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견문] 윤석열 새 정부는 코로나19 해고 노동자 긴급구조 대책을 제시하라!

by 철폐연대 posted Mar 2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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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세종호텔 정리해고에 대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가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 처분했습니다. 코로나19를 앞세워 노동자들의 권리를 훼손하고 정부의 고용유지 기조를 무시한 기업의 강제해고 조치의 부당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재난 시기를 틈타 인적 구조조정과 노조탄압을 밀어붙이는 기업의 행태를 문제 삼지 않은 노동위원회도 문제이지만, 장기간 이 사태를 방치하고 있는 정부와 거대양당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코로나19를 핑계로 해고를 자행한 사측에 맞서 원직복직 투쟁을 진행 중인 세종호텔과 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들이 오늘 인수위원회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기업에는 핫라인을 열어 적극적인 규제완화 조치를 시사한 새 정부를 향해 코로나19 해고 노동자 긴급구조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회견문] 

 

기업에는 핫라인 설치, 노동자에겐 코로나 핑계 해고 방치!

윤석열 새정부는 코로나19 해고 노동자 긴급구조 대책을 제시하라

<아시아나케이오-세종호텔 공동 기자회견>

 

 

 

깊은 침체기에 빠져 있던 공항․항공 산업과 여행․관광․숙박 산업이 코로나 팬데믹을 딛고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이는 집합금지, 이동 및 영업제한 등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고강도 방역조치를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는 방역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그에 따라 코로나19 충격이 큰 사업부문에서도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속속 정상화되었다. 그러나 정작 고용위기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국민의힘 거대양당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손실보상, 고용유지를 위해 위기업종 기업들에 천문학적인 재정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을 받은 기업들은 고용유지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감염병 재난이 노동자들의 과실로 초래된 위기가 아니었음에도 일부 기업들은 모든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했다.

 

그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항공사 지상조업 2차 하청사인 아시아나케이오와 서울 명동의 4성급 호텔인 세종호텔이다. 두 기업은 공히 코로나19 시기 특별고용지원업종 대상이었다. 따라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해 휴업수당의 최대 90%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정부 지원을 통해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엄연히 존재했지만, 이들 기업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의도적으로 기피하는 등 최소한의 해고회피 노력조차 다하지 않았다. 오히려 코로나19 여파를 핑계 삼아 인적 구조조정과 노조탄압을 단행했다.

 

아시아나케이오 사측은 무기한 무급휴직과 희망퇴직에 동의하지 않은 노동자들을 표적해고했고, 노동위원회와 행정법원은 이를 부당해고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사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에 나섰고 복직명령을 끝까지 따르지 않았다.

세종호텔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사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 노력은 등한시한 채 특정노조 조합원에 대한 각종 차별행위를 일삼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했다. 강제 구조조정을 관철하려는 사측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에 문제제기하는 노동자들은 어김없이 표적해고의 대상이 되었다. 사측의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가 이 같이 버젓이 계속되었는데도 어제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해고 노동자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했다.

이렇듯 아시아나케이오, 세종호텔 경영진들은 고용위기 극복은커녕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를 앞세워 노동자들의 권리를 훼손하고 고용유지 원칙을 훼손한 기업들에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았다.

 

한편 차기 정부를 준비하는 윤석열 당선인과 인수위원회는 저성장․장기침체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심화하는 양극화 문제의 해결을 국정과제로 다루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아울러, 코로나 사태로 인한 소상공인 손실 보상 문제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코로나19 시기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차기 정부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 꼽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공정과 상식이 있는 내일’을 줄곧 강조해 왔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21일 경제 6단체장을 만나 “기업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정부 일”이라고 말하며 기업인들과 핫라인을 구축하고 재계 민원의 신속한 처리를 약속했다. 반면 코로나19로 가중된 노동자들의 고통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현 정부의 독선과 오만을 거세게 질타하며 민생 과제에 주력하겠다던 당선인의 약속 이행은 코로나19 경제위기의 책임을 고스란히 뒤집어 쓴 노동자들에 대한 피해 회복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당연하게도 그 시작점은 부당해고 된 아시아나케이오,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원직복직이어야 한다.

아시아나케이오 하청노동자들은 2020년 5월 해고돼 오늘(3월 29일 기준)로 683일째, 세종호텔 노동자들은 2021년 12월 해고돼 118일째 부당해고 철회를 위한 싸움을 처절하게 이어가고 있다.

 

새 정부에 거듭 엄중히 경고한다. 만약 현 정부의 뒤를 이을 새 정부 또한 이 사태에 눈 감는다면,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노동자들의 거대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당선인과 인수위원회는 재난 시기를 틈타 자유로운 해고, 노조 없는 일터를 꿈꾸는 자본의 폭력을 더 이상 방관 말라!

코로나19는 노동자의 잘못이 아니다. 윤석열 당선인과 인수위원회는 코로나19 위기전가 부당해고 사태를 지금 당장 해결하라!

 

 

2022년 3월 29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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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시아나케이오공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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