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견문] 아시아나케이오 부당해고 방치하는 문재인정부 규탄 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

by 철폐연대 posted Sep 0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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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문

 

 

행정법원도 부당해고 판정했지만,

밀린 월급이나 받고 복직 포기하라는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존중 말하던 청와대는 어디에 있나?

 

 

481일. 아시아나케이오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보낸 날들이다. 해고통지서를 받아든 날로부터 어느덧 해가 바뀌었고 계절은 여섯 바퀴를 돌았다. 그 사이 두 명의 해고 노동자는 거리에서 정년을 넘겼다.

노동자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변함없이 부당해고 철회와 원직복직 이행을 요구했다. 곡기를 끊고, 배밀이로 땅을 기고, 도심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부당해고’라는 명백한 사실에 애써 눈 감는 자들에 맞서 온몸으로 항변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을 일터에서 내몬 기업, 코로나19 시기 “단 하나의 일자리도 지키겠다”던 정부는 481일간의 절실한 외침을 줄곧 외면해 왔다.

 

지난해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구제명령에 이어, 사법부의 부당해고 1심 판결이 나왔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여전히 사측은 “적법 절차에 따른 정당한 해고”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항소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앞서 2020년 7월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 2020년 12월 중앙노동위원회의 초심 유지 판정에도 사측은 불복과 항소를 거듭해 왔다.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 구제명령 불이행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현재까지 9천여만 원가량 부과했지만, 회사는 이러한 조치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부과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행강제금을 납부했다. 게다가 중노위 판정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대형로펌 ‘김앤장’ 변호사들을 선임하는 데에도 막대한 비용을 썼다.

아시아나케이오 사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노동자 8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했는데, 생계를 위해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난 두 사람과 정년을 맞은 두 사람을 제외하면 복직 대상 인원은 네 사람에 불과하다. 이들의 복직을 사측이 거부하는 핵심 명분은 여전히 경영난이다. 부당해고 판정/판결에 불복해 법적 대응으로 아시아나케이오가 끌어다 쓴 돈이면 이미 이 노동자들을 복직시키고도 남는다.

 

사측이 이들의 복직을 한사코 거부하는 이유는 정작 다른 데 있다. 이 노동자들이 민주노조 소속 조합원들이기 때문이다. 원청인 아시아나항공이 하청의 재하청으로 비용과 위험을 아래로 전가하면서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에는 건강과 인권이 비집고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민주노조 조합원들은 권리가 사라진 현장을 바로세우는 주춧돌을 놓았고 사측은 이를 달갑잖게 여겼다.

결국 코로나19 위기는 민주노조를 뿌리 뽑기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았다. 회사가 최소한의 고용유지, 해고회피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불투명하고 불합리한 인사고과 평가를 통해 민주노조 조합원만 해고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사측은 법이 명시한 정리해고 요건과 절차도 지키지 않고 코로나19 상황을 틈타 민주노조 조합원들을 솎아 내듯 잘랐다. 행정기관과 사법기관이 연이어 부당해고임을 확인했음에도, 사측은 불법, 부당한 정리해고를 철회할 생각이 여전히 없다.

 

고용노동부 산하 노동위원회의 판정은 마땅히 피해 노동자들에 대한 신속한 권리구제로 이어져야 한다. 사용자의 일방적인 근로관계 종료 행위, 즉 해고는 노동자의 일과 삶을 급격히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하다. 그저 말뿐인 정부의 일자리 지키기 대책에 기업들은 코웃음 치며 해고를 일삼았고, 그로 인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시아나케이오 사측은 해고 노동자들을 고통에 빠뜨린 시간에 대한 참회는커녕, 항소 카드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얼마 전 서울고용노동청 남부지청은 8월 20일 서울행정법원의 부당해고 판결을 계기로 노사 간 원만한 문제해결을 위해 교섭을 중재하겠다는 제안을 노조 측에 건넸다. 그런데 고용노동부의 중재를 통해 사측이 회신한 교섭안은 또 다시 해고 노동자들을 모욕하고 우롱하는 내용이었다. 아시아나케이오는 “해고자에 대한 복직 이행”과 동시에 “당일 퇴직”을 회사의 최종안이라면서 이를 노동조합이 수용하지 않으면 무조건 항소하겠다는 협박까지 곁들였다. 사실상 고용노동부와 회사가 한 몸이 되어 해고 노동자들에게 양보와 타협을 종용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조합이 해당 안을 내민 주체가 ‘고용노동부인지, 아니면 회사인지’를 질의하자, 이제 양측은 서로 발뺌하며 무의미한 책임 공방만 펼치고 있다. 명백한 부당해고에 대해 회사와 정부가 이렇게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야말로 사태 장기화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말해준다.

 

경영위기를 핑계로 노동자들에게 사실상 해고와 다름없는 무기한 무급휴직과 희망퇴직을 내밀었던 아시아나케이오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제도를 의도적으로 기피했었고 순환근무 실시 역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불안정노동자를 언제든 쓰다 버리면 그만인 일회용품처럼 여기는 ‘노동천대’, 민주노조를 척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는 ‘노조혐오’라는 시대착오적 인식에 사로잡혀 있는 회사가 바로 아시아나케이오이다.

부당해고 철회를 완강히 거부하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소송전에 몰입하는 기업에 대해 정부는 언제까지 ‘강 건너 불 구경’할 셈인가?

우리 시민사회는 불안정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기업과 정부에 아시아나케이오 부당해고 481일의 시간을 상기시키고자 다시금 이 자리에 섰다. 정년이 지난 두 노동자를 포함하여 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들은 사측의 비상식적이고 천인공노할 행태에도 불구하고 이 싸움을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로 버텨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이라도 당장 이 부조리를 시정하는 데 앞장서길 바란다. 이미 지금도 너무 늦었지만,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하나의 일자리도 지키겠다”는 대통령 약속의 이행은 아시아나케이오 부당해고 문제 해결에서 출발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한다. 481일이라는 시간 동안 이 사태를 방치한 문재인 정부가 결자해지에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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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시아나케이오공대위]

2021년 9월 7일

[77개 시민사회단체 연명]

(사)김용균재단 (사)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2021함께살자청년학생실천단 NCCK인권센터 건강권실현을위한_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곰사랑연대 공공부문해고자원직복직투쟁위원회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_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공공운수노조_서울지역본부 공공운수현장활동가회의 공무원노조좌파활동가모임 공항항만운송본부 교육노동자현장실천 권리찾기유니온 노동당 노동당_문화예술위원회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노동해방투쟁연대(준) 녹색당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대한불교조계종_사회노동위원회 데모당 마네트_상사화 문턱없는한의사회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문화연대 민주노총법률원(민주노총,금속노조,공공운수노조,서비스연맹법률원)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_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민중과함께하는한의계진료모임_길벗 발전해복투 비정규노동자의집_꿀잠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서울민예총 세종호텔노동조합 손배가압류를잡자_손잡고 아시아나케이오정리해고철회를위한_개신교대책위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원불교인권위원회 익천문화재단_길동무 인권교육센터_들 인권운동공간_활 인권운동네트워크_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일과노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학생행진 진보3.0 진보당 천주교남자수도회_정의평화환경위원회 천주교예수회_인권연대연구센터 청년사회주의자모임 청년광장 칼라TV 통일문제연구소 평등노동자회 풍물굿패_살판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작가회의_자유실천위원회 한국천주교_여자수도회_장상연합회_JPIC분과위원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현장실천사회변혁_노동자전선 현장을지키는카메라에게힘을 현장투쟁복원과계급적연대실현을위한전국노동자모임 형명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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