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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75|06|2009
충북 실업자대회와 조직화 관련한 취지와 의미

:: 2009-08-28   조회: 2661

생존을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러한 정권과 자본에 맞서서 이제는 대안을 이야기 해야합니다. 특히 이러한 경제위기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실업과 반실업을 반복하는 불안정노동자들의 요구를 구체화하고 이를 위한 투쟁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이번호 특집에는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우리의 요구를 구체화 시켜내고, 이 요구를 가지고 투쟁을 시작하려고 하는 단위들의 이야기를 실어보려고 합니다. 또한 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업관련 정책을 살펴보고 대안을 떠올려보고자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일자리 정책의 허구성 | 정지현
충북 실업자대회와 조직화 관련한 취지와 의미 | 김순자
반(反)실업대회 참가기 - 공공근로 인생 | 김병기
자본의 공황과 실업자운동| 원영수
노동권실현-생존권 쟁취를 위한 우리의 요구 | 엄진령



참 난감합니다. 제목도 거창합니다. ‘충북실업자대회’와 ‘조직화’라...... 깊은 고민으로 뜨겁게 활동했다고 평할 수 없습니다. 그저 그런 넋두리로 시작해서, 앞으로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신도 믿을 수 없는 다짐으로 글을 마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솔직담백하게 고백을 시작하겠습니다.

잘하지 못했다. 실업자를 조직하겠다고 생각하고 실업자를 만난 것이 아니었다. 최저임금 선전을 위해 노동자를 많이 만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민주노총충북본부와 함께 고용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센터장과 면담을 하고, 실태를 파악하니, 고용지원센터에서 만난 노동자들과는 최저임금은 물론 실업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무실을 같이 쓰고 있는 민생연대와 사회주의노동자정당(준)과 함께 의견을 공유하고, 선전전 및 실업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노동상담을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참고로 민생연대 충북지부는 사채 등으로 고통 받는 서민들의 파산면책법률지원 및 교육 등의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로 위기에 놓인 실업자들에게 어쩌면 절실할지도 모를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함께 연대하였다.
고용지원센터장은 하루 천명이상이 고용지원센터를 방문하고 있고, 실업노동자들이 한 달 사이로 일천 명씩 증감하고 있다며, 이런저런 자료들을 비밀스럽게 들춰보며 호들갑을 떨었다. 어쨌든 우리는 눈도장 찍고 나와 다음날부터 매주 3회 고용지원센터 앞에서 선전전과 노동상담을 진행했다.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교육이 오후 2시에 시작하는데, 백여 명이 한 교실에서 교육을 받는다. 이보다 더 좋을 수 는 없다. 센터 안으로 진입했다. 무작정 교육이 시작되는 강의실로 들어가 선전지를 쫙 돌리고 나온다. 기관에서 나눠주는 선전물인줄 알고 너도나도 달라고 손을 내민다. 다음번에는 강의실 앞에 강사처럼 서서 이야기까지 했다.

“민주노총이 잘못한 것이 많습니다. 잘못했습니다. 그래도 비정규직노동자, 또 여러분과 함께 하려는 의지는 한결같습니다. 이런 의지로 호죽노동인권센터를 만들었고 센터는 비정규직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실현을 위해 무료 노동상담 및 법률지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중에 혹은 주위 분들 중 노동문제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언제든지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법률지원을 해드리겠습니다.” 꾸벅. 박수.

선전물은 실업급여수급기간연장! 수급대상확대! 실업부조도입!의 구호와 실업노동자대행진을 알리는 내용으로 제작되었고, 우리는 강의실을 시작으로 민원상담실, 실업급여 지급창구 등 1~3층을 휘저으며 선전물을 배포하고, 노동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어슬렁거리며, 꾸벅 인사하고 진솔하게 이야기 했다. 건물 밖에서는 무료 노동상담이 진행되었다. 상담이 많지는 않았지만, 울그락불그락한 얼굴로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서선 분통을 터뜨리는 노동자 한 분 한 분과 당장닥친 문제를 이야기했다.
화가 난 노동자들은 대부분 ‘실업급여 수급자격’이 문제였고, 다수가 여성노동자였다. 그렇게 실업노동자들을 3월부터 지금까지 매주 3회 만나고 있다. 물론 일정이 바뀌거나 장소가 바뀔 때도 있었지만 꾸준하게 만나고 선전전을 진행했다. 그 사이 강의실에서도 내쫓기고, 민원실에서도 쫓겨났다. 싸우기도 하고, 나가라하면 입으론 알겠다고 하면서 쏜살같이 책상에 뿌리고 나오기를 여러 번. 결국 우리를 지키는 전담직원에게 사전 차단되어 활동무대를 밖으로 옮겨야 했다.
상담은 많지 않았지만, 법률지원이 필요한 상담은 호죽노동인권센터로 연계하였고, 이렇게 이어진 상담은 실업자대회의 참여를 유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역시 많지 않았고,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엔 선전전만으로 만든 유대관계는 조족지혈이었다. 결국, 얼마 안 되는 실업노동자들과 민주노총충북본부의 노동절 결의대회에 참여하였다. 준비도, 시간도, 열정도 부족했다.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뭐라 말하는 것은 성급하다. 호죽과 충북본부는 이들을 담아낼 그릇을 만들지 못했다.
그럼에도 충북실업자대회는 실업문제를 당사자들과 함께 공유했고, 노동민생상담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실업노동자들의 절절한 문제를 담아내려고 노력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 또한, ‘실업급여 수급대상 선정’의 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실업급여의 제도적 문제를 실업노동자들 스스로 제기하고 표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다는 것도 큰 의미일 것이다.
노동자 개인의 사연을 모아 전체의 요구를 만드는 것이 조직화의 시작이라 생각하면, 충북실업자대회는 순조로운 시작을 한 것이라 위로해 본다. 그래서 지금도 할 일은 노동자들을 만나는 것이고 노동자 개인의 사연을 사회적요구로 만드는 일을 계속할 때라 생각한다.
김순자 | 호죽노동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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