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권리찾기’에 나선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

by 철폐연대 posted Jul 0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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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권리찾기에 나섰다. 지독한 노조탄압과 감시, 협박을 뚫고 삼성 노동자들이 이제 하나둘씩 노동조합을 만들고 있다. 무노조경영 신화의 그늘 아래 잃어버린 권리찾기를 시작한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권리찾기에 나섰다. 6월 중순 이후 줄을 잇는 언론보도는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동자들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에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감내하며 일해 왔는지를 폭로하고 있다.


위장도급으로 노동자들을 착취한 삼성전자서비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삼성 로고가 박힌 작업복을 입고 삼성전자서비스의 지휘와 감독 하에서 일해왔다. 업무 전반에 대한 교육과 평가, 징계 등의 인사 관리 역시 삼성전자서비스가 긴밀히 개입해왔다. 하지만 삼성전자서비스는 임금 수수료를 배분하는 정도의 역할이 전부인 명목상의 대표를 협력업체 사장으로 내세워 법적 사용자로서의 책임과 직접고용 의무를 회피해왔다.
삼성전자서비스는 1998년 삼성전자에서 분사된 후, 전국 170여 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직영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협력업체와 '서비스 대행 계약'을 맺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의 도급계약에는 원청인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의 직원 교육과 경영 지도 및 감사까지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협력업체가 존속하는 동안 삼성전자서비스 이외의 다른 사업은 할 수 없도록 명시되어 있다. ‘협력업체의 채용, 교육, 평가, 징계 모두 '갑'이 한다’는 계약을 통해 협력업체와 노동자를 동시에 통제하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협력업체에 대한 계약을 해지하여 자동적으로 업체를 폐업하는 식으로 관리해왔다.
이러한 구조 하에서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수년간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시달려왔다. 조기출근에 점심시간도 없이 밤늦게까지 일하고 대부분 휴일에까지 일하면서도 그에 대한 수당을 받을 수 없었다. 업무에 필요한 차량유지비와 유류비, 통신비 등에 대한 지원도 전혀 없었다. 작업 중의 부상 등 산재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책임이 아닌 제품의 품질과 고액 수리비에 대한 고객의 불만까지 노동자들에 대한 평가에 반영해, 문책을 당하고 일종의 반성문인 ‘대책서’를 써야하는 등의 억울함을 감수해 왔다.


노조를 조직하고 권리찾기에 나선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

그러나 지난 6월 부산 동래서비스센터 노사협의회가 그동안 체불되어 온 각종 수당 지급에 대한 협약서를 작성하자 삼성전자서비스가 보복성으로 폐업하고 두 명의 노동자를 해고한 사건 이후,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잠재되었던 불만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은 체불임금을 받아내기 위해 노무사와 상담을 하고, 함께 소송할 이들을 모으던 중에 삼성전자서비스가 위장도급을 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대응을 준비했다.
6월 17일 금속노조와 민변, 민주당 등이 공동기자회견에서 위장도급이라는 점을 제기했고,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가 내부문서를 파기하고 업체의 삼성 홍보물을 지우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 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노동부는 6월 24일부터 40여 명의 근로감독관을 투입해 한 달 간 수시 감독을 진행 중이고, 시민사회단체들이 결성한 ‘삼성전자서비스위장도급 공동대책위원회’는 6월 25일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과 불법파견 관련 진정서 제출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고발을 진행했다.  
그동안 부당한 처우에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은 법적 대응과 노조 설립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6월 22일, 전국 98개 서비스센터의 노동자 중 일부가 ‘삼성전자서비스센터지회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이어 7월 2일에는 금속노조가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을 노동조합으로 조직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민주노총 지역본부와 사회단체에서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해서 서비스센터 앞 일인시위를 하는 등 권리찾기에 나설 것을 독려하고 있다.
<참세상> 인터뷰에서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센터지회(준) 준비위원장은 “일반 회사처럼 월급이 어느 정도 되면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노조가입을 포기할 텐데 근로환경 자체가 워낙 7-80년대 수준이다 보니 더 잃을 게 없다. 삼성 안에서 살아간다는 자체가 두려운 삶이고, 이제는 두려움 속에서 희망으로 튀어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의 수는 1만 여 명으로 추산된다. 무노조 경영이라는 신화 속에 노동자들의 권리는 계속 훼손되고 있었다. 지독한 노조탄압과 감시, 그리고 협박을 뚫고 삼성의 노동자들이 이제 하나둘씩 노동조합을 만들고 있다.

무노조 신화의 그늘 아래 잃어버린 권리를 찾기 위해 나선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 리스트의 사진은 <참세상>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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