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영어회화전문강사들의 무기한 천막농성

by 철폐연대 posted Jan 2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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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이 13일부터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이 노동자들은 기간제한 2년이 아니라 4년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해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고, 4년이 지나자 이제 정규직으로 전환시키지 않기 위해서 집단해고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제주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이 13일부터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매서운 바람을 견디며 노동자들이 농성을 시작한 이유는 '무작위 해고' 때문이었다.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은 초중고에서 영어회화를 가르친다. 이 노동자들은 기간제한 2년이 아니라 4년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해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고, 4년이 지나자 이제 정규직으로 전환시키지 않기 위해서 집단해고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정부는 기간제의 기간제한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4년간 일할 수 있으니 고용이 안정되고 '숙련도가 높아져서 정규직 전환이 더 쉬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어회화전문강사의 처지를 보면 정부의 말이 얼마나 심각한 거짓말인지 알게 된다.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도 해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기 때문에 고용이 불안하다. 4년간 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4년 안에 자유롭게 해고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4년으로 기간제한이 늘어나도 오히려 정규직 전환이 더 안 된다. 영어회화 전문강사 중 단 한명의 무기계약 전환도 없다는 현실이 그 문제를 가장 잘 보여준다.
더이상 정부의 거짓말에 속지 말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제주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의 싸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연대하고, 정부의 기간제법 개악을 막기 위해서 힘을 모으자.
아래는 1월 19일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의 투쟁을 지지하면서 열린 기자회견의 기자회견문이다.


<기자회견문>
제주영어회화전문강사 119명을 구하라!

  제주영어회화전문강사들은 119명에 대한 집단해고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13일부터 이 곳 교육청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하였다. 대부분이 여성인 영전강들은 오늘로 벌써 7일째, 길거리에서 살을 애는 엄동설한 추위에 떨고 있으며, 매서운 바람에 들썩이는 천막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교육청은 여전히 아무런 대책도 없이 119명에 대한 집단해고 정책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말한다!
“영전강 집단해고를 결정한 바 없고 그 동안 4년동안 계속 근무한 영전강에 대해서 재계약을 지양하라는 공문을 발송했을 뿐이고, 고용안정에 대한 대책마련은 계속 고민 중”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묻는다!
평생 비정규직 신세인 영전강들에 대하여 교육청이 앞장서서 재계약을 지양하라는 공문을 학교현장에 발송하였는데 어떤 학교장이 영전강과 재계약을 하겠는가?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는 2월말까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는 평생 비정규직 운명인 영전강과 재계약을 하지 말라는 공문만큼 잔인한 해고가 있을 수 있는가? 4년만료자들을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올해부터 4년이 끝나는 2019년이 되면 제주도에 영전강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데, 어떻게 119명 전원해고 정책이 아닐 수 있는가?

  제주도 교육청은 또 말한다!
“노동조합과는 언제든 대화할 것이다”라고, 그러나 “이미 공문으로 시행된 정책을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우리는 또 묻는다!
그깟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공문 한 장이 뭐 그리 대단하기에, 제도도입 후 7년동안 매년 고용불안에 떨면서도 공교육을 위해 헌신해 왔던 제주지역의 영전강 119명의 목숨줄과 그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수많은 가족들의 생존권보다 중요한가? 영전강이 사라진 후 영어 공교육 약화로 제주지역의 영어 사교육 열풍은 더욱 극성을 부리게 될 것이고, 사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없는 학생들은 점점 경쟁에서 도태되고 절망하게 될 것인데, 그깟 시행된 공문의 권위를 지키는 것이 영어공교육의 약화 또는 붕괴를 막는 것보다 그리도 중요한가?

  또 우리는 정말 궁금하다!
해고정책이 철회되지 않은 가운데 어떻게 고용을 안정시킬 수 있는가? 다가올 2월말까지 재계약이 안 되면 그 것으로 끝인데, 어떻게 이미 삶이 끝난 사람들과 앞으로의 고용안정을 맘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가? 교육청 주장이 말장난이 아니라면 교육청이 먼저 불가능한 것을 해결할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노동조합과 대화를 한다면서, 왜 제주교육청은 법에서 의무로 정하고 있는 대화의 방식인 단체교섭은 거부하는가? 우리는 단순히 교육청과 차나 마시면서 한가하게 대화를 나누길 원하는 것이 아니다. 절박한 상황에서 해고철회와 고용안정대책을 책임있는 대화,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제주도 교육청은 또 말한다!
“영전강에 대한 고용안정대책으로 교사의 각종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교무행정 지원인력으로 전환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우리는 묻는다!
영전강은 공교육 현장에서 영어교육 강화를 위한 전문인력으로 채용했고 그 동안 7년동안 영어교육 업무에서 헌신해 왔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해고된 후 전혀 다른 업무로 신규채용에 할 수 있다는 것이 대책일 수 있는가? 각종 행정업무 지원이 필요하다면 그에 맞는 전문인력을 뽑으면 될 일이다. 국어교사에게 해고를 통보한 후, 앞으로 수학교사를 몇 명 새로 뽑을 테니 열심히 준비해서 수학교사 임용에 도전해보라고 하는 것이 대책일 수 있는가? 우리는 비록 비정규직 교육노동자들이지만 업무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자부심만큼은 정규 교원에 못지 않다. 뽑을 때는 전문가라 뽑아놓고 이제 와서 전혀 다른 직종으로 신규채용하라고 하는 것은 우리를 우롱하는 것이고, 속 된 말로 우리를 두 번 죽이는 행동이다.

  우리는 또 묻는다.
교육부는 자연감원 이외에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점을 국정감사와 국회보고 등을 통해 수차례 확인해 주었고, 올해 교육청 지원예산도 예년과 동일하게 교육청의 인력수요를 반영할 예산을 편성해 예정임을 확인해 주고 있다. 그런데, 왜 유독 제주교육청만 영전강에 대한 집단해고 정책을 강행하고 있는가? 이미 제주지역 영전강 현원을 기준으로 올 한해 인건비가 편성되어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일방적 ․ 졸속적으로 추진된 정책을 고집하는가?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을 포함해 노동부와 국가인권위원회는 “교육감 직접고용”제도 도입과 “무기계약 전환을 포함한 고용안정대책을 수립하라!”고 하였다면, 교육청은 다른 어떤 기관, 어떤 사용자보다도 그 결정을 존중하고 따라야 하지 않는가? 제주도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이 그 결정을 회피하기 위해 갖은 꼼수를 부리면서, 어떻게 학생들에게 바르게 살라고 교육할 수 있는가? 영전강들이 학생들에게 중앙노동위원회의 고용안정대책을 수립하라는 바로 그 결정때문에 오히려 해고되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기막힌 현실을 만들어 놓고 어떻게 교육의 미래를 말할 수 있는가?

우리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집단해고 철회와 고용안정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108배를 진행한다. 해고위기에 빠진 영전강 119명을 구하고, 침몰하는 제주 영어공교육을 지키기 위해 오늘부터 1박 2일동안 제주지역 영전강들과 함께 공동투쟁을 전개한다. 교육청의 변화가 없다면 28일 총력 결의대회를 포함해 더 강력한 2차, 3차 공동행동을 진행할 것이다.

해고는 살인이다. 더 늦기 전에 교육감이 결단해야 한다.
이석문 교육감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반(反)노동정책인 영전강 집단해고를 철회하라!
이석문 교육감은 교육을 망치는 반(反) 교육정책인 영전강 집단해고를 철회하라!

2016년 1월 19일
“해고위기 119명 제주 영전강을 구하라!”1차 공동행동단 일동

* 사진은 배동산님의 페이스북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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