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라라비/202003]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외침 / 이근재

by 철폐연대 posted Mar 0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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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지역에서 철폐연대 동지들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외침 

- 철폐연대 제17차 정기총회 후기

이근재 (사무금융노조 활동가, 철폐연대 집행위원)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2월 7일 19시,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제17차 정기총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철폐연대는 다른 단체나 조직 들처럼 집회에 깃발을 세워서 회원들을 모으지 않는다. 여타 정치조직처럼 “저는 철폐연대 회원입니다” 공개적으로 알리면서 활동을 하지도 않으니 1년에 한 번 정기총회에서나 회원들의 건재함을 확인하고 있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상임활동가들이 회원들의 연락처를 나눠서 문자 또는 전화로 참석을 독려한다. 확답을 받았어도 당일 정기총회 시작 즈음에는, 가슴 졸이며 성원 확인을 한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몇 년 동안 개최됐던 여느 정기총회와는 다르게 시작 시간 1분 전에 성원이 되어 양한웅 대표의 개회 선언이 있었다. 18시 59분 시작.

 

다들 의아해하는 분위기에서 정기총회를 시작하게 되었다. 정기총회를 시작하면서 옆자리의 동지들과 왜 올해는 빨리 성원이 되었을까를 빠르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나는 맥주가 회원들의 참석률을 올리는 데에 영향을 주었을 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확인해 보니 사전에 회원들에게 약간의 주류와 다과를 준비한다는 공지는 하지 않았다.

   

정기총회를 저녁 7시에 시작하는 관계로, 회원들이 저녁식사를 거르고 참석할 것을 예상하여 상임활동가들이 김밥과 간단한 다과를 준비했다. 그리고 1인당 한(?) 캔 정도로 준비한 맥주는 조금 더 가벼운 분위기에서 회원 동지들의 적극적인 토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었으나, 아쉽게도 성공하지 못했다.

 

 

철폐연대의 소중한 경험이 쌓여 집행위원이 되다

 

나와 철폐연대의 인연은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 총파업 투쟁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시민대책위원회에 참여한 철폐연대 동지들의 헌신적인 투쟁과 활동이, 긴 인연으로 이어졌다. 그간 사무금융운동은 불안정노동의 영역보다 사무금융노조 내 정규직 중심의 운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나 역시도 철폐연대에는 ‘눈팅’만 하고 있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 총파업 투쟁에 함께한 동지들과의 의리로, 철폐연대 회원에 가입하고 처음으로 맡은 ‘감투’가 정기총회 때 선관위원장 역할이었다. 중립적인 위치에서 긴장감 있게 선거를 진행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임했지만, 아쉽게도 나는 미리 ‘짜여진 각본’(?)에 의해 사전에 결정된 임원들의 찬반을 묻는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선관위원장 역할을 나름대로 충실히 이행하고 다음에 쓴 ‘감투’가 조직에서는 나름 중책인 감사다. 내가 감사가 된 이유는 아무래도 사무금융노조에 있다 보니 숫자에 밝을 것이라 생각하여 적임자로 생각하고 추천했으리라. 예전 사무금융연맹 코스콤 비정규직지부 투쟁 당시에 조합원이었던 <작은 책>의 정인열 동지와 함께 3년 동안 매년 사업과 회계에 대한 감사를 무난하게 수행했다.

 

지난 3년간 철폐연대 회계를 들여다보면서 느낀 점은 철폐연대의 재정이 너무나 열악하다는 점이다. 회원들과 후원회원들이 납부하는 회비와 각종 프로젝트, 교육비 등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상임활동가들의 활동비 및 각종 사업비를 지출하기도 빠듯했다. 회계 안정화를 위해 한 차례 후원주점을 열어 재정을 추가로 마련하였다. 3년 동안 회계감사로서 상임활동가들의 복리를 아주 조금이지만 개선시킨 건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올해부터 새로이 감사 역할을 맡게 된 공무원회복투위원장 김은환 동지, 올해도 감사 역할을 계속하는 정인열 동지의 분투를 기대한다. 나는 감사를 마치고 ‘드디어’ 올해부터 철폐연대의 집행위원 역할을 맡게 됐다.

 

 

사무금융노동자 미조직 비정규직 사업에 집중한다

 

사실 철폐연대의 집행위원 제안은 감사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에도 있었고, 그 제안에 고민이 많았다. 내가 능력이 있어서 철폐연대의 집행위원을 맡는다는 것은 아니다. 올해 사무금융노조 신임 집행부는 사무금융노조․연맹의 10만 대산별 노조 건설을 위해, 불안정노동자들의 조직화를 위한 미조직 사업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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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6. 2020년 사무금융노조 대의원대회 현장 [출처: 필자]

 

 

촛불항쟁 이후로 노동조합이 필요한 노동자들의 문의가 끊임없이 들어온다. 아직은 조직화에 어려움이 적지 않은 영역이지만, 사무금융 부문에서 일하는 수많은 콜센터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과 고용불안정에 내몰리고 있다. 올해는 사무금융노조가 미조직 사업을 힘있게 진행할 계획이고, 철폐연대와 함께하면 더욱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감히 욕심내어 집행위원이 되겠다고 했다.

사무금융노조는 그동안 부족했던 미조직비정규국의 활동가도 충원하였다. 당장 눈앞의 성과를 욕심내지 않고, 정말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지속적으로 열심히 활동할 것이다.

 

 

정시 개회 시작

홍준표 전 한통계약직 노조위원장

회원 50명 참석

기념촬영

100명 회원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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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총회 후기 원고를 요청받았으니 돌아와 충실하게, 정기총회 현장을 돌이켜보며 기록한다. 50명의 회원이 참석했고 4명의 동지가 참관했다. 대표로는 양한웅 대표가 연임, 감사는 김은환, 정인열 동지가 맡았다. 집행위원은 권미정, 권순만, 김철식, 김혜진, 신순영, 안명희, 엄진령, 윤지영, 이근재, 이미숙, 임용현, 장귀연, 정현철, 최은실, 카스 동지가 맡기로 했다.

 

민주노총 13층 대강당에 ㄷ자 형태로 배치한 4블럭의 회의테이블이 턱없이 부족해서 회원들이 들어올 때마다 기쁜 마음으로 책상을 더 만들었다. ㄷ자 테이블 구조를 통해, 소그룹으로 마주 앉아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토론 분위기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은 실패했지만, 회원들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측면에서 다과와 약간의 주류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내년에도 꼭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미리 공지를 한다면, 내년 정기총회 참석 예상인원을 70명 정도로 기대해본다.

 

회의 중간에 홍준표 전 한통계약직 노조위원장이 참석하여 회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홍준표 전 위원장은 2년 전 작업을 하다 전봇대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서 아직도 몸이 불편한 상태라고 했다. 빨리 완쾌되어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올해 정기총회 결의사항(?) 중 주목해야 할 것은 수입예산 증대 방안으로, 우리는 회원 100명 증대 계획을 확정했다. 이는 회원 1인당 1명의 회원을 가입시키면 아주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난 이미 3명의 후원회원을 가입시켰다. 마지막으로 참석한 회원들이 모두 모여 정기총회 현수막을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름을 밝히기 어려운 모동지가 기념촬영은 안건 순서에 없었다고 투덜댔다.

 

 

표 2020.2.7. 철폐연대 제27차 정기총회.jpg

2020.2.7. 제17차 정기총회 기념촬영 [출처: 철폐연대]

 

 

2020년에도 불안정노동자의 조직화를 위해! 비정규직 투쟁 정책을 만들고 확장하기 위해! 노동자들의 노동의식 함양을 위해! 전국의 모든 투쟁사업장 연대를 위해! 올해도 철폐연대의 이름으로 힘차게 활동을 하자!

 

나는 ‘없는 듯 있는 듯’, 성실하게 집행위원 역할을 할 것이다. 올해는 집회 현장에서 철폐연대 깃발이 나부끼고, 회원 동지들이 찾아와 반갑게 인사라도 나누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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