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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투쟁/이슈

■ 현장에서 지역에서 철폐연대 동지들은

 

“비정규직 철폐!” 가슴 뛰는 일이니까, 주저 없이 시작해보렵니다!

임용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

 

 

회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지난 10월 1일부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으로 일하게 된 임용현이라고 합니다. 우선, 이렇게 철폐연대의 기관지 <질라라비>를 통해 ‘불쑥’ 찾아뵙게 돼 무척이나 죄송하고 쑥스럽습니다. 하지만, 철폐연대 신입 활동가로서의 소회와 다짐을 여러분께 지면으로나마 전할 수 있어 한편으로는 참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새로운 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한 지 채 두 달도 안 된 제가 철폐연대 회원들에게 대체 어떤 이야기를 건넬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은 없는데요. 제가 하고많은 운동단체 중에 ‘왜?’, ‘어째서?’ 철폐연대의 문을 두드리게 됐는지, 이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게 아무래도 적당할 것 같습니다.

 

 

1 겸허한 마음으로 바닥을 닦으며 [출처 철폐연대].jpg겸허한 마음으로 바닥을 닦으며 [출처: 철폐연대]

 

 

소개합니다

 

아시는 분도 더러 계시겠지만, 저는 2010년부터 사회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거두절미하고 어떤 사회운동에 참여했는지 간략히 말씀드릴게요. 저는 오래 전부터 이윤과 경쟁 본위의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노동자민중의 대안과 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품어왔었고, 이런 생각은 저를 사회주의 운동으로 이끌었습니다. 지금 이 세상은 가진 자들에게만 너무 많은 권한과 자본이 집중돼 있는데, 이 불평등을 완전히 제거하려면 승자독식의 사회체제부터 바꿔야 하지 않나, 활동을 하면 할수록 이런 신념이 단단히 뿌리내리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난해까지 약 9년여 기간 동안 이 운동에 나름 최선을 다해 함께해왔었고, 최근 3년은 ‘사회변혁노동자당’이라는 정당에서 중집 사무처 일원으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느닷없이 불안정노동 체제 철폐를 본령으로 삼는 단체에 새로 둥지를 틀게 되었냐고요? 몇 가지 단어로 철폐연대 활동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정규운동의 전망에 집중하기

 

첫 번째는 ‘전망’입니다.

최근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조국 사태에서 불공정, 불평등을 화두로 꺼내게 된 배경에는 법‧제도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타고 넘으며 특권과 반칙을 일삼는 주류 기득권 세력에 대한 분노가 깊게 서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정규직이라는 불안정한 고용형태 역시, 이들 기득권 세력이 그들만의 풍요를 위해 노동악법을 만들어 ‘제도화’했다는 측면에서 대중의 분노가 활활 타올라야 할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은 이런 이야기를 구구절절 하지 않더라도 비정규직 문제가 얼마나 이 세상을 좀먹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반면, 차별을 구조화하고, 불안을 고착화하며, 위험을 외주화하는 비정규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금 ‘절망’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내일의 ‘전망’을 밝히기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요? 쉽지 않은 길임을 모르지 않지만, 그래도 비정규직 운동/투쟁에서 저는 전망을 찾고 싶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곁에서 함께 투쟁하고, 비정규직 운동의 전망을 개척하는 일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철폐연대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문제에 천착하며 날카롭게 벼리기

 

 

두 번째는 ‘천착’입니다.

제가 써놓고도 너무 어려운 단어라서 사전적 의미를 슬며시 뒤적여봤습니다. ‘어떤 원인이나 내용 따위를 따지고 파고들어 알려고 하거나 연구함’이라는 뜻이더군요. 제게 특히나 부족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정부와 자본에 대한 분노‧항의를 넘어, 차별과 배제를 존속시키는 구조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말하려면, 정부 정책과 자본의 대응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폐단을 낳고 있는지 정확히 짚어봐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비판과 주장에 수긍하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이고, 불안정노동 체제에 맞선 투쟁도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이러저러한 핑계를 대며 다음으로 미뤄둔 숙제들이 산더미 같은데요. 자꾸 뒤로 미루지 않고, 이제라도 철폐연대를 비롯한 동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고 학습하고 싶습니다.

 

 

스스로를 객관화하고 주체화하기

 

세 번째는 ‘나를 찾기’입니다.

어쩌면, 이 얘기는 활동가로서 철저하지 못했던 제 삶에 대한 부끄러운 고백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솔직히 털어놓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요.

지금까지 활동가로 살아오면서 제 삶을 스스로 준비하고 설계하는 데에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주로 조직의 목표에 제 삶을 욱여넣는 방식으로 활동을 배치해왔고, 그것을 목적의식적인 활동이라고 위안 삼으며 별다른 고민 없이 지내왔던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욕구는 어느 순간 중요하지 않은 문제인 듯 (스스로) 취급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런 저의 태도가 활동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수동적인 모습으로 나타났고, 결국 일을 처리할 때마다 제 역량이나 조건을 냉정하게 점검하고 성찰하는 데에 소홀해지기 일쑤였다는 점입니다.

‘유능한’ 활동가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의 비뚤어진 발현이라 해야 할까요? 여전히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무엇을 가장 잘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앞으로는 자기주도성, 자기객관화가 결여된 활동을 되풀이해선 안 되겠다는 다짐부터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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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6.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출범대회에서 [출처: 철폐연대]

 

 

새롭게 펼쳐질 날들이 기대됩니다!

 

어쩌다가 나는 이 곳에 오게 되었는가,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은 이야기는 싱겁지만 딱 여기까지입니다. 사실 제 소개를 어떻게 해야 할지 한동안 노트북만 켜놓은 채 글을 쓰기 어려웠거든요. 아마도 이후 제가 해나갈 활동을 통해서 여러 동지들을 직접 만나는 게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제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일 것 같습니다.

참, 지금의 저는 철폐연대가 진행 중인 사업들을 아직까지는 ‘맛보기’하는 단계여서 본격적으로 결합하고 있는 사업은 주로 연대체 활동에 국한돼 있답니다. <반월시화공단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과 <톨게이트 직접고용 대책위>, <‘비정규직 이제 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등의 활동에 철폐연대 이름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 사업 평가를 거쳐 새해가 밝으면 제가 맡게 될 사업 영역들도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거라 기대 중입니다.

회의 석상이나 누군가를 만나는 공간에서 저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라고 소개하기가 아직 쭈뼛쭈뼛할 때도 많습니다. 새로운 공간과 사람들, 활동에 곧 익숙해질 날이 오겠지요? 동지들의 따뜻한 격려와 조언을 기다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동지들과 만나서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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