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 노동자들, 비정규직 법 제도 철폐를 위한 오체투지 행진

by 철폐연대 posted Dec 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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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분회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법 철폐를 위한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다. 개별 사업장의 요구를 넘어 비정규직 자체를 없애기 위한 선언을 시작했다. 일주일간 진행되는 이 행진에 많은 이들의 참여를 요청드린다.기륭전자분회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법 철폐를 위한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다. 개별 사업장의 요구를 넘어 비정규직 자체를 없애기 위한 선언을 시작했다. 일주일간 진행되는 이 행진에 많은 이들의 참여를 요청드린다. 다음의 내용은 기륭전자분회가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하면서 밝힌 기자회견문이다.


<기자회견문>
비정규직 법 제도 완전 철폐를 위한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하며

한국사회의 타락의 시작, 빈곤과 차별의 뿌리는 생산 노동의 신성함과 인간의 존엄성을 일회용 소모품으로 만들어버린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이다. 정리해고는 잘못도 없이 죽임을 당하는 터무니없는 법이다. 그런데 이것도 모자라 대법원은 미래에 올 경영상의 위기나 사기조작에 의한 정리해고도 정당하다며 부당한 해고는 거부할 수 있다는 최소한의 권리마저 짓밟는 미친 짓을 하고 있다. 비정규직은 정리해고를 따라온 노예노동이다. 권리와 의무가 단절된 실질적인 노예제도이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이 허용되는 사회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은 존재할 수 없다. 정리해고 비정규직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 반대말이다.

기륭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10년 투쟁은 비정규직이 얼마나 반인간적 범죄행위인지를 명백하게 보여준다. 노동부와 검찰도 인정한 불법파견이었지만 자본이 저지른 불법의 결과가 비정규직 노동자에겐 해고였다. 하지만 부당한 해고라는 비정규직들의 주장은 법원 판결에 의해 법적으로 거부당했다. 그러니 남은 것은 포기하고 노예로 살던가 아니면 법을 넘어 저항하여 사람으로 사는가에 대한 선택이었다. 우리는 사람의 길을 택했다. 그 길에 무수히 많은 시대의 양심, 우리 사회의 따뜻함들이 모여 사회적 연대라는 강을 내어 끝내 승리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승리라는 말은 또 다른 외면과 고난이었다. 2년 6개월만에 복직했지만 자본은 야반도주를 하고 천억대의 회사는 6천만원짜리 페이퍼 유령회사가 되었다. 져도 이겨도 월급도 일터도 없는 것이 10년 투쟁의 결과이다. 그렇다. 이것이 비정규 노동의 본질이다. 반쪽짜리 인간으로 노예의 노동을 하다 버려지거나, 가열찬 투쟁으로 승리를 해도 갈 곳이 없는 완벽한 절망, 이것이 비정규직 노동이다.

도대체 우리는 어떡해야 하는가? 이 질문 앞에 우리의 결론은 “사람됨을 포기할 수 없다. 사람을 노예로 만들고 사람을 오직 절망으로 내모는 이 반역사적이고 반인간적인 비정규직 노동은 그 자체로 사회적 범죄다. 비정규직 자체를 없애지 않고서는 대한민국 누구도 결코 자유롭거나 행복할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진정한 빈곤의 뿌리 차별과 설움의 원흉인 비정규직 자체를 없애야 한다.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비정규직을 옹호하는 정치세력과 정면 대결을 하고 비정규직 법 제도 자체의 완전한 폐기를 위해 일보 전진 투쟁을 하자”는 것이다.

비정규직은 수습기간을 영구화한 것에 불과하다. 불안이라는 공포로 사람을 강박하여 스스로 노예의식을 심어내려는 것이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가능하다. 간단하게 1998년 이전에 이미 있던 세상이다. 경제난을 이유로 안전과 안정된 일터를 포기했다. 그 결과 서민들은 단군 이래 최대의 빚쟁이요 부자들은 수십 수백조의 재산을 불렸다. 우리의 고통의 피땀은 저들에겐 황금이 되는 지옥세상이 열린 것이다. 현재 비정규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이 넘쳐나는데도 박근혜 정부는 비정규직 대책을 세운다면서 계약직 기간연장, 파견업종 확대, 직업소개소 대형화를 하겠다고 한다. 더불어 정규직 고용이 경직되었다면서 정리해고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해, 전체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하향평준화 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이미 익숙한, 그러나 전혀 새로운 길을 떠난다. 정규직이라는 개인의 안락과 안전한 일터라는 개별 기업의 요구에 머물지 않는 길이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10여년을 단식과 농성, 고공농성, 연행, 벌금, 구속, 죽는 것 빼고 다 해본 당사자로서, 우리 사회를 민주공화국으로, 사람사는 공동체로 되돌리기 위해 새로운 행진을 선택했다. 가만히 있지 말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마음을 전하는 행진이다. 인간을 부정하는 정치 경제 법 제도에 대해 저항하자는 호소이며, 너와 나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존엄하게 살자는 호소이다. 온 몸을 던져, 낮은 몸 더욱 낮춰서 가난한 우리가, 지금 아픈 우리가, 양심으로 연대로 생명을 지켜온 우리가 다시 한 번 힘차게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나아감이다.

비정규직 법 제도 완전철폐를 위한 행진,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법 제도 완전철폐를 위한 오체투지 행진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호소한다.

우리의 요구는 하나다. ‘비정규직 법 제도 자체를 폐기하라.’


                                                             2014년 12월 22일
                                          금속노조 서울남부지역지회 기륭전자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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