사실 초기에는 시간이 참 빨리 가다가 점점 시간이 더디게 가는 거예요. 막상 100일이 오니까 느슨해졌던 결의를 다시 다지게 되는 것 같아요.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예요.

2. 학습지 부당영업문제를 제기하다가 해고되신 거잖아요. 학습지 노동자들의 현실을 먼저 이야기해 주세요.

처음 회사에 입사해서 3~6개월까지는 정말 무지 힘들어요. 들어오기 전에는 아이들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와 보면 강요에 못 이겨 해야 하는 게 너무 많거든요. 일단 들어오면 신입 때 가짜회원을 만들게 해요. 사돈에 팔촌까지 다 끌어들여야 하는거죠. 그래서 회의를 많이 느껴요. 근데 한 6개월 지나고 1년이 넘어가면 이제 그러려니…하게되요. 학교 선생님도 아닌데 뭘…하는 생각들도 하고.
근게 그것도 어느 정도일 때 이야기죠. 지금 학습지 부당영업을 워낙 심하게 겪는 사람들이 많아요. 매달, 매주가 끝날 때쯤엔 거의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지요. 매주, 매달마다 목표실적은 관리자들에 의해 정해져요. 너무 과하게 매겨지는 게 기본이지요. 그 목표치를 달성 못하면 가짜회원을 밀어 넣는 거예요. 마감 때는 휴회(회원이 학습지를 그만두는 것) 처리수치가 정해져있어요. 그 수치를 넘으면 관리자와 엄청 싸워야 해요. 관리자가 정한 수치가 5인데 휴회가 10이 났다고 해봐요. 그러면 관리자와 싸워서 휴회가 7~8개로 정리되지요. 그러면 관리자는 크게 선심이나 쓴 것처럼 하고 선생님은 2~3개의 가짜를 또 잡게 되는 거지요. 심하면 하루에 10개 이상 가짜를 잡게 되는 수도 있어요. 그게 쌓이면 정말 죽을 맛이죠.
“그걸 왜 하냐. 이해가 안 된다” 하시는 분들 있을 거예요. 근데 저희가 1년에 한번씩 재계약을 하거든요. 그 재계약에 대한 협박이 커요. “##선생님 4월까지 몇 달 남았지?” 이런 식이죠. 관리자가 수업하는 지역을 맘대로 변경할 수도 있고요, 교실을 안 줄 수도 있어요. 바로 생계에 직격탄으로 와요. 그래서 쉽게 싸울 수가 없어요.
그나마 액수가 적으면 다행인데, 이 지점은 그 정도가 너무 심했어요. 회사빚, 은행빚, 카드빚지고… 공부하지 않는 아이들이 회비를 제때 못 내면 회사 앞으로 뜨거든요, 그걸 체납회비라고 하는데요. 엄마들이 회비를 늦게 주시는 경우도 있고, 갑자기 이사 가거나 해서 밀린 회비를 못 받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그 회비를 못 내면 공금횡령이라는 둥… 그것 때문에 카드빚 내고, 대출받고, 월급 받아 메꾸고 그래요

3. 해고될 당시 상황 좀 설명해 주세요.

제가 원래 수원에 있었어요. 아이 낳고 4개월 있다가 송탄 서정지점으로 왔는데 일주일만에 가짜회원이 대충 파악되더라구요. 얼굴 표정들이 좋지가 않아요. 휴회수치, 가짜회원 가지고 있는 게 들어온 지 얼마 안된 사람은 3~4개, 보통 30~40개, 심지어 100개까지 가지고 d있는 사람도 있었어요. 1과목이 3만원이니까 매달 100만원에서 심지어 300만원까지 회사에 넣어야 한다는 거지요. 평균 잡아봤더니 한 선생님 당 30과목이더라구요. 은행 적금하는 것도 아니고 80~90만원씩을 매달 집어넣기 얼마나 괴롭겠어요.
한 선생님한테 전화가 왔어요. 자기 좀 살려달라고. 너무 빚을 많이 져서 살수가 없다고…. 회사 앞으로 빚이 1000만 원이 되는 거예요. 그 금액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금요일날 전화해서 다음주 월요일까지 당장 1000만 원을 갚아라, 그거 안 갚으면 내가 잘린다 그랬대요. 돈 없는 거 알지 않냐, 시간을 달라, 다 가짜회원이고 휴회홀딩인거 알지 않느냐 했더니 공금횡령한 것이라며 협박을 했대요. 울면서 사정했더니 그럼 우선 400만 원만 만들어서 넣으라 했대요. 일요일 새벽에 그 전화 받고, 제가 가지고 있던 노동조합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했지요. 모일 수 있는 사람 몇이 모였고, 그중에 지금 해고된 사람 4명이 속해 있었죠. 조를 짜서 옆사람들을 모았어요. 끝나고 집에 찾아가고, 상황 얘기하면서 힘 모아 엎어보자, 정도업무해보자 했지요. 그라고 다같이 모여 터뜨렸어요. 그게 6월 2일인가 3일인가 그랬을 거예요. 차후에 신문, 언론에 내부고발 형식으로 증언하고 그러면서 문제가 확산된 거지요.

3-1. 회사의 반응이 어땠어요?

본사에서 특별감사를 진행했어요. 앞장선 사람들을 해고시키기 위한 감사였지요. 회비 공금횡령했다, 가짜회원을 만들었다는 이유 등으로 5명을 해고했어요. 그런데 감사자료가 해고한 사람 5명에 대한 것밖에는 없었어요. 표적감사였던 거지요. 보통 휴회처리하려면 돈을 다 입금해야 처리가 되니까 수업하는 애들 회비를 받아 일단 메꿔요. 이건 학습지 회사에서는 관행같은 것인데 그래서 회비가 꼬인 걸 가지고 공금횡령이란 딱지를 붙인 거지요. 저는 다시 들어온 지 알마 안되서 그 경우는 아니었는데, 회원엄마가 집안사정이 어렵다고 선납으로 주셔야 하는 회비를 후납으로 주신 게 있는데, 그걸 꼬투리 잡은 거예요. 공급횡령이라고…. 그게 8만 9천 원이예요.(웃음)
회사가 너무 괘씸했어요. 어려운 사람을 가지고 논 거잖아요. 그러면 그 사람 생활이 엉망이 돼요. 그 돈 메꿀려면…. 처음엔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는데, 다 해고시키겠다고 소문을 내니까 엄두를 못 내게 되는 거지요. 겁도 나고….

4. 그런 상황에서 투쟁을 결심하신 이유가 뭐였다고 생각하세요?

애기 낳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됐어요. 애기한테 최소한 “엄마는 당당했어” 라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은 게 제일 컸죠. 처음에는. 그래서 투쟁을 결심하게 된 것 같아요. 우리 애기 때문에….

5. 지점 선생님들의 반응은 어떠신가요?

지금은 그나마 마음이 편해지신 것 같아요. 처음엔 지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으면 가까이 오시지를 못했어요. 미안하기도 하고, 겁도 나고 엄두를 못 내셨어요. 지금은 힘내라, 끝까지 해봐라,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미안해… 그러세요. 선생님들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는 걸 내가 아니까….

6. 가족들은 어떠세요? 그 문제가 제일 어렵지 않았어요?

신랑이 잘 도와줘요. 어찌됐든 시작한 거고, 또 제가 즐거워하니까, 예전보다 살아있는 것 같고 하니까… 많이 도와줘요. 내가 힘들어하면 당장 때려치우라 할 텐데, 제가 활기 있어 보인대요. 제가 원래 성격이 밝은 편이긴 한데, 그거랑은 느낌이 많이 다르대요. 제가 대학교때부터 우리 신랑 본지 참 오래됐는데 그동안 보아왔던 느낌과 많이 다르다 그러더라구요.
처음엔 그러다가 요즘엔 시간이 너무 없으니까 싸우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든든한 후원자죠.

7. 가장 힘들었던 점이었다면요?

이제 16개월 된 우리 애기 못보는 거요.  우울증같은 거 있죠. 전엔 금요일 수업 끝나면 토요일 일요일은 서울 어머님댁에 애기 보러 갔는데, 요즘 이 일 생기고는 토요일 평택에서 집회를 하니까 주말에 못간 적도 많고, 스트레스가 너무 커요. 혼자 많이 울기도 하고…. 지금은 이제 장기투쟁인데, 노동조합에 이야기해서 토요일집회는 서울에서 하던가 해서 애기보면서 할려구요.

6.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사람은요?

한 순간이 아니라 많은 사업장, 노동운동하는 사람들 만나는 순간순간이 다 특별했던 것 같아요. 다 공부가 되고 도와주고 하니까… 같이 도와주는 지점 선생님이 계신데 그 분도 너무 고맙지요. 이 일 터지기 전에는 말 한 번 제대로 못해봤는데, 너무 멋진 분이세요. 그 일 생겼을 때 누구보다 슬피 우셨고요, 어떻게 이걸 가만히 있을 수 있냐, 우리 힘든 것 해결하려고 하다가 해고된 사람들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있냐 해주신 분이세요. 1인 시위도 함께 해주시고… 참 고마운 분이죠.

7. 투쟁하면서 가장 많이 바뀐 게 있다면요?

바라보는 시각이 투쟁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웃음) 이전에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흘렸던 일도 요즘은 안 그래요. 작은 일도 자기 사안을 알리려 그러는 건데 하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관심가지고 찾아보기도 하고 그래요.

8. 지점에 돌아가면 제일 하고 싶은 건요?

조합을 탄탄히 하고 싶은 거요. 애들 잘 가르치는 것은 당연히 따라가는 것이고요, 선생님들이 우리한테 가장 든든한 것이 노동조합이라는 거 알아줬으면 해요.

9. 동지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혼자 싸우고 있지 않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았으면 해요. 회사가 해고를 못하게 한다던가 하는 등의 목표는 같으니까. 힘들어도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해요. 학습지도 노동과정이 개별적이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1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주세요

이번 기회에 부당한 일에 해고투쟁을 하게 되었지만요, 그뿐만이 아니라 제가 노동운동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어요. 책도 읽고 관련 교육도 많이 받아보고 싶고 그래요.
지금 제 나이가 30대인데, 40~50대 되었을 때 내 모습이 어떨까 생각해봐요. 예전에는 일상적인 엄마의 모습이었는데, 근데 이제는 감이 안 잡혀요.(웃음) 봉사단체에 있을지, 노동운동을 계속 하고 있을지… 이제 잡아가야 할 것 같아요.

포부요? 꼭 복직해야죠. 나중에 내가 내 발로 걸어 나오더라도 꼭 다시 들어갈 겁니다.
편집국 | 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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