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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 포커스​

 

공공기관 자회사 전환실태 분석과 개선과제

엄진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

 

 

1.jpg

* 이 글은 2019년 6월 3일 공공운수노조와 강병원 의원실 주최로 진행된 “공공기관 비정규직 자회사 전환, 간접고용 해법인가?” 토론회 발제문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1. 들어가며

 

공공기관 자회사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정의규정이 있다기보다는 공공기관의 출연‧출자에 대한 관리적 측면, 공시대상 기준, 경쟁입찰을 배제할 수 있는 요건의 규정 등 필요에 따라 해당 규정을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모기관인 공공기관이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였거나, 3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임원 임면권 등 실질상 지배력을 가진 회사로 자회사 개념을 정리해 볼 수 있다(알리오 공시 기준)(기업의 모-자 관계는 상법상의 개념으로 상법 제342조는 특정 회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 또는 출자지분의 100분의 50을 초과하여 소유한 경우 해당 관계를 모회사-자회사로 의제한다. 공공기관에서의 자회사 역시 같은 개념에 근거한다.).

물론 현 정부 정책에 따라 신설되는 자회사는 대다수가 주식의 취득이 아니라 모기관이 직접 100% 출자하여 설립된 기관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 규정상의 개념을 엄밀히 따져 구분해야 할 필요는 없을 수 있다. 그러나 모기관의 지분 보유율이나 임원 임면권 등 실질상의 지배력 보유 등의 개념 표지들을 확인하는 것은 그것이 자본의 방식으로 표현되는 기업의 지배구조이기 때문이며(공공부문에서조차도), 노동의 입장에서 그 지배에 대응한 책임구조를 형성시키기 위한 구조 또한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지배구조에 대응한 책임논리로 나아가기 이전에 현재 공공부문에서 설립되고 있는, 간접고용의 전환을 위한 신설 자회사들은 대부분이 인력 공급을 위한 기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현재까지 진행된 자회사 전환의 현황과 실태를 통해 살펴본다.

 

 

2. 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른 자회사 전환 현황과 실태

 

1) 자회사 전환 현황

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 시행에서 공공기관들은 상당수 자회사 전환 방식을 채택했다. 현재 자회사 전환을 완료하거나 자회사 수립 후 전환 과정에 있는 기관은 총 42개이고, 그 가운데 전환이 결정된 노동자는 33,194명, 현재까지 전환채용된 노동자는 19,300명 수준이다(총 42개 기관을 대상으로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실에서 자료를 취합하였고, 가운데 국민체육진흥공단을 제외한 41개 기관에서 전환 인원이 확인되었다.). 전환 대상에 해당되지만 경쟁채용으로 고용된 노동자는 1,003명, 자회사에 신규로 채용된 인원은 1,259명으로 나타났다. 이를 2017년 10월 25일 정부가 발표한 연차별 전환계획에서 나타나는 공공기관 간접고용 규모와 비교해 보면, 그 중 31%가 전환되거나 전환이 확정되었고, 전환이 된 노동자들은 18%에 해당한다.

전환 직종으로는 시설관리, 청소, 경비 업무가 대다수 기관에서 확인되었다. 이는 이들 업무가 상시‧지속적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하게 간접고용으로 활용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외 안내, 고객지원, 조리 등의 업무도 상당수 기관에서 전환 대상 업무로 확인되었다.

반면 안전업무, 기관의 고유업무에 해당하는 업무도 있었다. 예컨대 공항이나 항만시설, 발전소 등의 특수경비, 소방 등의 업무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물가조사, 한국잡월드의 전시체험관 운영의 경우에는 안전 업무이거나, 기관의 고유업무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직접고용 전환이 아닌 자회사 방식을 손쉽게 선택한 것이다.

 

2) 자회사 전환으로 인한 처우 개선 실태 검토

42개 기관 중 32개 기관에 대해 전환 전후의 임금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평균임금의 변화에 있어서는 대다수가 자회사 전환 후에 임금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32개 기관, 141개 업무군에 대해 전환 전후를 단순 평균하여 비교하면 전환 전 임금 수준은 2,295,797원, 전환 후 임금 수준은 2,547,636원, 그리고 전환 후 임금은 평균 251,839원 인상된 것으로 나타난다. 인상률은 약 10.96%이다.

시설관리, 청소, 경비(특수경비 제외) 등 대다수 기관에 존재하는 업종에 대해서 별도로 더 살펴보았는데, 시설관리 직종의 경우 전환 전 임금은 평균 2,595,135원, 전환 후 임금은 평균 2,857,213원, 전환에 따른 인상은 평균 262,078원으로 약 10% 인상(29개 기관), 청소 직종은 전환 전 임금은 평균 1,904,836원, 전환 후 임금은 2,172,293원, 인상액은 평균 267,456원으로 약 14% 인상(28개 기관, 29개 군), 경비 직종은 전환 전 임금은 평균 2,176,424원, 전환 후 평균 2,439,193원, 인상액은 262,769원, 인상률은 12%(22개 기관)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두 지난 5월 15일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보도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5월 15일 고용노동부 보도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 이후 임금 수준은 (연)평균 2,783만 원으로 전환 이전 (연)평균 2,393만 원보다 391만 원(16.3%) 인상되었고, 기간제의 경우 평균 16.9%, 파견‧용역의 경우 평균 15.6% 오른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비교할 때 전체 임금 수준은 높게 나타나지만 인상률은 약 10% 남짓한 수준으로 더 낮다. 시설관리, 청소, 경비 등 직종별로 보면, 시설관리와 경비는 고용노동부 자료보다 임금수준은 약간 높게 나타나지만, 인상률은 더 낮게 나타나고, 청소 직종의 경우에는 임금 수준도 더 낮고, 인상율도 낮다. 자회사 전환이라는 방식이 직접고용으로의 전환보다 처우 개선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자회사 전환 전후 임금 개선 수준 비교>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본 자료

(전체)

본 자료

(시설관리)

본 자료

(청소)

본 자료

(경비)

전환 전

1,994,167

2,295,797

2,595,135

1,904,836

2,176,424

전환 후

2,319,167

2,547,636

2,857,213

2,172,293

2,439,193

인상액

325,000

251,839

262,078

267,456

262,769

인상률

16.3%

10.96%

10%

14%

12%

* 고용노동부 자료가 연 평균임금으로 제시되어 있어, 이를 12월로 나누어 산정함.

 

처우 개선과 관련하여 간접고용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용역업체의 이윤, 일반관리비, 부가세 등(10~15%) 절감 재원을 반드시 처우 개선으로 활용하라는 가이드라인의 방침은 전혀 통용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자회사 계약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던 33개 기관 가운데 이윤을 “0”으로 한 계약은 두 개에 불과했으며, 그 외에는 모두 일반관리비와 이윤율을 일정 비율 두고 있었다. 게다가 최소 30개의 계약에서 용역업체 계약 시보다 일반관리비 및 이윤율을 합한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자회사 전환으로 인해 처우가 나아졌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임금액 자체의 상승은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 역시도 최저임금의 인상을 고려한다면 실질적으로 자회사 전환으로 인한 처우 개선이라고 부를 만한 요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3) 자회사를 통한 고용 개선 실태 검토

자회사로의 고용 이전의 효과는 처우의 개선보다는 고용의 안정성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 확인되는 고용의 안정이라는 것 역시도 자회사 전환으로 인한 효과라기보다는 정책에 따른 효과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구조로서 확보된 고용 안정을 위한 도구는 모기관과 자회사 계약에서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보장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그런데 이는 3년 후에는 재검토된다. 즉, 지금의 정책이 유지되는 가운데는 고용 보장의 효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모기관과 자회사의 계약 자체에서 고용안정성을 흔들 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적극적인 계약 해지에 관한 조항을 계약 부속 조건에 삽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회사의 책임 없는 사유, 즉 모기관의 사정 변경으로 인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조항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심지어 예산의 감소나 미확보, 정부 정책의 변화를 계약해지 사유로 포함하고 있는 곳도 있었다. 현 정부의 정책이 중단되거나 이후 변경되면 언제든지 자회사를 다시 민간으로 돌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일부 기관은 자회사의 쟁의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노동3권에 대한 침해 규정을 두고 있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적 요소가 있는 계약의 내용을 수정하는 것으로는 본질적 처방이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오히려 모기관과 자회사의 용역계약이라는 형태가 기존의 용역업체와의 계약과 실질적으로는 다를 바 없다는 점에 좀더 주목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위에 언급한 조항들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수급회사의 귀책사유에 따른 계약해지에 대한 조항들은 당연하게 삽입된다. 그리고 업체가 변경될 경우 고용승계 협조의 내용이 부가된다. 이러한 조항들은 현재 신설된 자회사들이 모기관의 업무만을 수행하고 있으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및 고용 안정이라는 정책적 목적으로 수의계약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성격이 상당히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자회사라 하더라도 모기관과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한, 이러한 계약관계에서의 일반적 책임조항들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 또한 남는다. 결국 자회사도 간접고용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것에서 다시 출발할 수밖에 없다. 간접고용 구조로 인한 고용의 불안정성이 여전히 자회사로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고용구조에 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분명 현재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정책 흐름과 충돌되는 부분이며, 자회사가 고용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정규직 전환의 일환이라는 정부의 선전은 계약구조 내에서는 도무지 해명되어 나타나지 않는다.

 

 

3. 인력공급기관에 지나지 않는 신설 자회사

 

고용 안정을 핑계로 만들어진 지금의 자회사가 사실상 간접고용 용역업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은 아래의 사업목적 및 내용 등에서 더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신설 자회사의 경우 독립적인 기관으로서의 성격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용역업체의 업무내용이 그대로 자회사로 이전되었으며, 사업적 성격이 아닌 대부분이 인력공급형에 해당된다. 또한 모기관이 이윤 및 일반관리비 등을 보장하는 것으로 자회사의 이윤과 운영이 유지되며, 모기관에서 인건비를 구체적으로 산정하고 채용해야 할 근로자의 수 등을 정하고 있다.

인원 관리에 모기관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거나 관리하는 경우도 나타났는데, 정원을 직무별로 세분화하여 정해 두거나, 정원 조정 및 인원 변경, 교체 등의 경우 모기관에 통보‧협의를 넘어 승인을 받도록 한 곳도 있었다. 자회사 노동자들의 신원에 대한 증빙을 모기관에 제출하도록 한 경우도 있었다.

신설 자회사가 사실상 인력공급형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은 알리오에 공시된 현재 신설 자회사의 목적 사항을 보면 보다 분명히 드러난다. 신설 자회사 대부분이 인력공급서비스업, 시설 및 운영 관리, 경영지원 서비스업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었다. 즉, 기관이 존재하는 한 상시적으로 존재하는 업무에 대해 다만 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자회사를 둔 것이다.

이는 한국철도공사의 코레일테크(주)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코레일테크(주)는 철도의 선로 유지 보수 등의 업무를 주되게 수행하는 자회사이며, 알리오를 통해 확인되는 사업목적 역시 ‘철도궤도공사’로 공시되어 있다. 심지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대부분의 해당 업무가 직영 운영이 결정되었고, 그간 민간 용역업체로 운영되던 시설관리 및 청소 등의 업무를 자회사로 전환하면서 코레일테크(주)로 소속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코레일테크(주)는 사실상 주요사업 목적 자체가 변경되는 상태가 되었고, 그 정관에 ‘청소(건물위생관리사업 등) 용역업’을 신설하게 되었다. 기관 목적에 하나의 사업을 추가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해당 노동자들이 코레일테크(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인력이 되면서 기관의 성격 자체가 바뀌어 버린 것이다. 이러한 경우 자회사는, 그저 모기관으로 인력을 수급하는 통로에 지나지 않는다.

심지어 일부 자회사의 경우 그 정관에 ‘파견업’ 또는 ‘인력공급업’ 등을 목적 사업으로 명시하고 있었다. 43개 기관 중 34개 기관의 정관이 확인되었는데, 그 가운데, 12개 자회사 정관에서 이와 같은 내용이 확인되었다. 여러 목적사항 중 하나이지만, 공공기관의 출자로 파견업체 또는 인력공급업체를 만들었다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목적에 파견업 및 인력공급업을 포함한 자회사>

 

* 주식회사 아리랑TV미디어 제2조(목적) 10. 인력공급업 및 파견업

* 지케이엘위드(주) 정관 제3조(사업) 9. 인력파견업

* 기보메이트 정관 제2조(목적) 1. 근로자파견업

* SBDC종합관리(주) 정관 제2조(목적) 4. 근로자 파견업

* 중진공파트너스(주) 정관 제2조(목적) 1. 근로자 파견업

* 코스포서비스(주) 정관 제2조(목적) 1. 고용알선 및 인력공급업

* 코웨포서비스(주) 정관 제2조(목적) 1. 고용알선 및 인력공급업

* 이더블유피서비스(주) 정관 제2조(목적) 1. 고용알선 및 인력공급업

* 킨스파트너스(주) 정관 제2조(목적) 7. 고용알선 및 인력공급업

* 캠코시설관리(주) 정관 제2조(목적) 3. 인력공급업

* 코레일네트웍스(주) 정관 제2조(목적) 24. 고용알선업, 인력공급업

* 케이앤에프파트너스(주) 제2조(목적) 4. 사업지원서비스업(고용알선 및 인력공급업, 사무지원 서비스업 포함)

 

 

4. 드러나지 않는 모기관의 책임

 

원청인 모기관의 책임은 자회사 계약을 통해서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2018년 말 정부가 제시한 ‘바람직한’ 자회사 모델(안)에서는 자회사의 안전, 예산 등 모회사의 책임을 보다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기관들은 계약서상의 문구를 통해 원청의 책임을 회피하고, 자회사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자회사가 근로조건 및 근로기준법상 일체의 책임을 지며, 노동쟁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산재보상, 복리후생 등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모기관에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계약상의 문구는 여러 기관에서 발견된다. 근로계약상 사용자로서 자회사의 당연한 책임일 수 있지만, 용역계약을 통해 모기관의 책임을 전적으로 면하려는 의사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분명 모기관의 유지 운영을 위해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모기관이 제공하는 공적 서비스의 일부를 위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자회사의 구분은 고용상 책임을 엄격히 분리하기 위한 경계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나아가 공적 책임을 분리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이 100% 출자한 자회사라고 하더라도 고용의 책임, 위탁한 업무의 종국적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모기관이다. 이를 회피한다면 해당 서비스의 수준을 담보하기 어렵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책임 분할은 수직적 소통의 단절을 야기한다. 이러한 소통의 단절이 노동자의 안전을 침해하고 공공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것을 구의역 참사, 태안화력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 등 많은 하청노동자들의 죽음으로 확인해 왔음에도, 여전히 모기관의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해 자회사로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5. 공공부문 고용구조 개선을 위한 과제

 

1) 현재 자회사 전환이 가지는 일시적 대책으로서의 성격

현재의 자회사 전환이 일시적인 성격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것은 공공부문 정책의 전반적인 민영화 흐름 때문이다. 자회사는 가장 우선적으로 민영화 및 통폐합을 통한 정리의 대상이 되어 왔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자회사에 대한 대대적인 민영화 및 통폐합을 통한 구조조정이 진행되었지만, 2004년 이후 다시 출자회사가 확대되고, 2009년 이명박 정부 하에서 다시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정리를 목적했던 131개 출자회사 중 74개가 정리(67개는 지분매각, 5개는 폐지‧청산, 2개는 통폐합) 되었다.

그 과정에서 자회사에 대한 관리정책이 일면 정비되기도 하였지만, 공공부문 민영화라는 큰 정책 흐름 속에서 가장 먼저 민간자본이 들어오고, 완전 민영화의 길을 걷는 1순위로서의 위치로 ‘자회사’를 두고 있는 측면이 컸다. 그렇게 민영화의 전단계로 활용되고, 정책에 따라 매각‧통폐합 되어왔던 자회사를 고용 안정의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 현재의 정책인데, 이는 당연히 민영화를 중심으로 한 공공부문 정책과 충돌될 수밖에 없고, 그 가운데 언제든지 폐기될 수 있는 불안정한 위치인 것이다.

당연히 ‘자회사 고용의 방식’이란 정책의 현재적 의지와 무관하게 일시적일 수밖에 없고, 또 일시적인 것으로 만들어 버릴 여지가 큰 배경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당연히 자회사 고용에서 완전한 고용안정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신설 자회사 실태를 볼 때 해당 기관들 역시 현재 신설 자회사에 대해 해당 기관의 위탁 업무를 향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기관으로서 인식하지는 않는 듯하다.

그래서 현재의 자회사 방식이 장기적 대안으로 자리잡기는 그만큼 어렵다. 그런 점에서 보다 빠르게, 공공부문 고용구조의 개선을 위한 이후 과제를 논의해야 한다. 자회사 방식을 장기적 대안으로 하겠다면 자회사와 관련된 규율의 전반적 재검토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다시금 직영화의 방안이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2) 공공부문 고용구조 개선을 위한 이후 과제

 

(1) 공공부문 인력 운영 정책의 재검토

공공부문 인력 운영에 대한 정부 정책의 근본적 재검토가 분명 필요하다. 그간 공공부문의 민영화 과정에서 핵심과 비핵심을 나누는 논리는 비핵심 분야로 규정되는 영역을 가장 먼저 외부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이는 다시 파견‧용역 등의 간접고용 구조의 개선을 논하는 과정에서도 직접고용으로 전환할 부분과 자회사로 전환할 부분을 나누는 데 영향을 미쳤고, 핵심업무와 안전업무 등 직접고용과 자회사를 나누는 기준은 상시‧지속적 업무의 정규직 고용이라는 기준을 배격하면서 작동했다.

그로 인해 노동자의 고용 불안의 요소, 처우 악화의 요소는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리고 공공서비스의 안정적이고 안전한 제공을 계속해 위협할 것이다. 분리를 위해 업무의 중요도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공공서비스의 안정적인 제공, 안전을 담보하는 운영이 우선적 가치로 제기되어야 한다. 그에 있어서 해당 기관의 유지 운영에 필요한 상시적 업무는 외부로부터의 공급이 아닌 직접고용‧상시고용으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효율성과 성과가 공공성을 대체해 온 과정에 대해서도 돌아보아야 한다. 공공부문의 최대가치는 수익을 낳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모두에게 제공되어야 할 사회적 서비스의 충분하고 안정적 제공이, 비용 절감과 수익의 앞자리에 놓여야 한다.

 

(2) 자회사와 관련한 법률 규정의 개정 필요

자회사와 관련해서도 공공성과 노동권의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재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출자회사의 목적성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다분히 많은 논의과 법 규정의 정비가 필요한 문제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지만, 사업의 일정 부분을 위탁 운영하는 것은 서비스 제공의 질 담보 문제, 해당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권리 문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무분별한 자회사의 설립은 목적 사항에서부터 규율될 필요가 있으며, 설립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직영화할 수 있는 절차들을 두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인력공급형에 지나지 않는 경우들을 규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신설 자회사들의 경우 당장 설립의 목적 등을 재정비하거나, 기관의 독립성 강화를 이유로 자체 수익을 형성하기 위한 수단을 강구하는 것은 오히려 안정성을 해치는 길일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력파견, 인력공급 등을 목적사항으로 규정한 부분은 삭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는 수의계약이라는 방식으로 고용과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회사의 계약 형태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공공기관으로의 지정이 현재로서 유효한 방안일 수 있을 것이다.

 

(3) 원청 모기관의 책임성 강화 필요

모기관의 책임도 분명하게 확인되어야 한다. 공공기관이 일부 업무를 자회사 등의 형태로 외부위탁 운영하더라도 해당 서비스 제공의 최종 책임자이자, 해당 노동자들에 대해 노동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를 최종적으로 지는 것은 원청 기관이다. 이를 회피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또한 이것은 별도의 논리를 필요로 하는 문제도 아니다. 자회사 등에 대한 규정에서부터 애초 모기관과 자회사의 관계는 출자에 따른 관리 및 지배권 행사를 전제하고 있기에, 그에 상응한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다.

지금까지는 불법파견 혹은 간접고용 법리에 따른 책임을 면탈하기 위한 움직임을 공공부문에서조차 제어하지 못했다. 정규직 전환에서도 상당수 기관이 자회사라는 간접고용 형태를 취하게 된 배경 역시 이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이러한 태도는 해당 노동자들의 권리 보장만이 아니라 공적 서비스의 질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 공공부문이 민간을 선도하는 모범 사용자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 실질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부분에 대해 모-자기관의 경계를 이유로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앞서서 자회사 노동자들과 모기관의 교섭과 협의를 제안하고 그 형식을 구축해 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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