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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투쟁/이슈

“투표를 넘어 투쟁으로, 노동악법 철폐! 노동3권 쟁취!” 투쟁사업장 공동투쟁

차헌호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 공동대표,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

 

 

청승맞게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6명의 노동자들이 광화문 세월호 광장이 훤히 보이는 건물 옥상 전광판 위에 나타났다. 전광판 위에서 천천히 대형 현수막이 내려진다. 길을 가는 시민들이 고개를 들어 건물 옥상을 바라본다. 세월호 광장에 있는 시민들이 건물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정리해고·비정규직 노동악법 철폐! 노동법 전면 제·개정! 노동3권 완전 쟁취!’, ‘세월호 진실규명’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펼쳐졌다.

   

노동조합에 가입했다고 무급 자택근무를 받은 울산 현대자동차 2차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구미공단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문자 한 통으로 하루아침에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 강원도 삼척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어 싸우며 정규직 판정을 받았으나 회사로부터 도리어 해고 통보를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 한 번도 적자가 나지 않은 공장에서 장래에 올 경영위기 우려로 정리해고를 당해 10년째 싸우고 있는 노동자, 구로공단과 명동에 있는 세종호텔에서 노조파괴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 이렇게 6명의 노동자들이 함께 4월 14일, 고공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순신 장군이 서 있고, 세종대왕이 앉아 있는 광화문 광장이 훤히 내다보인다. 전광판 아래에서는 3일 밤낮을 비닐과 침낭을 가지고 전쟁을 치르고 있다.

   

고공단식농성 5일째가 되었다. 또 비가 내린다. 날씨가 추워졌다. 고공에 있는 동지들이 춥다고 연락이 왔다. “춥다.” 라는 말 한 마디가 마음을 미어지게 만든다. 파란 하늘마저도 쳐다볼 수가 없다. 6명의 노동자들이 광화문 전광판 위에 우뚝 서있다.

 

뜨거웠던 광화문 광장은 조용하다. 광장을 밝혀온 촛불은 일상으로 돌아갔다. 언론은 1,600만 촛불이 유례없는 비폭력과 평화집회로 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떠들고 있다. 정부청사 비닐농성장은 덩그러니 홀로 떠있는 배처럼 느껴졌다. 1,600만 촛불이 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를 썼을지 모르지만 노동자들의 삶은 달라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촛불이 조기대선을 만들었지만 대선에서 노동을 담은 목소리는 찾아볼 수가 없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노동자들은 스스로 투쟁에 나섰다.

 

이미 5개월간 시국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투쟁사업장 공동투쟁 노동자들은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이다. 정리해고로, 비정규직이라서, 노동조합으로 권리를 찾으려다가 길거리로 내몰린 노동자들이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문제를 넘어 노동악법 철폐와 노동3권 쟁취를 지금 이 시기에 외치는 이유는 단순하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제도는 외환위기 이후에 김대중 정권이 만든 법이다. 김대중 정권이 만든 이 법으로 자본은 경영에 대한 부실 책임을 20년간 노동자들에게 전가했다. 그로 인해 노동자들의 삶은 파탄이 났다. 정규직은 길거리로 내몰렸고, 대부분의 일자리는 비정규직이 되었다.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기간제와 파견이라는 이유로 절반의 임금을 받으며 일해야 했고, 자본이 계약을 해지하면 언제든지 쫓겨나야 했다. 노동악법을 만든 이들이 조기대선을 통해 다시 정권을 잡으려고 한다. 이 책임을 이들에게 물어야 한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제도’는 싸워서 없애지 않으면 노동자들의 목을 조르는 악법 중에 악법이다. 뿐만 아니라 노동법 전면 제·개정을 통해서 노조 할 권리도 온전히 쟁취해야 한다.

 

박근혜를 감옥으로 보내고 열어낸 지금 이 대선 공간에서 갑을오토텍 조합원 동지의 죽음 소식이 들려왔다. 노조파괴에 죽음으로 내몰리는 악순환을 이제 끊어야 한다. 울분에 찬 노동자 민중의 삶의 요구를 당당히 외치고 투쟁으로 정면 돌파하는 것 외에 우회로는 없다. 이제 노동자 민중의 절박한 삶의 문제는 전면적인 사회적 투쟁과 의제가 되어야 한다.

 

그 길에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이 온몸을 던져 깃발이 되고자 한다. 효소도 없이 물과 소금만 먹으며 고공단식농성을 이어가는 동지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힘차게 투쟁을 전개해 나가자. 6명의 동지들이 안전하게 무사히 내려올 수 있게 하는 길은 노동악법 철폐와 노동3권 쟁취 투쟁에 우리 모두 힘을 모으는 것이다. 2017년은 광화문 고공단식농성을 시작으로 노동자들의 삶을 바꾸는 투쟁이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져나가도록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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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침낭 3개 때문에 새벽 4시까지 경찰과 치열하게 몸싸움하며 밤을 꼬박 새우고도, 밑에서 엄호하는 동지들이 보입니다. 많은 연대동지들과 응원해주는 시민들도 보입니다. 우리는 외롭지 않습니다.

오늘부터는 속을 비우는 약을 먹습니다. 숙변을 제거하기 위해서 먹는다고 하는데, 하루 열 알을 세 번에 나누어 먹습니다. 물 2리터와 약간의 소금이 전부, 소금 알갱이 한 개씩 침으로 녹여먹는 맛이 의외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가림막을 치기 위한 시도와 폭력경찰의 도발이 오늘도 진행됩니다. 방어하는 동지 3명과 시민 1명이 구급차에 실려갔습니다. 고공과 아래는 한 목소리로 "폭력경찰 물러나라!"를 계속 외쳤지만, 경찰의 도발은 계속됩니다. 체력은 점점 떨어지지만 우리는 고공에서 우리의 방식대로 함께 싸워 나갈 것입니다. 오늘도 긴 밤 함께 싸워보자, 투쟁!”

- 고공단식농성 2일차, 오수일(아사히비정규직지회)

 

“박근혜와 일부 조력자들은 구속되었지만 아직도 노동자 민중의 삶을 파괴하고 자기들 이익만 챙기기에 혈안이 되었던 수많은 부역자들은 공고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실습생이란 신분으로 고스란히 자본의 이윤에 의해 영문도 모른 채 죽음을 선택한 고교생이 있고 백만이 넘는 노인들이 폐지를 주워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이 땅의 현실.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을 벗어나지 못하고 50시간, 60시간 일해야만 겨우 생활할 수준이 되는 노동의 현장 등 자본에 의해 쫓겨나고 빼앗기고 탄압받는 이 땅의 노동 현실들은 법과 제도로도 철저히 자본만을 위해 존재합니다.

이제 박근혜 퇴진을 이끈 촛불의 힘들이 노동자 계급임을 각성하고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 쟁취를 위해 노동악법 철폐와 노동3권 쟁취를 함께 만들어 내야 합니다.”

- 고공단식농성 4일차, 고진수(세종호텔노동조합)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은 필연적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숙명이라면 당당히 받아들이고 자본가와의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그런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내일도 그렇고, 우리의 삶은 그럴 것입니다. 대선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동지들도 느꼈을 겁니다. 저들의 머릿속에 국민의 삶은 없습니다. 오로지 본인들의 기득권, 본인들의 삶을 위한 생각들만 가득합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의 삶을 그들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은 스스로 개척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좀 힘들더라도 힘을 모아 우리가 원하는 세상에 다가갈 수 있도록 우리가 힘차게 투쟁합시다. 비록 우리의 길이 멀고 험난할지라도 우리의 뜻과 의지가 굳건하다면 그 길은 결코 멀리 있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힘내서 반드시 승리하는 투쟁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투쟁!”

- 고공단식농성 5일차, 이인근(콜텍지회)

 

“우리가 이 시기 학살의 고리를 끊겠다고 오른 이상 더 이상의 죽음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의무일 것입니다. 이 싸움이 적당한 타협으로 정돈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도 할 만큼 했으니 이 정도에서 끝내자고 적당히 타협해 온 과정이 우리에게 더 가혹한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더 엄격해지고, 온전한 승리가 아니라면 적당히 마무리하는 과정은 만들지 맙시다.

6명의 안위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투쟁으로, 노동자 민중도 사람답게, 노동자 민중의 삶이 이윤보다 더 존중받는 세상 만드는데 우리가 불씨가 돼서 더 크게 타오르게 힘차게 싸워 나갑시다!”

- 고공단식농성 6일차, 김혜진(하이텍알씨디코리아 민주노조사수투쟁추진위원회(추))

 

“위에 있는 동지들 아직 이상 없습니다. 조금 힘이 빠지기는 했지만 정신은 더 또렷해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 이번 싸움의 목적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단사 싸움으로 이 국면 돌파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공동투쟁을 시작했던 것입니다. 우리의 투쟁이 진정 인간해방, 노동해방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지들이 밑에서 멋지게 싸우고 있습니다. 이 싸움이 들불이 될 것입니다. 그걸 믿고 위의 동지들, 아래의 동지들과 함께 힘차게 싸워가겠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각오입니다. 투쟁!”

- 고공단식농성 7일차, 김경래(동양시멘트지부)

 

“지금 이 시간을 살아가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느낄 것입니다. 노동자로 서민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 세상인지! 비정규직의 서러움을, 정리해고의 아픔을 당해보지 않았다고 모르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5천만 국민 중에 2천만 명이 노동자이고 절반인 1천만 명이 비정규직, 계약직, 일용직, 아르바이트 노동자입니다. 이것은 누가 만든 것입니까? 자본가 정권이 한통속으로 더 많은 자본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만들어 놓지 않았습니까?

묻고 싶습니다, 무엇을 위해 촛불을 들었는지. 장미대선이라니 어이없고 황당합니다. 그들에게 권력을 쥐어주려고 긴 시간 추위와 싸워가며 촛불을 든 것입니까? 그들 중 누구 하나 노동의 문제는 중요시 여기지 않는데 결국 그들의 손에 놀아난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동지들이여, 늦지 않았습니다! 투표를 넘어 투쟁으로, 거수기가 아닌 투쟁으로 우리의 삶을,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킬 때입니다. 노동악법 철폐, 노동법 전면 재개정, 노동3권 쟁취를 위해 지금 함께 싸웁시다! 투쟁으로 돌파합시다!“

- 고공단식농성 7일차, 정재영(현대차비정규직지회)

 

 

노동악법철폐,노동3권쟁취,투쟁사업장공동투쟁_차헌호-질라라비201705.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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