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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질라라비

■ 오늘, 우리의 투쟁

 

코로나19 틈타 구조조정 나선 포스코 - 가장 먼저 잘려 나가는 하청노동자

 

정용식 •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지회장

 

 

 

 

일은 힘들고 일자리는 불안하고~

 

“지금도 힘들고 지치는데, 현장 인원을 줄이겠다고 합니다. 하청업체 매출을 줄이라는 말은 뭐겠습니까? 인원을 줄이라는 말입니다. 제철소가 자동화 공정도 아니고, 인원을 줄이면 결국 남는 사람들만 죽어라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포스코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의 탄식이다. 코로나19 재난 이전부터 현장은 표준작업서의 적정 인원이 모자란 상태에서 일해 왔다. 인원 충원을 요청해도 반복적으로 묵살되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철강경기가 위축되자 이젠 노골적으로 부서 통폐합이 진행되고, 촉탁직과 계약직 임시고용 노동자들이 계약해지 됐다. 이때가 포스코에서 ‘극한의 원가절감을 통한 비상경영’을 이야기하던 시기다.

5월 15일 포스코는 ‘직원들의 고용과 소득안정 및 사기저하 방지를 위해 당장의 휴업조치는 지양하되 연차휴가 사용을 통한 비용 절감’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한 달 뒤인 6월 16일 일방적인 강제휴업이 현실화되었다. 오히려 포스코는 ‘고용안정의 중요성을 감안해 현재로서는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역시나 하청업체 촉탁직과 계약직 임시고용 노동자를 1차로 집중해고 한 것이다.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는 100여 개의 1차 하청업체가 있다. 1차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임시고용 노동자 수백 명이 포스코로부터 쫓겨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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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7.1.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가 ‘포스코의 하청업체 5% 운영비 축소에 따른 15% 인원감축 저지!’를 내걸고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앞 릴레이 1인 시위 돌입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출처: 금속노조]

 

최정우가 채찍질하며 노동자를 절벽으로

 

7월 1일 광양과 포항의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부터 2인 1조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포스코의 신속한 비상경영 선포가 결국은 강제 연차소진, 강제휴업, 인원감축으로 노동자에 대한 책임전가로 나타나는 것을 규탄했다. 매년 수십조 원의 매출과 수조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때는 임원진들만 성과급 잔치를 하더니, 경기위축으로 영업이익에 영향을 받았다고 바로 노동자의 허리띠만 졸라매라는 최정우 회장의 경영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포스코가 중소기업도 아니고,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던 기업이념의 본질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포스코는 극한의 원가절감을 달성하기 위해 하청업체별로 3년간 매년 5% 매출 삭감을 강제하고 있다. 하청업체의 매출 삭감은 결국 인건비 항목의 삭감이며, 3년 동안 총 15% 인원을 감축하라는 지시와도 같다. 계획에 따르면 300여 명 규모의 하청업체는 3년간 45명을 감축해야 한다.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서 일하는 1만 8,000여 명의 하청노동자 중 최소 2,700여 명이 3년 안에 쫓겨나게 된다. 코로나19를 빙자한 포스코의 구조조정과 인원 감축의 칼날이 가장 취약한 노동자, 노동조합의 울타리 밖에 있는 노동자들에게 먼저 휘둘리고 있다. 지금 촉탁직과 계약직의 임시고용 노동자들의 1차 해고는 상시고용 노동자들의 2차 해고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금속노조에 가입한 사업장도 예외일 순 없는 것이다.

 

고용불안을 넘어 노동권 후퇴를 탐하는 포스코

 

지회 소속 피에스씨분회의 경우 하청업체가 코로나19를 핑계로 1분기 성과금 40%를 미지급했다. 2분기 성과금 100%를 포함하여 총 140%를 미지급하고 있다. 이미 2020년 포스코와의 계약이 완료된 상황에서 하청업체가 성과금을 미지급할 이유가 없다. 철강경기 위축, 포스코의 위기를 고조시켜 현장에 불안심리를 조장하려는 것이다. 포스코에 불어닥친 바람은 하청노동자에게는 태풍급 피해를 주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와 하청업체의 고용불안과 인원감축은 종착점이 아니다. 자본은 임금과 단협 후퇴, 취업규칙 변경, 타임오프 사용 제한 등 노동조합 활동을 묶고 노조의 힘을 빼는 공세를 인력감축과 함께 진행할 것이다. 이미 포스코는 공장 내 노동조합 활동을 보안사항을 이유로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현장 선전전, 현장 이동 등이 통제되고 있다. 포스코의 영향을 받는 기업노조와의 차별로 민주노조의 현장 영향력을 축소시키려 하는 상황이다. 급기야 코로나19를 틈타 노동조합 할 권리, 노동조합을 제거하는 것이 최종 목적지일 것이다.

결국 노동자의 소득안정, 고용안정과 생활안정을 위한 길은 노동조합 할 권리를 지키는 것이 핵심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단지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깃발을 지키는 것만이 아니라, 광양과 포항의 1만 8000여 명 전체 사내하청 노동자와 함께할 수밖에 없다. 전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불만과 분노의 이유를 모아, 싸움을 진행해야 승산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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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 중인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 모습. [출처: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포스코 비상경영은 낙제점

 

포스코 비상경영이라는 폭탄은 화재사고와 추락 사망사고 등 재해로도 연결되고 있다. 6월 13일 포항제철소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하고, 7월 13일 광양제철소에서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강제 연차소진, 강제휴업, 인원감축 등 사람 중요한지 모르고 줄이더니 곳곳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사기는 저하되고, 노동강도 강화로 몸은 지쳐가고 있다. 소득감소와 고용불안으로 이제 포스코로부터 일자리까지 내쫒길 판이다. 시민들은 환경오염, 정경유착으로 포스코를 손가락질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은 탁상행정 수준이다. 그래서 모든 노동자들이 비상경영에 대해 낙제점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7월 27일은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취임 2주년 되는 날이다. 벌써 최정우 회장의 연임을 저지하고 최정우 회장 없는 포스코를 노동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노동탄압, 중대재해, 환경오염, 정경유착, 불법파견 등 모든 일이 꼬이고 노동자들만 쥐어짜고 있다. 이제 코로나19를 틈난 포스코의 꼼수를 넘어 최정우 퇴진을 향한 투쟁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노동자들의 권리와 생존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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