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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정 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전략과 실천

 

포스코의 51년 무노조 경영에 맞선 사내하청 노동자 조직화

손상용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조직사업부장)

 

 

‘금속노조 탈퇴신청서 및 봉투를 자필로 기재하여, 본사 그룹장에게 전달하고 1부는 금속노조에 우편으로 발송하고 직접 확인 전화를 하라’

포스코 하청업체 임원이 금속노조 탈퇴 절차가 서술된 지침과 탈퇴신청서를 편지봉투에 담아 조합원들에게 공공연하게 전달했다. 금속노조에 ‘확인 전화할 때 회사 및 그룹장의 권유가 절대 없었으며 본인이 자발적으로 탈퇴하는 것’임 전달하라고 꼼꼼하게 설명까지 덧붙였다. 이뿐이 아니다. 하청업체 관리자들은 금속노조에 가입한 신규 조합원을 스타렉스 차량에 태워, 본인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기업노조 가입서 작성을 강요하기까지 했다. 현금을 전달하며 금속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서 벌어지는 부당노동행위와 민주노조 탄압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노동존중 사회를 지향한다는 문재인 정부, 하지만 이를 비웃는 무소불위 포스코의 무노조 경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시민기업’임을 자처하고 있지만 비리와 비자금의 정경유착으로 언론에 도배되고, 중대재해와 산재 은폐로 살인기업으로 지정되고, 대기오염 물질 무단배출로 환경단체에 고발되는 등 여전히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낙인 찍혀있다.

 

포스코는 매년 사내하청업체를 대상으로 작업수행 능력 및 실적을 평가하는 ‘포스코 외주작업 KPI 평가’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주요 사내하청업체 103개사(광양 48개사, 포항 55개사)가 평가 대상이다. 포스코는 KPI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하청업체를 등급별로 구분하여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부여하고 있는데, 그 주요 평가항목에 노사 관련 상시 모니터링, 임금과 근로조건 개선 조기 타결 정도 등이 있다. 특히 노사 이슈 발생 시 최대 5점을 감점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청업체 관리자들의 부당노동행위가 더 악랄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 서울사무소 등 포스코의 직접고용 노동자는 17,000여 명이고, 1차 사내하청 노동자는 18,000여 명이다. 2차․3차 하청업체나 연관단지까지 고려하면 2만 명이 넘는 하청노동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중 광양과 포항의 16개 하청업체 900여 명의 하청노동자가 금속노조에 가입해있다. 포스코사내하청지회에는 13개 하청업체 820여 명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년 9월 포스코 정규직 노동자들 또한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를 설립했다.

   

하지만 하청업체와 마찬가지로 포스코 또한 관리자를 동원하여 금속노조 탈퇴 회유와 협박, 기업노조 설립 지원과 강제가입 등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 이를 통해 의도적으로 복수노조 체제를 형성하고, 금속노조의 교섭권을 박탈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조건에서 포스코사내하청지회의 4개 분회만이 교섭권을 가지고 있으며, 9개 분회는 소수노조다.

 

포스코는 하청업체 내 친親기업노조를 지원해 과반수 노조 지위를 획득하게 하여 금속노조의 교섭권을 박탈시키고, 노동자들의 휴가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시키고, 개인 휴대폰 현장 반입을 금지하고, 법정산업안전보건 교육을 실시하지 않거나 허위기록하고, 노동재해를 은폐하는 등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다.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포스코의 51년 무노조 경영으로 인한 이러한 불법행위에 맞서 포스코 사내하청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할 권리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의 원․하청 노동자 차별 철폐, 법원의 불법파견 판결 이행 등 이중 삼중의 장벽을 뚫고 전진해가고 있다.

 

 

민주노조 깃발 움켜쥐고 공세적인 조직화 사업

 

지금 포스코에 금속노조 가입 바람이 불고, 현장 노동자들의 노동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포스코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과 노동권은 박탈된 권리였다. 그러나 금속노조가 포스코와 하청업체의 탄압에도 민주노조 깃발을 움켜쥐고 투쟁하고, 플랜트건설노조가 끊임없이 활동하면서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 노동자들의 투쟁가와 민주노조 가입 독려의 함성이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다.

 

한때 조합원 3백 명이 넘었던 포스코사내하청지회도 포스코와 하청업체의 노조말살 탄압으로 조합원이 40명 이하로 축소됐었다. 지회 소속의 덕산분회와 성광분회에 하청업체 기획에 따라 기업노조가 만들어지고, 교섭권조차 빼앗긴 상황에서 지회는 민주노조 사수를 외치며 투쟁했다.

 

2015년에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이 회장으로 있던 포스코 하청업체 EG테크의 노동탄압에 맞서 항거한 양우권 열사 투쟁이 있었다. 당시 전체 조합원들이 파업을 결의하고 서울 EG테크 본사 점거 농성 등 지회를 중심으로 단결하며 투쟁을 전개했다. 투쟁으로 단련된 조합원들이 민주노조를 지켰다.

 

이 과정에서 2016년 포스코의 불법파견에 맞선 정규직 전환 광주고등법원 승소 판결은 지회 조합원들의 자신감 회복과 공세적인 조합원 확대 사업의 획기적인 계기가 됐다. 지회는 포스코의 노조탄압에 대한 수세적 대응에서 포스코 사내하청 조직화의 공세적 불을 지펴갔다. 금속노조 가입 선전전, 사내하청 노동자 간담회,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소송단 모집 등 반격을 시작했다.

 

2017년 금속노조,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금속노조 포항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간 포스코 전략조직화 사업이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광양과 포항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금속노조 가입과 상담이 증가했고, 현재까지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금속노조 가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 노동권 문제의 사회여론화 통한 조직화 사업

 

포스코에서 노동조합 할 권리를 확장하는 것은 금속노조 조합원을 늘리는 목적도 있지만, 포스코의 노동적폐를 청산하고 노동하기 좋은 포스코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의의가 있다. 지회는 포스코와 하청업체의 부당노동행위 근절, 노동재해 은폐, 원․하청 차별 철폐, 불법파견 철폐 등과 함께 포스코의 노동무시, 노동배제, 노동탄압에 맞서 노동권 문제를 사회적으로 여론화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현장 선전전과 함께 사회 여론화를 통해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금속노조 가입을 독려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회는 지속적인 포스코 출퇴근 선전전, 포스코 노동자 주거 밀집 지역 현수막 게첩, 기획 선전물 배포, 불법파견 소송단 모집, 노동재해 은폐 사례 접수,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한마당 등을 통해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의 노동조합 할 권리와 금속노조 가입 독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임금, 복지, 노동안전보건 등의 연구조사 사업을 통해 노동권 향상을 위한 기초 자료를 확보했다. 포스코 사내하청업체 취업규칙 취합, 노동자 현황 실태조사, 임․단협 비교표 작성, 노동안전보건 실태조사, 후생복지 차별 실태조사 등을 진행하며 포스코의 원․하청 및 하청업체 간 차별 실태 현황을 파악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조직화 사업 토대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2018년 지회는 하청업체와의 집단교섭을 통해 지회 공동요구안을 제시하고 포항지역 7개 분회 공동사무실을 마련했다. 이후 임금보충 교섭 과정에서 5개 분회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성사시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하청업체와의 교섭을 진행했다. 지회의 임․단투 과정이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와 하청업체 기업별 노조에 관심과 영향을 미치며, 금속노조의 산별교섭 체계와 지회의 투쟁과 교섭의 힘을 포스코 현장에 확산할 수 있었다. 금속노조 가입을 통해 변화될 수 있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노동과 삶, 노동권을 구체적으로 선전․홍보했다.

 

 

변화하는 현장에 맞게 생동감 있는 사업을 향해

 

 

최근 포스코와 하청업체의 탄압 양상은 기업노조 육성을 통한 복수노조 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관리자들의 현장 통제를 통해 조직적으로 기업노조 설립 지원과 조합원 집중가입을 시키고 있다. 하청업체의 촉탁직, 인턴직, 계약직 노동자들을 기업노조에 집중적으로 가입시켜 금속노조의 교섭권을 박탈하고 있다. 한편 노사상생협의회(기업노조와 하청업체 협의회)를 통해 포스코 사내하청 업체 임금과 복리후생 및 노동조건 등을 공식화하면서 구조적으로 노동조합의 교섭권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에 지회는 복수노조 악용에 따른 민주노조 탄압을 막아내기 위해, 가입과 상담 과정에서부터 다수 조합원을 확보하기 위한 설립 준비 과정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즉 신규 분회가 소수노조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보다 체계적으로 복수노조 조직 강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노조탄압 대응을 넘어 분회 현장 실태조사를 통해 조직 강화와 조합원 확대를 꾀하며 실질적인 다수노조의 역할을 되찾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그리고 지회는 각 분회별 전략조직 활동가를 육성하여, 하청업체간 관계망을 통해 사내하청 노동자 조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포스코지회와의 원․하청 노동자 공동사업 강화 등을 통해 포스코에서 노동조합 할 권리를 더욱 확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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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9. 포스코 원하청노동자 공동기자회견 [출처: 금속노동자(박재영)]

 

포스코의 전략조직화 사업은 1만 8천 명의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조직화와 함께 철강업종 조직화로 확산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또한 광양을 중심축으로 포항까지 사내하청 노동자 조직화를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포스코 정규직 노동자들 또한 금속노조로 단결하는 핵심적 과정이 될 것이다.

 

“민주노총 그리고 금속노조 조합원 동지 여러분, 용기 잃지 마시고 힘내어 가열차게 투쟁하여 저 간악한 정권과 자본을 무너뜨리고 꼭 승리하십시오. 강력한 연대와 단결로 투쟁하는 것만이 노동자들에게 승리를 가져다주는 길일 것입니다”

- 양우권 열사가 조합원 동지들께 드리는 글

 

양우권 열사의 말을 가슴에 품고, 포스코와 하청업체의 변화된 탄압에 대응하고, 변화하고 있는 사내하청 노동자와 현장에 맞게 1만 8천여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할 권리와 노동권 쟁취를 향해 끊임없이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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