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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투쟁/입장

[공동성명서]

 

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참사는 앞으로도 계속 기억되어야 한다.

- 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참사 12주기를 맞으며 -

 

여기 이제 거의 잊혀진 죽음들이 있다. 2007년 오늘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사고로 10명의 보호외국인이 화마에 희생되고 수십명이 부상을 입었다. 해방이후 일어난 외국인관련 단일사고로는 가장 많은 외국인이 희생된 참사였지만 얼마전 10주기를 맞은 용산참사가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것과 달리 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참사는 이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국내에 유족과 부상자들이 남아 있는 다른 참사들과 달리 이 사건 유족들은 모두 외국에 있고 부상자들도 이제 남아서 치료받는 사람이 없다는 특수함을 감안하더라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이다.

 

무엇보다 이 참사의 책임이 있는 한국정부가 참사의 기억을 지우려고만 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참사 이후 여수출입국사무소 등에서 치뤄지던 희생자추모행사는 참사 일이년이 지난 후부터는 없어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화재현장은 다목적실로 바뀌었으나 화재참사를 추모하고 경종을 울리는 내용의 게시물이나 상징물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흔한 희생자 추모비석도 없다. 심지어 2012년도에 제작한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홍보영상에는 화재참사에 대한 언급이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다. 한국 정부는 이 사건을 제대로 기억하고 우리사회를 위한 교훈을 이끌어내기는커녕 여느 다른 참사에서와 마찬가지로 덮어버리고 기억을 지우려고만 하였다.

 

한편, 한국의 시민사회 역시 떳떳하다고만 할 수 없다. 4~5주기까지는 그래도 집회나 기자회견 등을 열고 이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그 이후에는 흔적만 남았을 뿐이다. 무엇보다 여수참사가 제기한 외국인보호소 구금과 장기보호 등의 문제에 대해서 이렇다할 활동과 대안들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참사가 발생한지 12년이나 흘렀지만 외국인보호소 문제는 여전히 변한 것이 없이 그대로이다. 

 

그러나 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참사는 국가가 외국인을 대하는 방식이 나찌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다. 국가가 외국인을 ‘바람직한 외국인’과 ‘바람직하지 않은 외국인’으로 임의로 나누고 ‘바람직하지 않은 외국인’은 ‘제거해야할 대상’으로 삼아 온갖 폭력을 법과 국익의 이름으로 저지르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비극적으로 보여주었다.

 

이에 오늘 여기모인 우리들은 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참사를 앞으로도 계속 기억하고 올바른 교훈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을 결의하는 바이다. 단순한 추모를 넘어 외국인보호소로 상징되는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국가의 외국인정책을 돌아보는 계기로 이 참사를 기억하고 바람직한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2019년 2월 11일

 

수원이주민센터, 순천이주민센터, 아시아의친구들, 여수솔샘교회 등

여수참사12주기희생자추모식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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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2월 11일 새벽, 여수외국인‘보호’소에서 일어난 화재참사로 10분이 목숨을 잃은 지 12년이 되었습니다.

10년이 넘게 지났지만 한국사회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인권 현실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기억하고 행동하는 분들이 있어 오늘 여수외국인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과 추모의 자리가 마련되었고, 부산에서도 부울경공대위가 기자회견을 열고 12년 전 여수참사로부터 이주인권의 오늘을 잇는 카드뉴스를 만들었습니다.

함께하지 못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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