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경인본부 사무국장/철폐연대 회원 최명숙 동지 옥중서신] 비통함을 넘어 동지를 믿고 함께 싸웁시다

by 철폐연대 posted May 0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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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관계부처를 총동원한 행정력 남용은 물론, 검경의 마구잡이식 수사와 영장청구를 통해 없는 죄까지 만들어내며 건설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옥죄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강원건설지부에서 지대장으로 활동하던 한 동지가 노동절 아침 정부의 노조탄압에 항의하며 분신하셨습니다. 소중한 동지를 끝내 죽음으로 내몬 이 정권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지금 정부는 건설노동자들의 권리를 지켜 온 건설노조를 건설 현장에서 뿌리 뽑아야 할 ‘적폐’로 규정하며 연일 탄압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건설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하청의 재하청’, ‘빨리빨리 속도전’에 문제제기하며 건설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위해 싸운 게 죄입니까? 아무리 정부가 무모하고 가혹한 탄압을 지속한다고 해도 건설노동자들은 노동자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단계 고용구조 속 헐값에 실직과 취업을 반복해야 하는 날품팔이 인생을 거부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당당히 싸워 온 건설노조 동지들을 철폐연대도 함께 지지하고 연대하겠습니다. 


건설노조 경인지역본부 사무국장이자 철폐연대 회원이기도 한 최명숙 동지의 옥중서신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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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지역본부 최명숙 사무국장 옥중서신

 

경인지역본부 동지들! 사무국장 최명숙입니다. 제가 삼산경찰서 유치장에 갇힌 지 일주일이 된 밤입니다. 저는 지금 아까 면회하면서 들었던 강원지역 동지의 분신 소식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분하고 억울했으면 그렇게 자기를 던졌을까요? 얼마나 절박하고 할 얘기가 많았으면...가슴이 너무나 메어오고 찢어집니다. 너무나 분노스럽고 울분이 치솟습니다.

 

동지들! 우린 지난 십수년간 사람이면서 사람 대접 못 받고 살아왔습니다. 건설 현장의 노예로, 하나의 자재로, 자본의 돈벌이 수단으로 살아왔습니다. 불법 다단계로 내 임금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일하고, 일하다가 다쳐도 내 잘못으로 다친 거고, 일 시키고 돈 안 줘도 이 더러운 세상만 한탄하면서 지내온 세월이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렇게 살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도 사람이고,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희망은 우리에게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노동조합을 만났고 동지들을 만났습니다. 이제야 좀 사람답게 살아보고자 하는 중입니다.

동지들! 그러나 역시 정부와 자본은 우릴 가만 두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당한 노조 활동을 공갈 협박이라 우기고지금껏 아무 신경도 쓰지 않고 팽개쳤던 건설 현장을 노조가 그나마 바꾸고 있으니 그 꼴도 보기가 싫은거지요.

우리의 노동으로 호의호식했던 건설자본의 입맛대로 맞장구 치는 윤석열 정부가 주범입니다.

강원의 우리 동지는 바로 이러한 국가 폭력에 저항한 것입니다. 자본과 정권의 폭력에 온몸으로 맞선 그 동지의 마음이 지금 우리 전체의 마음입니다. 그 동지의 그 마음과 우린 함께 해야 합니다. 너무나 분노스럽습니다. 너무나 개탄스럽습니다. 소중한 우리 동지를 살려내야 합니다.

 

동지들!
저는 비록 당분간 묶인 몸이지만 우리가 옳습니다. 지금 동지들이 그 현장을 지키고 사수하는 것이 해야할 일입니다. 옆에 동지들 믿고, 끝까지 흩어지지 말고, 단결해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는 동지들을 믿고 건강하게 감옥생활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해지는 무차별한 탄압을 뚫고 건설 현장의 주인으로 다시 우뚝 설 때까지 함께합시다.

투쟁!

 

2023년 5월 1일 노동절 밤 11시삼산경찰서 유치장에서, 사무국장 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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