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희망버스 무죄판결에 대한 논평

by 철폐연대 posted Oct 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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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4차 희망버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5일 서울동부지법 강민성 판사는 지난해 8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저지하기 위해 서울에서 열린 4차 희망버스 행사에 참석했다가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유모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을 통해 희망버<4차 희망버스 무죄판결에 대한 논평>


법원이 4차 희망버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5일 서울동부지법 강민성 판사는 지난해 8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저지하기 위해 서울에서 열린 4차 희망버스 행사에 참석했다가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유모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을 통해 희망버스 승객들에 대한 경검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의 부당성이 뒤늦었지만 증명된 것이다.

당시 경찰은 금속노조로부터 적법한 집회신고를 접수하고도 남영동 한진중공업 본사 앞까지의 행진을 금지하려 했다. 집시법상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 통보’라는 명분으로 남영삼거리까지의 행진만을 허용하고 편도 2개차로만 사용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려한 것이다. 희망버스 행사 하루 전인 26일에야, 그것도 집회주최자나 신고자와의 연락도 없이 금속노조의 우편함에 통보서를 투입했던 것이다. 경찰은 이를 빌미로 당시 행진 내내 대열 선두에 방송차를 배치하여 해산경고 방송을 하면서 참가자들을 협박했고 행진을 방해했다. 급기야 한진중공업 본사 근처에서는 불법집회라는 이유로 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발사하면서 강제해산을 시도했다.

그러나 법원은 당시 행진을 금지한 경찰의 통보가 적법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통보서 내용을 집회주최자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는 경찰이 직접 서면을 교부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통보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집회주최자나 신고자는 물론 집회참가자들도 집회금지 여부를 알 수 없으므로 그 전달에 고도의 정확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은 너무나도 상식적이다.

특히 법원은 당시 통보서 전달이 적법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실제로 진행된 행진이 신고범위를 뚜렷이 벗어나지 않았고 차량의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곤란하게 하지 않았으므로 일반교통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는 통보서 전달의 적법성과는 상관없이 4차 희망버스 당시 행진이 적법했음을 법원마저도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4차 희망버스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현재 수십 명이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우리는 4차 희망버스 사건을 맡은 다른 재판부도 이번 판결의 의미를 숙고하여 유무죄 판결에 중요한 기준으로 삼기를 기대한다. 경찰과 검찰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희망버스 승객들에 대한 부당한 사법탄압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이번 판결 외에도 법원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에 대해 잇달아 무죄 판결을 내놓고 있다. 지난 6월 부산지법은 5차 희망버스 행사에서 연행되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한진조합원과 인권활동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마구잡이 연행과 무리한 기소 그리고 적법한 공무집행이었는지를 가름하는 판결이었다. 최근 1차 희망버스에 참가했다며 공동주거침입죄로 기소된 한 희망버스 승객은 1심에 이어 최근 항소심에서도 무죄판결을 받았다. 또한 법원은 불가피하게 유죄판결을 하더라도 희망버스의 사회적 정당성을 인정하면서 사실상 무죄판결로 볼 수 있는 선고유예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참가자들에 대한 마구잡이 기소는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희망버스 참가자가 자택에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할 정도로 검경의 탄압은 계속되고 있다.

희망의 버스는 인간다운 삶을 향해 온몸으로 싸우는 이들 노동자들과 함께 살고자 스스로 희망이 되어 모인 이 사회 구성원들의 연대의 과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과 이를 비호하기 위해 폭력진압, 마구잡이 수사, 무더기 기소 등을 자행하는 검경으로 대표된 국가의 실체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사회적 타결을 보았다고 했으나 또다시 무책임한 자본에 의해 싸우고 있는 한진 노동자들 그리고 많은 노동자들이 몇 천 몇 백일을 넘기며 싸우고 있다. 더불어 연대의 과정에서 탄압을 받고 있는 수많은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도 이들과의 연대를 멈추지 않으면서 사법탄압에 당당하게 맞서고 있다.
  
탄압을 멈춰라. 진정한 정의와 연대가 그 가치를 찾을 때까지 우리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2년 10월 11일

희망의 버스 사법탄압에 맞서는 ‘돌려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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