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없는 세상 대토론회 2014 갈무리

by 철폐연대 posted Dec 03, 201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지난 11월 22일 용산 철도회관에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대토론회 2014"가 진행되었습니다. 늦었지만 당일 행사를 갈무리하여 올립니다.* 지난 11월 22일 용산 철도회관에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대토론회 2014"가 진행되었습니다. 늦었지만 당일 행사를 갈무리하여 올립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대토론회 2014 갈무리>


“비정규직 없는 세상 대토론회 2014”가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의 주최로 2014년 11월 22일 용산 철도회관에서 진행되었다. 오후 1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장장 8시간여에 걸친 대토론회였다. 케이블 ․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건국대 청소노동자 투쟁 등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투쟁이 현재 진행중이고,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에 대한 불법파견 - 정규직 인정 판결 이후 전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이 제안되고 있는 시점이기에 전체 행사의 주된 포커스는‘간접고용’문제에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겨울 삼서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었고, 인천공항 간접고용 노동자 투쟁이 공공부문에서 정부와 자본의 집중포화를 견디며 전개된 것이 최근의 일이다. 이처럼 간접고용 노동자 투쟁이 거셀 수밖에 없는 것, 간접고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 또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저임금 ․ 장시간 노동을 구조적으로 안게 되는 원인 등에 대해 강연을 통해 한국 산업구조적 측면에서 살펴보고, 그에 조응하여 우리의 조직과 투쟁의 방향에 대해 고민 지점을 공유하는 자리가 강연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불안정 노동의 시대, 우리의 조직화 전략에 대한 논의도 집담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노동의 불안정화는 비정규직 고용형태 만이 아니라 전체 노동의 문제라는 것, 지배세력은 비정규직을 정상적인 것을 호도하고, 불안정 노동에 기반하여 새로운 노동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해 가운데, 비정규직 사용을 규제하고 정상화하기 위한 투쟁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또 독일 및 SEIU사례를 검토하며 한국에서 불안정 노동 시대에 조직화 전략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었다. 해외 사례가 한국에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운 점, 전략조직화가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현장을 주체로 일으켜 세우는 점은 미진했다는 점 등이 지적되었고, 토론과 논평에서는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를 자기 과제로 세운 두원정공, 복수노조 하에서 지역건설노조가 함께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싸웠는지 등이 조직화에서의 의미있는 사례로 이야기되었다. 또 비정규직 투쟁을 미조직 노동자들 역시 주목하고 있기에 투쟁의 승리를 통한 조직화가 아직 유효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간이 충분치 않아 긴 시간 토론을 이어가지는 못하였으나, 집담을 마치며 임운택 교수는 “공장에서 사회를 조직 ․ 재조직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는 사회에서 싸워야 공장이 지지된다”며, 프레카리아트라는 현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오늘날 자본이 노동자를 비용으로만 보고 비정규직을 온갖 형태로 확산하는 가운데, 사회에서 투쟁과 조직을 재구성하고 정치조직화하고, 이후 투쟁의 대안논리로 만들어가기 위한 하나의 과제임을 재차 제기하였다. 불안정 노동자 조직화에 대해 민주노총 전략조직화 사업이 전개되고 있고, 새롭게 조직된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투쟁도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왠지 우리는 계속 패배하고 있는 듯 한 번의 승리가 목마른 것이 현실이다. 그런 현실을 돌파하는 것도 집담회를 마무리 한 사회자의 발언처럼 “새로운 가능성의 틈을 발견하고 그를 넓히려는 내용과 의지”일 것이다.

대토론회는 투쟁의 당사자가 직접 발언하는 학술대회라는 취지를 가지고 진행하였다. 특히 철폐연대의 입장에서는 노동자의 요구가 전문가의 이름으로, 국회의원의 이름으로 걸러지고 제단되는 현실에서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본다. 토론을 통해 당사자의 발언이 그저 자기 투쟁에 대한 발언이 아니라 간접고용 철폐 투쟁을 위한 자기 운동 평가와 이후 간접고용 공동 투쟁에 대한 입장을 제출하고 함께 토론해서 방향을 찾아가자는 것이 주된 취지였기에 더 그렇다. 건설노조가 다단계 하도급 구조 하에서 원청에 책임을 지우고 권리를 찾기 위한 지난한 투쟁의 과정을 발제를 통해 밝혔고, 씨앤엠 비정규직 지부는 지난해 투쟁에서 우선 하청을 상대로 싸움을 하고 노조를 안정화시키고자 했으나 결국 원청과의 싸움에 부닥칠 수밖에 없었던 과정, 그리고 이제 원청과의 싸움을 준비해 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지회는 대법원 판결 이후 투쟁이 폭발적으로 제기되지 못하는 현실의 갑갑함 속에서 손배로 인한 탄압까지 이어지는 현실, 그 속에서 다시 투쟁을 조직하고 있는 상황을 소개하고 투쟁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지부 역시 산별노조로 전환한 이후 차근히 원청을 상대로 투쟁을 전개한 과정, 그 속에서 정부의 탄압과 강제 속에 진전된 성과를 낳기 어려웠던 한계 등에 대해 발언했고,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는 청소노동자들이 집단교섭을 중심으로 노동조건을 통일해 가면서 조직을 확대하고, 원청을 상대로 한 요구와 투쟁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는 과정에 대해 발언했다.

토론에서는 이후 투쟁의 방향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공동의 과제를 논의하는 데까지 이르지 못하였으나, 간접고용 노조간의 서로의 소통과 교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그를 바탕으로 공동의 요구를 모아가는 과정을 만들어가기 위한 시작으로서 의미가 있었다. 영역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른 노동자들이 부족하나마 원청을 상대로 싸워야 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상태를 공유하고 제도개선의 과제를 각자 제출하며, 간접고용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을 함께 했다. 한 차례의 행사 기획으로는 충분할 수 없지만 지속적인 만남과 공동의 투쟁 경험을 엮어 나가는 것이 앞으로 이 토론에 함께한 우리의 몫일 것이다.

이날 대토론회의 시작과 끝은 비없세 및 대토론회 기획단위에서 제출한 기조연설과 선언문 채택으로 진행되었다. 기조연설에서 비정규직 운동의 현황과 전망, 운동의 과제를 짚고, 이 내용과 각 프로그램의 취지를 담아 대토론회의 마지막 순서로 선언문 채택을 하였다. 문구 하나하나에 대한 토론을 하기에 사전토론, 대회 당일의 토론 등 많은 것이 부족했지만, 비정규직 투쟁이 각자의 몫으로 되돌려지는 사업장이나 업종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 전체의 투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가자는 듯을 함께 모았다.

- 토론회 전체 프로그램은 △비정규 운동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기조연설(대회 취지 및 당일 대회의 토론주제 발의/사회 : 정진우/연설 : 최병승, 송경동, 황철우) △다단계 하청과 간접고용화를 중심으로 한국 산업구조와 우리의 투쟁에 대한 강연/김철식) △새로운 불안정노동의 시대 전략조직화에 대한 집담회(사회 : 안효상/ 발표 : 금민, 임운택, 오민규) △간접고용 운동 평가와 전망 토론(사회 : 김혜진/ 발표 : 이영록(건설), 김영수(씨앤앰 비정규직), 김성욱(현대차 비정규직), 신철(인천공항), 구권서(서경지부)) △선언문 채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자료집은 철폐연대 자료실에 있습니다.


Articles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