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승무원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승소에 부쳐

by 철폐연대 posted Sep 0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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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투쟁 끝에 2010년 8월 26일 KTX 승무원 동지들이 법원으로부터 철도공사의 노동자라는 인정을 받았다. 자그마치 4년 6개월이 걸려서 승무원들의 기본적이고 당연한 요구였던 직접고용의 길이 열렸다.                       KTX 승무원 노동자들의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승소에 부쳐


  2006년 3월 1일 서울과 부산 KTX 승무원 402명이 파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2006년 5월 19일 집단해고를 당하였다. 그리고 긴 투쟁 끝에 2010년 8월 26일 KTX 승무원 동지들이 법원으로부터 철도공사의 노동자라는 인정을 받았다. 자그마치 4년 6개월이 걸려서 승무원들의 기본적이고 당연한 요구였던 직접고용의 길이 열렸다.

  공사는 승무원들을 처음 채용할 당시 홍익회와 철도유통으로 일단 채용을 하지만 조금 지나면 철도공사 지원이 될 것이라고 승무원들에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이었고 사기였다. 직접고용과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승무원들이 단결하고 투쟁하자 그들은 철도공사와 완전히 다른 회사처럼 보이는 관광레저로 노동자들을 발령낸 것이다.

  그에 맞서 KTX 승무원들은 3월 1일 파업 이후로 끈질기게 싸워나갔다. 투쟁 도중에 많은 동지들이 힘들어하였다. 무엇보다 공사가 승무원들을 해고시키고 속였다는 사실에 크게 분노하였으나 너무나 완강한 철도공사의 태도에 많은 승무원들이 지쳐나갔다. 당장 먹고 살아갈 걱정을 하는 동지들도 많았다.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동지들도 많았다. 비정규노동자들의 처참함은 KTX 승무원 동지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철도노조와 조합원, 그리고 각계 각층의 지원에 힘입어 끈질기게 투쟁을 할 수 있었다. 다른 전국 노동자 투쟁에 큰 지원은 못하였지만 나름대로 연대활동도 열심히 해나갔다.

  해가 두 번 바뀌어 2008년 투쟁이 800일, 900일이 되어가면서 그들도 마지막 투쟁이라는 마음으로 서울역 철탑위로 올라갔다. 그 투쟁 말미에 회사는 관광레저의 계약직으로 복직하겠다는 안을 내밀었다. 더 이상 투쟁을 지속할 기운은 없지만 그래도 그러한 기만적인 안을 받지는 않겠다는 결의로 승무원들은 그 안을 단호히 거부하고 철탑농성을 마무리하였다.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내렸지만 이것은 KTX 승무원들의 투쟁의 승리이고 옆에서 이 투쟁을 지원 엄호하였던 전체 노동자들의 승리이다. 투쟁 기간 코스콤, 뉴코아-이랜드, 기륭의 동지들의 장렬한 투쟁이 있었기에 KTX 승무원들도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투쟁들이 모여서 비정규노동자들의 현실과 파견·도급 노동자들의 현실을 사회화하였고 그 문제가 철저하게 드러나면서 이번 판결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제는 철도공사가 이 노동자들을 처음 채용하면서 했던 약속대로 이들을 철도의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 노동자들이 철도공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번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에서 철도유통과 같은 회사는 유령회사이고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법원의 판결, 결국에는 철도가 사용자라는 점이 확인되었다. 이번 판결의 의미를 살리고자 한다면 ‘용역·도급·자회사’라는 여러 가지 이름으로 만들어낸 간접고용을 없애는 것이다.

  노동자들을 직접 채용하지 않고 사고팔아서 이익을 누리려는 자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서 사용자 책임을 지지 않는 원청회사들이 바로 4년 6개월 KTX 노동자들이 피눈물나는 고통을 당하게 한 주범이며, 더 많은 노동자들을 그런 상태로 내몰고 있는 주범이다. 그러므로 이번 판결을 계기로 간접고용은 더 이상 용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투쟁을 더 많이 조직해야 할 것이다.


                                    2010년 8월 30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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