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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속으로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

 

“위험의 외주화 중단, 정의로운 전환” 비정규직 노동자의 힘으로!

 

인터뷰 ‧ 정리 임용현 •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

 

 

 

충남 태안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청년 비정규직 김용균 동지의 3주기가 다가온다. 그의 죽음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 주었고, 김용균이라는 이름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김용균법’이란 별칭이 붙은 개정산안법이 시행되었고, 위험의 외주화로 희생된 젊은이들은 ‘또 다른 김용균’으로 호명되었다. ‘또 다른 김용균’이 타자의 규정이라면, ‘내가 김용균이다’는 스스로의 선언이다.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당당히 선언했던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100인 대표단 일원이었고, 김용균의 동료이기도 한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를 지난 11월 16일, 공공운수노조 회의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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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2. “정의로운 전환, 석탄 발전 노동자가 요구한다!” <탄소중립위원회 해체와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주최한 ‘기후정의버스가 간다! 공동행동’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고용 보장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대책 촉구 집회에서 이태성 동지의 발언 모습. [출처: 백승호(충남노동자뉴스 길)]

 

휴지조각이 된 특조위 권고안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 이후 8개월 만인 지난 2019년 8월 19일,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이하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이 발표되었다. 1호 권고안은 ‘운전 및 정비 노동자 직접고용 정규직화’였다. 연료ㆍ환경 설비운전 분야(용역)는 발전사가 직접고용하고, 경상정비 분야(민간위탁)는 한전KPS로 재공영화하라는 게 1호 권고안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권고안은 정부가 이행계획을 내놓기도 전에 반발에 부딪혔다. 발전사는 비용 증가 등 경영상 부담을 이유로 원ㆍ하청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하청업체들은 해당 업무가 발전사로 통합운영될 경우 일감을 송두리째 빼앗기게 된다며 저마다 직접고용을 반대한 것이다.

 

“아시다시피 김용균 특조위에서 중대재해 원인으로 ‘위험의 외주화’를 지목했었잖아요. 2019년 2월 2월 정부ㆍ여당도 발전산업의 원ㆍ하청 구조 개선을 위한 기본방향을 발표한 바 있었고요. 그리고 같은 해 12월에는 특조위가 발표한 권고안에 대해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전산업 안전강화 방안」을 내놓았는데요. 당시 정부는 특조위 권고안을 토대로 안전 대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면서 앞으로 관련 방안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주기적으로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었죠.

그런데 김용균 3주기가 다가오는 지금까지도 이중적인 고용구조 개선이라든지, 노무비 착복 금지와 입찰제도 개선 같은 과제에서 진전된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이에요.

특히 용균이가 일했던 연료ㆍ환경 설비운전 분야는 아직도 정규직 전환 논의가 제자리걸음이고, 경상정비 분야는 민간위탁을 존치하되 고용안정 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습니다. 운전과 정비 분야를 합쳐 6,561명의 비정규직 중에서 직접고용된 노동자가 아직 단 한 명도 없는 거예요.”

 

작업공정을 무리하게 쪼개지만 않았더라도 발전소 유해ㆍ위험요인에 대처할 수 있는 소통과 협력, 책임과 권한이 어디론가 사라지는 일은 애초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별도 자회사 설립이나 민간위탁 유지를 통해 이원화된 구조를 지속한다면 이 위험은 방치될 수밖에 없다.

특조위 권고안의 핵심은, 다단계 하청구조가 책임의 공백을 낳았고 이는 안전보건조치의 공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권고안이 나오자 발전5개사는 정부의 시정명령에 따라 작업환경 조도 개선, 방호울타리(안전펜스) 설치 등 안전 설비 확충을 서둘렀다. 한국서부발전의 경우 김용균 사고 직후 4개 안전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안전관리자 정원 52명을 추가 확보한 데 이어 200여억 원을 들여 작업환경 개선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렇듯 가시화된 위험ㆍ유해요인의 발굴 및 제거는 비록 충분치는 않더라도 지표상의 변화를 어느 정도 보이고 있었다. 반면, 특조위가 핵심 과제로 제시한 ‘위험의 외주화 금지’는 원ㆍ하청 발전사들의 반발과 정부ㆍ여당의 미온적인 조치가 더해져 답보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국가인권위 권고마저 무시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석탄화력발전소 필수유지업무에 종사하는 하청노동자의 생명 보호와 노동인권 증진을 위해 이들을 직접고용하라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그리고 발전5개사에 권고한 바 있다. 산자부, 기재부, 발전5개사는 인권위 권고안에 대해 “연료ㆍ환경 설비운전 분야는 자회사를 만들어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경상정비 분야는 현행과 같이 민간위탁을 유지하되 계약기간 연장 및 고용승계 등 고용안정 제고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인권위에 이행계획을 회신했다. 이는 비용절감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안전을 등한시한 외주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에 다름 아니었다. 당시 국가인권위도 정부와 발전5개사가 사실상 인권위 권고를 불수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국가인권위는 지난해 11월에도 도급 금지 범위 확대를 포함한 위험의 외주화 개선, 위장도급 근절 등을 고용노동부에 권고했지만, 노동부가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의 운용 상황을 지켜보면서 중ㆍ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해 권고안 불수용 입장을 밝혀 왔다.

정부부처에서 국가인권위 권고를 잇따라 무시하는데, 공기업이라 한들 이를 제대로 지킬 리 만무했다.

 

“정부ㆍ여당은 2019년 2월에 용균이가 일했던 발전소 연료ㆍ환경 설비운전 분야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어요. 그리고 경상정비 분야는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전문성을 높이고, 민간위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이 달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요. 민영화ㆍ외주화를 철회하라는 특조위 권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운전과 정비 분야에서 각기 다른 경로를 거쳐 권고안에 미달하는 방안을 제출한 셈이에요. 정부는 발전산업 재공영화가 민간업체 도산이나 민사소송 등 법률적인 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면서 사실상 이중 고용구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어요.

그래서 운전 분야에서는 2003년 민영화된 한전산업개발을 한국전력의 자회사로 다시 편입시키는 방식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한전산업개발의 1대 주주는 지분 31%를 보유한 자유총연맹이라는 거예요. 지분 29%를 가진 한국전력이 자유총연맹 지분을 매입해서 최대주주로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거든요. 지분매입협상에서 자유총연맹은 헐값에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려 할 테고, 반대로 한국전력 측은 지분 매입에 드는 돈을 아껴서 자회사 재편입 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려고 하겠죠. 이렇게 양측의 줄다리기 협상이 긴 시간 지체되면서 지분 인수는 지금까지 한 발도 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한전과 자유총연맹이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사이 김용균의 동료들은 여전히 비정규직인 채로 남아 있게 된 거고요.

그리고 경상정비 분야는 지난 2월 ‘발전5사 발전경상정비 노·사·전 협의체’에서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등을 골자로 한 합의가 마무리됐어요. 경상정비 업체가 변경되더라도 고용승계를 하고 근로조건의 하향이 없도록 한다는 내용이에요. 그리고 업체 계약기간도 기존 3년에서 6년으로 늘리고, 3년 내 발전소 폐쇄가 임박한 사업장에서는 별도의 경쟁입찰 없이 계약을 연장하도록 했어요. ‘경상정비 분야는 공기업인 한전KPS로 재공영화하라’는 특조위 권고가 결국 처우개선에 초점을 맞춘 합의에 그치고 만 거예요. 운전 분야, 정비 분야 전부 다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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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 발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촉구 1인 시위 모습. [출처: 이태성]

 

차별이 있는 곳에 위험이 도사린다

 

지난 3년간의 투쟁에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용균의 동료들과 산재피해 유가족, 시민사회가 한목소리로 ‘위험의 외주화 금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한 결과, 28년 만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 이어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이끌어 냈다. 개개인의 불행한 사건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단지 숫자로 기록될 뿐인 무감각한 현실을 이제는 정말 바꿔야 한다고 수많은 사람들이 정부와 국회를 향해 외쳤다.

그러나 법제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노동자의 생명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곳곳에서 훼손되었고, 적용대상과 범위, 처벌수위 등에서 심각한 한계를 노출했다. 배제와 차별을 만든 불안전한 구조를 바꾸자고 만든 법이었지만, 그 법은 또 다른 배제와 차별을 용인해 버렸다.

물론, 촘촘하고 짜임새 있게 법제도가 만들어진다 해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절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2020년 1월 16일부터 개정 산안법이 시행되었을 때에도 현장이 일순간에 확 바뀌지는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변화를 추동하는 힘은 법제도 자체가 아니라 ‘이윤보다 안전’을 열망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공기관 작업장 안전강화대책」을 발표하고 관련법이 제ㆍ개정된 이후 발전 비정규직 당사자들은 현실의 변화를 얼마나 체감하고 있을까?

 

“2018년 12월, 용균이의 죽음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어요. 위험한 작업이 이루어지는 사업장의 실태를 파악해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요. 그렇게 해서 이듬해 3월 정부의 「공공기관 작업장 안전강화대책」이 나왔어요. 여기에는 2022년까지 산재사망 사고를 절반 이상 감축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담겨 있었죠. 구체적인 추진 방안으로는 2인1조 작업을 의무화하고, 원ㆍ하청 산재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명시했고요. 나아가서 공공기관의 안전정책 심의기구로 현장 당사자가 참여하는 ‘안전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종전에는 작업장별로 원청 노사가 참여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하청 노사도 공동으로 참여하는 ‘안전근로협의체’로 개편하기로 했는데요.

그나마 이런 변화들이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것들인데 사실 형식적인 운영에 그쳤거든요. 가령, 어떤 하청업체는 안전근로협의체에 들어갈 근로자대표를 중간관리자로 끼워 넣기도 하고요, 특정 노조만 참여시키는 방식이라는 거예요. 안전경영위원회나 안전근로협의체에서 무언가 합의를 해도 구속력도 없고요. 작업장 안전보건과 관련한 애로사항이라든지 개선사항이 얘기되더라도 실질적인 반영으로 이어지지 않는 거죠. 그런 것들이 여전히 회의 기록상으로 남아 있을 뿐이라는 거예요.

산안법이나 중대재해법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법제도에 담지 못한 세세한 현장의 문제들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나서 원ㆍ하청 발전사들도 예전보다 조심스러워 한다는 느낌은 받아요. 그런데 회사도 그렇고 노동자 개인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안전에 좀 더 신경 써야지’ 하는 의지나 마음만으로 위험을 야기하는 구조나 근본 원인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당장 눈에 보이는 위험만 신경 쓰다 보니 예산 투입을 통한 설비 개선 효과는 상대적으로 뚜렷했다. 어두컴컴한 작업장 환경은 조명등을 추가 설치해 조도를 개선했고, 석탄가루와 분진이 많이 발생하는 장소에는 워터포그(먼지 저감 장치)를 확충했다. 컨베이어 회전체 및 점검통로에 안전커버와 안전펜스를 설치했고, 컨베이어벨트 하부에도 낙탄을 회수하는 자동화 설비를 갖추었다.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TF를 꾸리고 종합대책을 세우니 당장 예산이 없어서, 권한이 없어서 못해 준다던 많은 것들이 어느 순간 바뀌었다.

그런데 정부는 외주화된 고용구조에 대해서만큼은 어째서인지 되돌려 놓지 않았다. 그 결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소통 기회가 차단되었고, 위험작업을 거부할 수 있는 등 작업장을 민주적으로 운영할 권리도 여전히 박탈된 상태 그대로이다. 발전사들이 큰돈을 들여 설비 개선을 했다며 자화자찬하지만, ‘보여주기식 땜질 처방’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접수되는 애로사항을 듣다 보면,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 동료라고 여겼다면 과연 그랬을까 싶은 일들이 허다해요. 일부 작업장에 설비 개선이 이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하청노동자들이 많거든요. 얼마 전 김용균 3주기를 50일 앞두고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실태 폭로 증언대회’가 열렸는데요. 거기서도 이런 이야기들이 한가득 나왔어요. 예컨대, 유연탄이 쌓인 야적장에서 자연발화가 생기면 소방 호스를 이용해서 화재를 진압하는 일을 하는 비정규직 동지들이 있어요. 그런데 이 분들에게 아직까지도 방독면 같은 보호장구가 지급되지 않고 있거든요. 열악한 현실에도 침묵할 수밖에 없는 위계화된 고용구조는 그대로 둔 채 문제가 발생하면 그제서야 처리하는 데 급급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과 발전 노동자의 미래

 

문재인 정부가 발전산업의 이중 고용구조 해결을 차일피일 미루는 속내는 무엇일까. 김용균의 죽음 이후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실적이 ‘제로’에 멈춰 있다는 사실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문제와 맞닿아 있기도 하다. 정부는 탈석탄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2034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30기를 폐쇄하고 2050년까지 모든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한다.

11월 현재 국내에는 총 58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있고, 여기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11,286명에 달한다. 현장에 고용불안 심리가 넘쳐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발전 노동자들은 필수 공공재인 전기를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어요. 그러다가 2016년도부터 미세먼지 이슈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석탄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주 원인이라고 해서 ‘계절 셧다운제’가 도입됐거든요. 매년 봄, 가을에 발전소 가동을 일부 중단해서 미세먼지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이었죠. 그때 처음 우리 노동자들은 가해자가 된 듯한 기분이었어요. 내 일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세먼지 때문에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하니까 주위 시선도 따갑게 느껴지고 많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오히려 피해자 입장이 아닌가 싶어요. 기후위기에 대처하려면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발전 노동자들도 당연히 동의합니다. 문제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일자리 위기에 대해 정부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전혀 소통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지난 5월 류호정 정의당 의원실이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연구팀>에 의뢰해 실시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3,634명의 응답자 중 고용불안을 느끼는 비율은 92.3%에 달했다. 반면 본인이 일하고 있는 발전소의 폐쇄 시점을 정확히 아는 노동자는 8.7%에 불과했다. 정부가 탈탄소사회 이행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에너지 전환 정책의 밑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지만, 이해당사자인 노동자ㆍ주민과의 소통과 참여를 배제한 결과이다.

석탄화력발전 노동자들은 에너지 전환 대책으로 △에너지 전환 사회보장법 제정을 통한 고용보장 대책마련 △전환노동자 교육훈련 △지역경제 침체 재생방안 등을 제기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같은 대책들은 에너지 공공성의 원칙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게 이태성 동지의 생각이다.

 

“만약 에너지 공공성이라는 대원칙을 포기한 채 에너지 전환이 졸속 추진된다면, 공공재인 에너지를 누구나 공평하게 사용할 권리도, 제대로 된 기후위기 대응도,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실현 불가능할 거예요. 에너지 전환을 빌미로 자본에 새로운 이윤 창출의 장을 열어주는 게 아니라, 노동자와 지역주민이 전환 과정에 참여할 때 공공성의 가치도 비로소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일하다 죽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한편으로는 대선 정국과 정권교체기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모든 게 휩쓸려 버릴지 모른다는 위기감 역시 팽배하다. 그래서 다시 싸움을 통해 지켜지지 않은 정부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한 용균이와의 약속을 끝내 실현하고 싶다고 한다.

 

“얼마 전 용균이 죽음의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을 다녀왔었어요. 그날 태안 석탄화력발전소 원ㆍ하청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들에 대한 피고인 심문이 있었는데요. 정말 뻔뻔하기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어요. 이미 경찰 조사, 검찰 조사 과정에서 진술했던 내용들을 180도 뒤집으면서 ‘용균이가 왜 거기 가서 일했는지 모르겠다’거나 ‘우리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본인(김용균)이 열심히 하려는 생각에 그런 것 같다’는 무책임한 말들로 발뺌한 거예요.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재판을 끝까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동자가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진짜 책임자들을 제대로 처벌하도록 하는 건 남은 사람들의 몫이기도 하니까요. 그런 방향성을 잃지 않고 계속 힘내서 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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