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 노동자들, 다시 투쟁을 결의하다!

by 철폐연대 posted Feb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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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이윤극대화는 비정규노동자들에 대한 쥐어짜기를 불러올 것이며, 다단계 하도급 구조 확산은 비정규직에 대한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가 티브로드 노동자들의 투쟁, 케이블노동자들의 투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티브로드 노동자들, 다시 투쟁을 결의하다.


2013년 하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티브로드 케이블비정규노동자들이 2월 17일,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앞에 다시 모였다. 참아왔던 차별과 울분을 토해냈던 티브로드 노동자들의 투쟁은 움직이지 않던 원청을 끌어냈고, 지역 센터들과 포괄협약을 맺는 성과를 이뤘었다. 그 후 3개월, 노동조합 사무실 개소식, 간부 선출 등으로 투쟁의 열기가 채 식지도 않았을 티브로드 노동자들이 다시 흥국생명 앞 ‘해머링 맨’ 앞에 모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작년 10월 티브로드 이상윤 대표는 협력업체와의 상생협약식에서 “티브로드와 협력사는 케이블업계 최고 수준의 근로 여건을 만들기 위해 서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올해 1월, 티브로드 원청은 영업·기술 지표 하위 5개 협력업체를 계약해지했다. 또한 원청은 지난해까지 협력업체에 지원하던 상생지원금을 ‘인당 구조에서 건당 수수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건당 수수료 전환, 하위 업체 계약해지는 노동자들을 영업의 지옥으로 몰아넣겠다는 신호이며,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을 쥐어짜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에 티브로드 케이블 비정규노동자들은 티브로드 원청의 갑질을 규탄하고자 다시금 흥국생명 빌딩 앞으로 모인 것이다.

문제는 업체 계약해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외주업체가 늘고 있다. 기존 기술/고객 센터로 나뉘어져 있던 것에 원청 사업부에서 직접 관리하는 외주영업팀이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긴 영업점은 대형 건물에 대한 기술 업무를 수행하며 영업업무까지 관여하면서 지역 센터들의 경쟁자 역할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협력업체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동자들을 쥐어짤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미 협력사 사장들이 노동자들에게 영업·기술지표를 강요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폭언·욕설 등 인격모독을 하거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노동자들을 징계하는 사례들이 빗발치고 있다. 이처럼 영업팀이 활개치고, 지역 센터들이 영업압박에 시달린다면 기존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던 조합원들은 위축되고, 노동조합의 힘 역시 약화될 것이다. 3개월 전까지 ‘상생’과 ‘협력’을 이야기하던 원청이 이윤을 위해 노동자, 협력업체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채 ‘갑’질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티브로드 노동자들의 투쟁을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것이 단순히 티브로드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케이블방송 업계 전반에 걸쳐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시장점유율 규제, 전체 유료방송기구 기준완화 및 방송구역 겸영제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은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모든 권역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M&A 및 경쟁을 가속화 시킬 것이다. 이 경쟁이 이윤극대화, 그리고 이를 위한 다단계 하도급 구조 확산으로 이어질 것은 명확하다. 결국 대기업들의 이윤극대화는 비정규노동자들에 대한 쥐어짜기를 불러올 것이며, 다단계 하도급 구조 확산은 비정규직에 대한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가 티브로드 노동자들의 투쟁, 케이블노동자들의 투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 사진은 케이블방송비정규직노동자들의 이야기 페이스북에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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