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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인정'이라는 당연한 요구를 위해 21일째(3/26) 5명의 노동자들이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LG그룹 계열사 LG생활건강-코카콜라의 다단계 하청 생산공장인 전북 남원의 한국음료지회 노동자들입니다.

 

2010년 코라콜라가 인수한 한국음료 남원공장의 노동자들은, 8년이 넘도록 다른 공장보다 2배 높은 노동강도에 절반 수준의 임금으로 착취당하다가 지난해 4월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극단적인 감시와 노조 탈퇴 공작, 형식적인 교섭으로 일관했고, 노동자들은 170일이 넘는 전면파업에 20일이 넘는 단식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위해 노동조합을 선택한 한국음료지회 노동자들과 연대해주세요!

 

'LGCoke 노조할권리' 선언

참여하기> https://goo.gl/forms/IFLVfb2KrhG58BNf1

 

- 위의 링크에서 이름/소속/연대의 한마디 기입하시고,
- 1인당 2,000원의 선언비를 입금해주세요.

 

* 마감: 3/31(일) 자정/ 4월 초 일간지 광고게재 예정
* 문의: 010-4653-2820 정선영(화섬식품노조 전북지부 조직부장) / 010-6317-3460 김소연(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
* 이메일접수(단체): lgcokeunion@gmail.com

 

 

 

[기자회견문]

‘노조 인정’ 요구하는 한국음료지회 무기한 단식농성 21일차

 

권리와 존엄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노동조합
“노동자에겐 더 이상의 퇴로가 없다. LG그룹은 즉각 대화에 나서라!”

 


오늘로 21일째, 너무나 당연한 요구를 걸고 5명의 노동자들이 LG트윈타워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 조합원들의 전면파업은 176일째입니다. 전북 남원에서 코카콜라‧미닛메이드‧씨그램‧조지아커피‧토레타 등의 코카콜라 브랜드 음료를 생산하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전북지부 한국음료지회 노동자들입니다.

 

이들이 꽃샘추위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여의도 한복판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는 이유는, 한국음료의 노사관계와 제반 업무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있는 LG그룹과 계열사 LG생활건강이 ‘노조 인정’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LG생활건강은 2007년 코카콜라를 인수하며 음료부문 사업을 시작했고, 코카콜라는 2010년 한국음료 남원공장을 인수했습니다. 

 

한국음료가 코카콜라에 인수된 2010년, 노동자들은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되면 안정적인 회사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임금과 복지 수준을 3년 안에 코카콜라의 80%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회사의 말을 믿었고, 연장‧휴일근무도 마다 않고 일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임금은 최저임금이 오르는 만큼만 인상됐고 노동 강도는 비슷한 규모인 코카콜라 광주공장의 2배 수준으로 유지됐습니다. 처우 개선은커녕 무늬만 정규직으로 착취당하며 임금도 상여금도 다른 공장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되는 차별을 참다못한 노동자들은, 2018년 4월 노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노동조합이 설립되자 회사는 공장 외곽에 10대 정도였던 CCTV를 70여 대로 증설하고, 생산라인에서는 녹화까지 해가며 노동자들을 감시했습니다. 조합원들에게는 “노조하면 다친다”며 관리자들이 탈퇴를 종용하고, 지회장과 간부들에게는 카톡과 이메일 등으로 말도 안 되는 ‘업무폭탄’을 날리며 노조 활동을 방해했습니다. 노조의 교섭 요청에는 권한 없는 교섭위원을 내세워 불성실하고 형식적인 시간 끌기로 일관했습니다. 지회가 전면파업에 돌입하고 두 번째 상경투쟁에, 무기한 단식농성 20일에 이르는 현재까지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LG생활건강은 ‘인간 존중’과 ‘정도 경영’을 강조하는 LG그룹의 대표적인 계열사입니다. LG생활건강은 2010년 이후 수년간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각 부처와 위원회 들로부터 동반성장 관련 수차례의 수상을 한 바 있고,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 경영을 선도하는 기업 이미지 확산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음료지회 교섭에 나온 LG생활건강 관계자의 “매출 1천억 원대로 올리고 난 다음에 노조하라”는 반노동적인 언사나, LG그룹에 속한 수많은 노동자들의 투쟁은 LG그룹이 표방하는 가치와 이념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줄 뿐입니다.

 

코카콜라는 한국음료를 포함해 전국 5개의 자회사와 10개가 넘는 OEM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모든 활동에서 물 자원 관리, 에너지와 기후 보호, 자원 순환 등을 위한 지속 가능 경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친환경 기업의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선전합니다. 하지만 정작 제품을 생산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의 책임은 내팽개친 채, 차별적인 노동 환경을 개선하라는 한국음료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무시하고 노동력을 값싸게 착취해 매출을 올리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LG그룹, LG생활건강, 코카콜라. 자타가 공인하는 유수의 대기업들이, 다단계 하청구조 말단에 있는 조합원 30명 남짓의 한국음료 노동조합을 와해하기 위해 벌이는 불법적이고도 파렴치한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동조합 설립 1년이 다 되도록 노조사무실 제공과 전임자 활동시간 보장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을 ‘쟁취’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20일 넘도록 곡기를 끊어야 하는 현실을 그냥 두고만 볼 수 없습니다. 

 

권리와 존엄을 위해 노동조합을 선택한 노동자들에게 이제 더 이상의 퇴로는 없습니다. 10년 이상 같은 현장에서 일하면서도 작업량에 치여 멀기만 했던 동료들을 마주보게 된 것도, 시키는 대로 일하고 주는 대로 받는 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것도, 노동자도 뭉치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 있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된 것도 노동조합을 만들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음료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은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되돌아갈 수 없는 길입니다. 우리는 자신과 동료를 믿고 생의 큰 용기를 낸 노동자들, 노동과 삶을 지키기 위해 목숨 건 노동자들의 싸움을 지지하며 함께할 것입니다. 엘지그룹이 하루빨리 한국음료 문제해결에 나 설 수 있도록 오늘부터 각계각층의 시민사회는 한국음료 노조인정, 엘지그룹 문제해결 촉구 선언운동을 시작합니다. LG그룹과 LG생활건강은 무의미한 시간 끌기와 불법적인 노조 파괴 시도를 중단하기 바랍니다.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한국음료지회와의 대화에 즉각 임할 것을 촉구합니다. 

 


2019년 3월 26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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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폐연대 2019.04.06 16:06

    함께해주신 덕분에 4월 2일자 <한겨레> 1면 하단에 광고가 나갔습니다. 지면 관계상 부득이하게 단체명만 싣고, 개인참여자 명단은 온라인으로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려요.
    개인참여자 명단 확인 > http://bit.ly/lgcokeunion

    광고가 나간 4월 2일 한국음료지회는 사측과의 교섭을 통해 노조사무실 공장 내 제공과 노조 전임자 활동시간(타임오프) 보장에 합의했고, 4월 3일 오후 1시 여의도 LG트윈타워 앞 '투쟁보고대회' 이후 천막농성을 마무리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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