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통신계약직노조 - 공기업 구조조정 지침에 따른 계약해지는 부당해고 아니다 <중앙노동위원회 2001. 8. 28. 2001부노79, 부해 261 결정>
한국통신은 2000년 12월 정부 방침이라면서 도급 전환을 추진, 계약직 노동자 10,000명을 일괄적으로 계약 해지했다. 현재 한국통신계약직노조는 부당해고 철회, 정규직화 쟁취 등을 내걸고 1년째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같은 계약해지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계약갱신 거부가 정부의 공기업관리지침에 따른 이상 이의 거절을 부당해고로 볼 수 없다고 판정했다.
중앙노동위는 한국통신이 도급화를 예상하여 2000년 초부터 계약직 노동자들의 계약기간을 1개월 내지 3개월의 단기계약으로 전환했고, 계약직 노동자를 도급업체로 고용승계하는 노력을 다했다는 이유로 이는 해고가 아닌 고용형태 변경일 뿐이라고 결정했다. 수십차례 재계약을 통해 십여년이 넘게 동일한 업무를 해온 계약직 노동자를 하루 아침에 계약 해지한 것이 해고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 인사이트코리아노조 - 근로계약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사용업체 SK의 부당노동행위 불인정 <중앙노동위원회 2000. 11. 28. 2000부노95 결정>
SK(주)는 전국 13개 지역에 물류센터를 운영하면서, 자회사인 (주)인사이트코리아와 용역계약 하에 사무서기, 저유원 등의 업무에 인력을 파견 받아 사용해왔다. 2000년 3월 인사이트코리아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자, SK 관리자들은 조합원들을 회유 협박하여 며칠도 안돼 조합원들을 2명만 남기고 모두 노조를 탈퇴시켰다.
이에 노조가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했는데, 인사이트코리아에 대해서는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된 반면 정작 SK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 결정이 내려졌다. 중앙노동위는 불법적인 근로자파견이라고 해도 SK와 근로계약관계가 없는 이상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할 수 없다고 결정하여,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인 사측의 노조 와해 행위에 면죄부를 부여하고 말았다.
○ 인사이트코리아노조 - 파견허용업무 이외의 업무에 대한 불법파견에는 직접고용조항 적용 안돼 <중앙노동위원회 2001. 9. 18. 2001부노53 및 2001부해184 결정>
그 뒤 인사이트코리아노조는 노동부에 불법파견 진정을 제기해, 2000년 10월 노동부는 불법파견 판정과 더불어 SK에 직접고용 등으로 이를 시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SK는 이들을 정규직화하지 않고 3개월 내지 1년 단위의 계약직으로 강제 전환하는 한편, 조합원들만 해고조치를 하였다. 현행 파견법 제6조 제3항은 파견노동자를 2년 이상 초과하여 계속 사용한 경우 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조합원들은 모두 2년 이상 SK에서 근무를 해왔다.
이에 조합원들은 SK를 상대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제기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파견허용업무 이외의 업무에 대한 파견에는 파견법상의 직접고용 간주조항이 적용될 수 없다는 해괴한 논리로 SK의 부당해고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합법파견의 경우는 직접고용으로 보호되는 반면, 불법파견의 경우는 아무 보호도 받을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 방송사비정규노조 - 사용업체는 고용계약관계가 없으므로 부당해고 책임 없다 <중앙노동위원회 2001. 6. 2. 2000부해632 및 2000부노163 결정>
KBS, MBC, SBS, YTN 등 방송사의 경우 운전직 업무에 정규직을 사용하지 않고, 파견법 제정 이전부터 불법적으로 파견노동자들을 사용해왔다. 그러던 중 2000년 6월말로 파견법이 시행된지 2년이 되어 직접고용간주조항이 적용될 상황에 이르자, 근무기간 2년 이상이 되는 파견노동자들만을 선별하여 전원 해고하고 새로운 파견노동자들을 교체 사용하였다. 파견법은 2년 이상 근무를 시킬 업무의 경우에는 정규직으로 사용하라고 직접고용간주조항을 둔 것이나, 기업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2년이 된 파견노동자들을 해고한 것이었다.
이에 조합원들이 KBS를 상대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제기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른바 파견노동자들은 파견업체의 근로자 신분으로 사용업체인 KBS와는 근로계약을 맺은 바 없다는 이유로 KBS의 부당해고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적인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KBS의 명백한 탈법행위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눈을 감아주었던 것이다.
○ 건설운송노조(유진) - 레미콘 기사들은 노동자가 아니고, 레미콘불하도급계약 해지는 정당하다 <중앙노동위원회 2001. 11. 20. 2001부해435 결정>
레미콘 기사 노동자들은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정규직원이었으나, 이후 건설회사 및 레미콘 업체들이 차량 불하와 지입과 이에 따른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을 강요하였다. 이에 따라 허울좋은 '사장님'이 되어버린 이들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기타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제반 수당을 한푼도 지급받지 못했으며, 기름값 등의 제반 비용과 사고시 위험 부담을 전적으로 감당하게 되었다.
그간 레미콘 기사들이 업체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내지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건에서 노동위원회는 노동자성을 부정하기도 하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레미콘연합회 대표인 유재필 회장의 사업장이자 대표적인 노조탄압기업인 유진기업이 조합원들이 사업장 내에서 도도박을 했다는 표면적인 이유를 내세워 해고를 한 이번 사건에서, 중노위는 지노위 결정을 뒤엎고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판단을 하였고 이는 2001. 12. 역시 노동자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을 이유로 한, 검찰의 부당노동행위 사업주 무혐의 결정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 중노위 결정은, 레미콘 기사들은 차량의 예상운반시간대를 가늠하여 출근하기 때문에 출근 시간에 구속을 받는 편이 아니고, 레미콘 차량의 소유권이 레미콘 기사들에게 있고 부득이한 경우이기는 하나 대리운전자를 내세울 수 있기 때문에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감독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없고, 운임은 근로의 질이나 양과 무관하게 운반한 물량이라는 결과만에 의하여 산정되며 기본급이나 각종 수당, 상여금 등의 지급이 없는 점 등을 볼 때 노동자가 아닌 독립된 운송사업자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 보험모집인노조, 보험모집인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아니다 <중앙노동위원회 2001. 5. 2. 2000부노166,167 및 2000부해637,638 결정> <중앙노동위원회 2001. 6. 9. 2000부노159 및 2000부해622 결정>
최근 학습지 교사, 보험모집인, 골프장 경기보조원 등 이른바 특수고용 형태의 노동자들이 노동법상 노동자인가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의 근무실태를 보면 업무형태의 특수성에 따라 근무형태와 임금체계가 전형적인 근로관계와 상이할 뿐 회사로부터 업무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하고 있어, 당연히 노동자에 해당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중앙노동위원회는 보험모집인노조 위원장이 교보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신청 사건에서 이례적으로 공익위원회 전원회의까지 소집한 끝에 결국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유인즉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기본수당이 중개수수료의 성격을 띠고 있고, 근무시간이나 장소가 지정되어 있지 않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등 노동자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 린나이코리아 비정규직 노조, AS기사 노동자들은 회사와의 서비스대행계약에 따라 독립된 사업자로 근무하였으므로 노동자라고 보기 어렵다. <중앙노동위원회 2002. 3. 22. 2001부노 234, 부해784 결정>
린나이코리아의 AS 기사 노동자들의 경우 회사와 업무도급계약을 맺고 근무해왔는데, 회사에서 연대보증조건을 일방적으로 개악한 데 반발하여 노조가 결성되자, 사측은 조합원들을 전원 해고조치하였다.
중노위는 이에 대해 조합원들이 독립점포와 독립된 상호를 갖고 서비스업무를 행하고 있으며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사업에 필요한 비품, 장비 등을 스스로 준비하여 소유하고 있고, 사회보장제도 등이 적용되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노동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정하고, 무단결근 등을 이유로 한 회사측의 계약 해지는 정당성이 있다고 판정했다.
○ 기타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 결정 사례들로 현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중인 사건들
- 대한송유관공사는 국방부로부터 도급을 받은 TKP 송유관 운영업무에 대하여 자회사인 대송텍이라는 용역업체를 통해 노동자들을 불법 파견받아 사용해왔다. 그런데 노조의 진정을 통해 노동부가 불법파견 판정과 더불어 직접고용 등의 시정지시를 내리자, 대한송유관공사는 역시 노동자들을 전원 해고조치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대한송유관공사를 상대로 한 부당해고구제신청 사건에서, 대한송유관공사와는 직접적인 근로계약이 없어 사용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인정하지 않았다.
- 대성산소는 산소운반차량의 운전 업무를, 종전 직원이던 자를 소사장으로 하고 운전기사들을 그 소사장과 고용계약을 체결하게 하여, 운영해왔다. 그러던 중 그 용역기사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자, 소사장과의 용역계약을 해지하고 이들을 전원해고하였다. 조합원들이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사건에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대성산소와는 직접적인 근로계약이 없는 이상 사용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이를 각하했다.
# 이 요구사항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논의하여 투쟁의 요구를 정선한 것입니다.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18일과 25일에 걸쳐 중노위앞에서 중앙노동위의 부당결정에 대한 규탄집회를 가졌고 이후에도 매주 목요일 집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현재 중노위에 계류중인 사업장은 대송택, 보험모집인노조, 건설운송노조, 명월관입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대한 요구사항>
1. 중앙노동위원회는 더 이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 침해를 조장, 방조하지 말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전향적인 판단을 통하여 전문적인 노동자 권리구제기관으로서 자기 역할을 다하라!
우리는 앞서 언급한 부당 결정 사례들 이외에도 최근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구제신청사건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가 형식적인 논리만을 앞세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들의 노동법상 책임 회피, 각종 탈법·편법행위에 면죄부를 부여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침해를 조장·방조해왔다고 생각한다.
이는 노동자들에 대한 신속하고도 전문적인 권리구제 기관이라는 노동위원회제도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체 임금 노동자의 58%에 이르고 사용자들의 불법, 탈법행위로 노동조건 저하,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도 일단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파견/용역직 같이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경우에 채용에서부터 노동조건 전반을 결정하고 업무를 지휘 감독하는 사용사업주가 실질적인 사용자인만큼, 사용사업주가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불법파견 노동자에 대한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책임 또한 인정되어야 한다.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경우도 사용자가 노동법상 책임 회피를 위해 사업자 등록을 하고 위탁계약 등을 맺은 만큼 실질에 맞게 노동자성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23조는 고용보장에 그 취지가 있으므로 근로계약에 기간을 정하기 위해서는 사업의 일시적, 임시적 수요의 증가와 같이 기간을 설정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사유가 있는 때에만 가능하다는 해석을 통하여 계약직 노동자에 대한 자유로운 해고를 막고 사용자들의 해고제한 법리 탈법적 회피시도를 막아야 한다.
현행법하에서도 이 같은 해석은 충분히 가능한 만큼, 법원 판례를 핑계삼아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할 것이 아니다. 법원이 노동현실과 동떨어진 내용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보호를 외면하는 판결을 내릴 때 중앙노동위원회는 노동현장 가까이에 있는 전문적인 판정기관으로서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판정과 함께 법원이 잘못된 시각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제시하는데 노력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고 법원의 잘못된 판결을 답습하고 법원에 가서 뒤집힐 것만을 두려워하여 소극적인 판정을 계속한다면 굳이 노동위원회라는 제도를 두어 5심을 거칠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는 다시 한번 중앙노동위원회에 강력히 요구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전문적인 노동자 권리구제기관으로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다.
2.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공청회를 개최하라!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들은 비정규직 관련 사건들을 다루면서 그 노동자들의 열악한 실태에 대해서 얼마나 파악하고 고민하였는지 묻고 싶다. 그 부당한 현실에 대해 조금이라도 주의를 기울였다면, 과연 고용계약이 없다는 형식적인 이유 하나만으로 사용사업주의 사용자성을 부정하고, 위탁계약이고 사업자 등록이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는가.
사용자들은 노동법상의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고용관계를 계속해서 변화시켜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러한 현실과는 무관하게 기존의 판결만을 답습하여 노동현실과는 동떨어진 판정을 반복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사건 하나하나를 판단함에 있어, 파견노동자와 특수고용직 노동자 등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고용형태에 대한 선례가 될 수 있는 사건에 있어서는 전향적인 판단을 위한 구체적인 논거 정립과 사실조사를 위하여 현장의 실태조사를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중앙노동위원회 노사공익위원 전원이 모이는 공청회를 개최하고 여기서 각 고용형태별로 각 해당 노동조합에서 실태를 발표하고 전문가의 토론 등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한다.
3. 한통계약직 합법파업 관련 허위문서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고 노동조합에 사과해야 한다.
한통계약직 노동조합의 합법적인 파업을 마치 불법인양 매도하였던 중앙노동위원회 담당자들에 대한 징계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당시 참여한 공익위원들도 확인하였듯이 중앙노동위원회 특별조정위원회에서 행정지도 사안으로 판단한 바가 없음에도 마치 이를 중앙노동위원회 입장인 것처럼 기재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게재하였다. 이는 1년이 넘는 파업투쟁을 통해 생존권적 요구를 힘겹게 알려나가고 있던 한통계약직 노동자들에게 불법파업이라는 왜곡된 굴레를 씌우려 했던 행위는 명백한 허위공문서 작성이자 노동조합에 대한 매도이다. 우리는 이 사건이 담당자 개인의 실수로 치부할 사안이 아니라, 그간 무분별한 행정지도 남발로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제약하고 파업의 정당성을 사전적으로 판단해 온 노동위원회 자체의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한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금이라도 한통계약직 허위문서 작성책임자를 징계하고 이 사건에 대하여 노동조합에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내 놓아야 한다.
4. 사용주 편향, 반노동자적 판결 주도하는 공익위원의 공익위원직을 박탈해야 한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의 신속한 권리구제에 힘써야 할 기본적인 노동위원회의 위상과 정면으로 위배되는 사용자 편향적 판결을 일삼는 중노위원들이다. 노골적으로 사용자 편향으로 치달아 부당판결을 양산하고 있는 공익위원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편파적인 판결이 노동위원회의 사용자 편향적인 판결을 주도하고 있고, 이러한 부당판결들로 인해 중노위가 사용자들을 위한 기구라는 비판과 분노의 목소리가 드높다. 이들의 공익위원직을 박탈하는 것이 노동위원회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기본 전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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