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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두운 밤길에 홀로 선 학습지교사...
'주5일 재택근무' '월 150 수입보장' '아이들의1:1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자'등의 화려한 문구아래 학습지교사들의 참혹한 현실은 묻혀있었다.
밤10시, 11시까지 계속되는 업무, 마감날이 지나면 교사도 모르게 생겨나는 가짜회원, 실적을 맞추기 위해 만들 수밖에 없는 가짜회원, 학습을 그만두어도 실적 강요에 처리를 못해 회비를 대납하고, 끝없는 실적경쟁때문에 동료교사들과 언성 높이며 싸우고, 일을 하다 다치면 보상은커녕 그만두어야 하고, 심지어는 임신한 몸으로 무거운 가방을 들고 일을 하다 유산을 하고, 임신을 해 그만두려해도 인수할 교사가 없다고 강제로 일하게 해 유산을 하는 가하면, 성희롱을 당해도 피해자가 직장을 떠나야 하고, 회원관리하다 회원친척에게 강간당하고 살해당한 교사가 있는 가하면, 일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도 산재인정은 커녕 아픈 사람을 위로하기보다는 일을 당분간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심지어는 병원에 누워있는 동안 회사를 그만둘 것을 강요당하기까지 한다. 우리는 이렇게 많은 동료들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이것이 바로 인간다운 삶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학습지교사들의 모습이다.
2. 학습지노동자 단결의 깃발을 올리다
이렇게 굴종의 삶을 살아온 학습지교사들이 노동자임을 자각하고 우리의 권리를 찾기위해 일어섰다.
1998년 3월 대교노동조합 결성
1999년 4월 재능교육노동조합 결성
1999년 11월 재능교육교사노동조합 결성
재능교육교사노동조합의 건설은 위탁계약직인 학습지교사들이 노동자로서의 자기 모습을 찾게되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이때부터 각 업체의 학습지교사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빼앗긴 권리와 인간다운 삶을 찾기 위해...
2000년 5월 아이템풀미디어노동조합, 9월 대교교사노동조합 건설, 11월 구몬노동조합의 건설로 이어졌고, 뒤이어 전체 10만 학습지 노동자들의 단결의 구심이 될 업종노조인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건설, 12월 학습지노조 한솔지부, 2001년 10월 웅진씽크빅지부 건설, 2002년 1월 윤선생영어지부 건설. 그간 일방적으로 당하며 억눌려왔던 학습지노동자들의 분노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3. 학습지자본의 거센 탄압에 맞서...
학습지노동조합들은 크게 정규직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대교노동조합, 재능교육노동조합과 위탁계약직 교사들의 기업별노동조합인 재능교육교사노동조합, 학습지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노동자들을 포괄한 업종노조인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중 전국학습지산업노조에는 아이템풀미디어지부, 대교지부, 구몬지부, 한솔지부, 웅진씽크빅지부, 윤선생영어지부 등 기업별 지부들이 활동하고 있다.
아이템풀미디어, 구몬, 한솔지부는 회사에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단협투쟁을 전개해왔으나 자본의 끈질긴 방해와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단협체결을 하지 못한 채 각각 벌어지는 현장투쟁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교와 웅진씽크빅 지부의 경우에는 어용노조가 규약상 가입범위에 묶어놓아 복수노조 시비에 휘말려 있다. 이중 대교지부의 경우에는 2000년 9월에 건설되어 현장에서 그간의 비민주적인 현장분위기와 부당한 업무지시 등을 개선하기 위해 현장투쟁을 계속 지속해왔으며, 학습지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전국순회선전전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대교자본은 대교지부를 '불법임의단체'로 몰아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지금까지 10여명의 조합원들을 해고하고, 끊임없이 현장에서 조합간부들을 위협하고 있으며, '학습지산업협의회'라는 사용자단체를 만들어 학습지교사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하기 위한 대정부로비 등을 선봉에 서서 진두지휘 하고 있다.
또한 대교를 선두로 해 학습지 업체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대교는 사업부제 지구장제도 도입, 2001년 소사장제 시행을 발표해 기존의 정규직관리자들마저 계약직으로 바꾸려는 음모를 들어내고 있으며, 재능의 경우 지점통폐합, 사업부제팀장제도 도입. 구조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대교의 경우 정규직은 성과연봉제로, 교사는 프로수수료제를 도입, 노동자간 경쟁을 극대화시키며,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포기하게 하려는 음모를 진행시키고 있다. 이러한 학습지업체의 구조조정 움직임은 비단 대교나 재능의 일만이 아니다.
4. 우리의 소박한 희망이 현실이 되어...
학습지 자본은 노동자들의 목을 더욱 옥죄어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노동자간의 경쟁을 부추겨 노동자 단결을 가로막고, 밖으로는 학습지교사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하기 위한 온갖 짓들을 서슴치 않고 있다. 또한 이것이 몇몇 사업장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학습지 자본 전체의 움직임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의 갈길은 명확하다.
그동안 학습지노조의 각 단위는 어려운 단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애써왔다.
현장에 만연해 있는 비민주적이고 부당한 업무풍토를 개선하고 노동조합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해왔다면, 이제는 법제도적으로 빼앗겨왔던 우리의 노동기본권을 되찾기 위해 하나된 몸짓으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산전산후휴가를 보장받지 못해 그냥 일자리를 떠나야 했던 우리 동료교사들, 업무중 교통사고를 당해도 산재보상 한 푼 못받고 쫓겨나던 우리 동료교사들의 눈빛을 기억하며, 과중한 업무로 7년만에 어렵게 얻은 7개월 된 생명을 잃고도 눈물만 흘리며 떠났던 동료교사들의 눈물을 기억하며 우리는 다시 일어선다.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의 깃발아래 기업의 벽을 넘어 학습지노동자의 하나된 힘으로...
학습지자본의 탄압의 벽을 넘어 구조조정의 음모를 깨고, 특수고용계약노동자의 선봉에 서서 노동자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를 되찾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여나갈 것이다.
더 이상 안타까움으로, 눈물로 우리 동지들을 떠나보내지 않기 위해...
우리의 이 소박한 희망이 현실이 되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오늘도 우리는 가방을 메고 해맑은 얼굴의 아이들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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