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원청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대화에 나서라!

by 철폐연대 posted Nov 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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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을 상대로 한 투쟁, 이제 시작이고 제대로 된 권리보장이 이루어질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번 파업투쟁만이 아니라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투쟁은 조금씩 더 확장되어 갈 것이고, 더 많은 이들이 그 투쟁에 연대와 지지를 보낼 것이다. 인천공항 원청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대화에 나서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매년 세계 1위 공항으로 선정되고,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2년째 대상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가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소수 정규직을 제외하고는 거의 100%가 간접고용화 되어 있는 사업장에서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노동자들은 만년 신입일수밖에 없었고, 저임금에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 업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불안에 노출되었고, 새로 업체가 바뀌어 고용이 승계되면 다시 신입직원이 될 수밖에 없었다. 노동조합을 만들어 투쟁을 해도 공항 내에서의 온갖 노조 활동은 원청의 시설관리권을 이유로 제약당할 수밖에 없었고, 너무나 당연한 노조활동 조차 벌금을 물어가며 할 수밖에 없었다.
용역업체 수십개로 갈라진 노동자들(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이들이 11월 들어서면서부터 원청인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투쟁을 시작했다. 하청업체들과의 교섭이 있지만, 고용안정 ․ 임금인상 ․ 노조활동 보장 ․ 교대제 개편 등 주요 요구들은 사실상 원청과의 교섭이 필수적인 부분이다. 하기에 노동자들의 투쟁 또한 하청업체 만이 아니라 원청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교섭하고 원청의 권한 사항에 해당하는 부분들을 책임지라는 것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간접고용 노동자로 살아온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직접고용으로 나아가기 위한 투쟁의 첫 발을 뗀 것이다.

하지만 인천공항 원청은 이러한 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에 대해 하청업체 뒤에 숨어서 투재에 대한 탄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전부터 노동자들의 조합활동에 대해 개입하고 간섭하며 활동을 방해해 오던 원청은 이번에는 하청업체 사용자들을 불러 모아 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몰고 탄압할 계획을 세우기까지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가 파악한 사측의 노조 파괴 방안을 보면 파업을 불법으로 몰아가고(1단계), 공사가 쟁의 주도 조합원 교체 요구(2단계)를 한 후, 협력업체가 교체 대상자를 해고(3단계)하고, 소송 제기 시 지연전으로 대응(4단계)한 후, 잔여 조합원 탈퇴 유도(5단계)해 노조 파괴(종결)가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청업체 노동자들과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없는 원청업체에 불과하기에 하청업체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하청업체 노동조합 탄압을 지휘하는 모순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 “ ” 부분은 11월 11일 진행된 법률단체 기자회견문에서 인용)

인천공항지역지부 노동자들의 파업이 있기 전 특수경비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대법원에서는 불법파견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인천공항 간접고용 노동자 전체에 대한 판결이 아닐 뿐만 아니라, 특수경비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경비업법상 원청이 업무지시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하더라도 이것이 노동관계법상 사용자로서의 업무지시에 해당한다면 공항 원청은 그에 대해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노동관계법의 당연한 논리이고, 타당한 해법이다. 그러나 원청은 계속 사용자가 아니라고 발뺌하면서 모든 노조 활동에 개입하고 투쟁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지역지부 노동자들은 11월 1일 3시간 파업에 이어, 11일, 16일 다시 파업투재으로 사측을 압박했다. 그리고 하청업체들과는 대다수 단협조항에 대한 타결을 이루었다. 그러나, 핵심이 남아 있다. 원청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할 근본적 문제들에 대한 해결은 아직 이루어지지 못했다.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인 고용안정, 임금인상 및 착취구조 개선, 교대제 개편과 인력충원, 노조활동 보장, 정규직화를 위한 대화테이블 구성 등의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원청이 나서야만 한다. 그리고 직접적인 노동조건뿐만 아니라 노조활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노동관계의 문제에서 원청이 나서지 않으면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한 것이 간접고용 구조이고, 바로 그런 책임들을 은폐하기 위해 만든 것이 또한 간접고용 구조이기도 하다.

노동자들은 원청에 일주일의 시간을 주었다. 10년이 넘도록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그 피땀으로 커온 인천공항공사에게, 노동자들은 원청에게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질 기회를 다시 한 번 주었다. 그러나 원청은 그 시간 동안에도 성실하게 책임을 다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노조가 없는 업체를 중심으로 간담회를 한다며 시간을 끌고 어떻게든 노조의 투쟁을 약화시키고 명분을 없애려는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굴하지 않을 것이다. 원청을 상대로 한 투쟁, 이제 시작이고 제대로 된 권리보장이 이루어질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번 파업투쟁만이 아니라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투쟁은 조금씩 더 확장되어 갈 것이고, 더 많은 이들이 그 투쟁에 연대와 지지를 보낼 것이다. 그리고 원청이 제대로 사용자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일주일의 시한이 지난 후 바로, 노동자들의 더 큰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오랜 시간 참아온 노동자들의 의기가 뭉친 투쟁인 만큼 반드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길 것이며, 이후에도 그 성과를 키우기 위한 움직임은 이어질 것이다. 모든 노동자들이 이 투쟁을 지켜보고 있고,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함께 할 것이다. 인천공항 원청은 더 늦기 전에 노조의 요구를 즉각 수용하고 대화의 장에 나서기를 바란다.

- 2013년 11월 20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

* 리스트 사진 출처는 연합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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