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87% 인천공항 불법파견 노동자들, 다시 투쟁에 나서다

by 철폐연대 posted Jul 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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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의 사용자성을 부정하는 인천공항공사와 시간끌기를 통해 투쟁을 무력화시키려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협공에, 인천공항지부 노동자들은 '단체행동 이상없다'고 답하고 있다. 저임금 고강도의 불안한 노동을 견뎌온 노동자들의 원청에 맞선 투쟁을 지지한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이하 인천공항지부)가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다. 7월 8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행정지도’ 결정에 맞서, 인천공항지부는 ‘단체행동 이상없다’며 투쟁의 결의를 밝히고 있다. 원청의 사용자성을 부정하는 인천공항공사와 시간끌기를 통해 투쟁을 무력화시키려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협공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지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체행동을 천명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열악한 상황에서 착취당하며 일해왔기 때문이다.


석 달 간 진행된 산별교섭, 진짜 사장이 아니면 해결할 수 없다

지난 3월부터 용역업체들과 산별교섭을 벌여 온 인천공항지부는, 십여 차례의 교섭 끝에 6월 14일 결렬을 선언하고 17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6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진행된 쟁위행위 찬반투표에서는 조합원 88.5%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이 결정되었다.
한편 7월 8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인천공항지부의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해 2차 조정기간을 거쳐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다. 인천공항지부가 두 번에 걸쳐 대폭 축소한 요구안으로 ‘근속수당 신설, 교통비 인상, 교대제 개편을 위한 TF팀 구성, 근로시간면제제도’ 등 4개의 수정안을 제시했음에도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자, 인천공항지부는 인천공항공사의 압력에 의한 것이며 예견했던 결과라며 굴하지 않고 투쟁할 것을 밝히고 있다.
교섭의 핵심 요구안은 산별교섭 쟁취, 고용승계 및 노조활동 보장, 근속수당과 4조 3교대 및 인원충원 쟁취 등으로 원청인 인천공항공사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있는 용역업체 수준에서 결정하기 어려운 쟁점들이었다. 교섭 과정에서 용역업체들을 모아놓고 파업에 대비한 대체인력 투입 계획 제출을 종용하고 합의조항이 늘어나지 않도록 압박하는 등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하청업체 교섭단을 앞세워 파업을 유도하고 교섭 결렬을 배후조종했다는 의혹이 인천공항공사로 쏠리고 있다.
이에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5월 30일 국토교통부장관과의 간담회에서 공항 내 집회시위 금지를 위한 항공법 개정을 건의한 바 있고, 7월 들어 인천공항지부 노동자들의 집회를 막기 위해 인천공항청사 잔디밭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권리마저 박탈하기 위한 치졸한 시도를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서비스도 착취도 세계 최고, 인천공항공사는 불법파견중

한편 7월 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법률원,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와 민주당 이미경 의원실은 지난 3월부터 석달 간의 실태조사를 거쳐 ‘인천국제공항공사 불법파견 실태 연구’의 중간보고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인천공항공사가 공항 운영과 관리 전반에 걸친 7개 분야에서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 5,960명을 불법파견으로 사용해왔음이 확인되었다. 형식적으로는 도급계약을 맺었지만, 실제로는 인천공항공사가 직접 노동자들을 지휘, 감독하며 작업배치권을 전적으로 행사해온 것이다.
이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에 만연한 불법파견이 공공기관에서도 자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특히 세계 최고의 공항이라는 평가 속에 지난해 5,10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린 인천공항공사의 높은 위상이 불법파견 노동자들의 피눈물 위에 세워진 것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인천공항에 근무하는 전체 노동자 6,600여 명 중 87%가 비정규직이다. 이는 민영화된 세계 어느 공항보다도 높은 비율이라고 한다. 40개 용역업체에 소속된 6,085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청소, 경비, 소방, 시설운영, 공항유지관리 등 밤낮없이 돌아가는 인천공항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주역이다. 하지만 공항이 들어선 2001년 이후 현재까지 근속인정도 성과급도 없이 물가인상분만 반영된 저임금으로 착취당해왔다. 2006년 이후부터는 매년 30%씩 증가된 항공편수로 인해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견뎌내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단한 삶을 감내해왔다.
저임금 고강도의 불안한 노동을 견디다 못한 노동자들은 이제 원청을 상대로 투쟁한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경도된 결정과 인천공항공사의 방해에 대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기서 멈추려고 시작한 것이 아니다”라고 경고하며 힘찬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 리스트의 사진은 공공운수노조 홈페이지 사진자료실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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