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쟁사업장 공동투쟁, 손소희 동지의 72시간의 기록 2

by 철폐연대 posted Apr 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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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폐연대의 멋진 회원, 손소희 동지가 공동투쟁에 참여한 뒤 남긴 기록이 뉴스민에 실렸어요, 동지들과도 나누고자 3-4회차 기고글을 공유합니다. 링크를 클릭하시면 사진과 함께 담긴 더욱 생생한 기사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뉴스민









아사히비정규직지회,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하이디스지회, 동양시멘트지부, 콜트콜텍지회, 사회보장정보원분회, 세종호텔노동조합 등 7개 장기투쟁사업장이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조 사수! 노동탄압 민생파탄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공동투쟁’을 결성하고, 구미에서 시작해 경주, 울산, 부산, 거제, 창원, 청주, 충남, 서울까지 지난 3월 23일부터 26일까지 3박 4일간 전국 순회 투쟁을 벌였습니다. 철폐연대의 멋진 회원, 손소희 동지가 공동투쟁에 참여한 뒤 남긴 기록이 뉴스민에 실렸어요, 동지들과도 나누고자 3-4회차 기고글을 공유합니다. 글 말미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사진과 함께 담긴 더욱 생생한 기사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기고/뉴스민] 72시간의 긴 이야기 ③ 노동운동은 다양한 사회운동과 만나야 한다

어둑해질 무렵 창원에 도착한 ‘공동투쟁’버스는 한국GM비정규직 창원 동지들의 환영을 받으며 민주노총 강당에 짐을 풀었다. 한국GM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이어진 뒤풀이에서 명품몸짓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이디스지회는 조합원 전체가 몸짓 공연을 한다. 버스에 탄 동지 중 남성은 C급, 여성은 B급 몸짓으로 분류한다고 한다. 느낌이 좀 거시기하지만, 그들만의 장난스러운 이야기임을 이해하시라.
하이디스지회 B급과 C급의 ‘이쁜 척’ 몸짓 공연이 시작되자 40대 중반을 넘긴 남성 두 분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가득하다. 몸짓 하나하나에 행복이 깃들어 보였다. 공연도 주거니 받거니 했다. 공연이 끝나자 창원지역 동지들도 질세라 몸짓 공연을 한다. 무대에 한 번도 오른 적 없다지만 꾸준히 준비한 흔적이 여실히 보인다.
곧 지역 집회나 문화제에 선을 보일 만큼 무르익었다. 몸짓패 이름은 무엇으로 지을까? 하이디스지회 A급 몸짓은 얼마나 멋질까? 여러 궁금증이 드는 밤이었지만, 술과 음악, 문화가 있는 둘째 날이 저물어간다.
다음날 새벽, 금속노조 산연지회와 삼성테크윈지회 출근선전전을 마치고 분주하게 서둘렀다. 대구 경북대병원 주차관리, 청주시노인병원, 아산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산연지회는 일본 산켄 자본이 50여 년 전 마산수출자유무역지역에 들어오면서 노동조합 역사도 50년이라고 한다. 전노협 시절을 거쳐 창원에서는 비정규직 없는 사업장이라고 할 만큼 탄탄하게 노동조합을 지켜왔지만, 최근 상당히 힘겨운 상황을 겪고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고, 산켄은 화재 현장 수습 대신 해고 통보를 날렸다.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노동조합이 막아왔지만, 산켄은 공장 생산라인 외주화 시도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
자본은 지칠 줄 모르고 노동자를 공격한다. 노동자는 젖 먹던 힘을 다해 막고 있지만, 자본가는 노동자가 자본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것보다 더 오래 노동자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돈과 권력을 움켜쥐고 있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비정규직화는 따로 굴러가지 않는다. 정규직 노조가 구조조정, 정리해고에 맞선 것은 비정규직화 입직경로를 밟지 않겠다는 처절한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흔히 청소, 경비,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당연히 비정규직일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경북대병원은 2000년까지 정규직이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한 고용형태였으니 말이다.
IMF경제위기 이후 공공부문 구조조정 결과 핵심 업무와 주변업무로 나누면서 청소, 경비, 시설관리 노동자가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 차례로 외주 용역화됐다. 가랑비 속옷 적시는 줄 모르고 말이다.
경북대병원 주차관리 노동자들과 만난 하이디스지회 한 동지는 “처음엔 버스에 탑승한 12개 투쟁사업장이 가장 힘겹고 아픈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니면 다닐수록 우리보다 더 낮은 곳에서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우리가 왜 공동투쟁을 하자고 하는지도 이해하게 됐다. 함께할 때만이 많은 노동자의 문제가 풀릴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경북대병원 주차관리 노동자들도 공동투쟁에 함께해서 하루빨리 현장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버스는 더 낮은 곳을 향해 버스는 청주시노인병원을 향해 달려간다. 청주시노인병원은 공공병원이다. 청주시가 책임자인데, 민간위탁 이후 공공병원으로서 기능은 훼손됐다. 최근에 수탁기관이 선정됐다가 운영자의 과거 문제가 불거지면서 수탁을 포기했다는 기쁜 소식을 접했다. 그렇다면 공공병원을 청주시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기왕에 일해 온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복귀할 때 청주시노인병원은 공공병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긴 싸움에도 권옥자 분회장은 힘이 팔팔 끓는다. 이유가 있다. 이곳에 연대하는 시민이 공동행동 동지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알을 서른 판 준비해오셨다. 투쟁기금도 함께 말이다. 그는 2005년 하이닉스매그너칩 사내하청 투쟁의 당사자였다. 노조를 만들어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싸웠던 당사자였고, 지금은 투쟁이 정리되면서, 양계사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살아가는 분이다.
그분은 “끝났다고 생각하면 정말 끝나는 거다. 그러나 나는 하이닉스매그너칩 투쟁이나 이 땅 노동자 투쟁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끝나야 끝난다. 나는 내 방식의 연대를 실천하면서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주시노인병원 투쟁이 벌어지자 조합원수만큼 알을 연대하고 있다.
청도 삼평리 송전탑이 다 지어진 어느 날, 이억조 어머니가 송전탑을 바라보더니 통곡하셨다. 이 흉물스런 송전탑을 죽을 때까지 보고 살아야 하는 원통함의 절규였다. 옆에서 아무 힘도 되지 못한 연대자들은 죄송스럽고 무기력한 마음에 주저앉았고, ‘앞으로 이 싸움은 끝났구나’라며 절망했다.
다음날 집회를 하는데 이억조 어머니가 마이크를 잡았다.
“너거 저거 다 지었다고 끝날 줄 알았제? 우리 아직 안 끝났다. 송전탑 다 지었으니까 이제 송전탑 뽑을 때까지 투쟁할끼다”라는 그 말씀에 나는 아주 큰 위안과 위로를 받았다. 하이닉스매그너칩 노동자가 알로 연대하는 것 또한, 투쟁하는 노동자에게 고스란히 위안과 위로를 전해주고 있었다. 그러니 권옥자 분회장은 지칠 수가 없다.
다음은 충남 아산의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 파업 현장이다. 지난해 사측의 신종노조파괴 시나리오를 물리적으로 막아냈지만, 악마의 얼굴을 한 사측이 다시 고개를 서서히 들기 시작했다. 저녁 9시 30분 파업출정식을 열고 모든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시킨다. 공동투쟁 동지들도 파업에 힘을 주기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하이디스지회 ‘이쁜 척’ 몸짓으로 사랑받고 있는 한 동지가 15분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집단몸짓을 하자고. 윤효선 강사를 모시고 모두 “진짜 사장이 나와라”를 연습했다.
갑을오토텍 공장 입구에 노동자들이 모였다. 파업이다. 노동자들의 눈빛은 반짝반짝 한 치의 흔들림이 없었다. 누구도 핸드폰을 본다고 고개를 떨구지 않았고, 지도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파업의 기운이 느껴진다. 이런 느낌 처음이다. 가슴이 쿵쾅 뛴다. 공동투쟁 동지들 모두 앞으로 나가서 “진짜 사장이 나와라” 몸짓으로 보답했다. 잘했을까? 앞에서 뛰는 하이디스지회 동지들 엉덩이만 보고 열심히 따라 했다.
그렇게 셋째 날 밤이 무르익어갔다. 현안이 너무 많아 큰 그림, 큰 싸움을 그리기가 벅차다. 버스가 전국 투쟁현장을 찾는다고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걸까? 가는 곳마다 환영하고 반겨주는 환한 노동자들의 해맑은 얼굴이 있었다. 고민만 깊어지는 밤이다.
공동투쟁단에 결합한 지 얼마 안 된 동지들도 “공투단을 확대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분명한 것은 큰 싸움을 만들 때 전망도 열어갈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의 공동투쟁을 실천하면서 몸으로 터득하고 있었다.
자본가들은 서로 단결하며 효과적으로 계급의 이익에 복무한다. 노동자들이 이에 대항하려면 한 곳 한 곳 현안 문제만 해결하려고 해서는 풀리지 않는다. 경험이 말해주듯이 공동투쟁의 장을 더 크게, 더 넓게 열어나가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로운 세상,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해야 한다. 노동해방이 무엇인가 질문해야 하고, 어떤 사회가 노동해방 세상인지 이야기해야 한다. 노동뿐만 아니라 민중의 삶 문제에 일상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만덕주민들의 재개발반대 싸움에, 송전탑 공사 반대와 핵발전소 건설 반대 싸움에, 장애인의 사회적 권리를 위한 싸움에 함께해야 한다.
노동운동은 다양한 사회운동과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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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뉴스민] 72시간의 긴 이야기 ④ 가슴 설레는 72시간, 공동투쟁 버스는 계속 달려간다

갑을오토텍 파업현장에서 아침을 맞았다. 식당조리원 조합원들이 당직을 섰던 확대간부들과 공동투쟁 동지들 아침식사로 김칫국을 끓여주셨다. 밥 한 그릇 뚝딱 배불리 먹었다. 이곳은 식당조리원도, 청소노동자도 모두 정규직이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비정규직이 만연한 세상에 시설관리나 경비 업무 외주화에 맞서다 싸우면 노조가 박살나는 곳도 많다. 하지만 금속노조에는 아직도 12척의 (노조) 배가 비정규직 없는 현장을 사수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버스는 서울을 향했다. 남들 이야기 듣느라 우리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었다. 다들 힘들고 어렵고 지쳐있는데 ‘나까지 보태서야!!!’하는 마음이었을까? 궁금한 건 자료집으로 대체하자며 말을 아꼈다. 버스 안은 생기가 넘친다.
하이텍알시디코리아
이제 대한민국 심장부 서울이다. 공동투쟁을 이끌어가는 곳들을 찾았다. 89년 노조를 만들고, 전노협을 거쳐 민주노총까지 질기게도 끌어온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공장폐쇄에 맞서 공장 지붕꼭대기에 고공농성을 하는 29년차 장수투쟁사업장이다. 현재 남은 조합원은 7명이지만, 8번째 조합원도 있다. 꼭 같은 공장에서 일해야만 조합원인가? 그/녀들의 투쟁에 동의하고 내일처럼 두 팔 걷어붙이고 함께 하면 조합원이지…바로 그런 사람이 옆에 든든히 지켜주고 있어 8번째 조합원은 키다리아저씨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겨울만 열 번을 농성장에서 보냈다는 기타 만드는 공장 노동자들이 있다. 정작 기타 만들 때는 기타 한 번 쳐본 적 없지만 10년 투쟁을 거치며 기타 연주와 노래를 부르며 투쟁현장의 꽃이 된 콜트콜텍지회는 새누리당 중앙당 앞에서 농성 중이다.
최근 새누리당 앞에는 노인네들이 매일같이 시위 중이라고 한다. 하루는 김무성이 죽일 놈이라고 떠들어대고, 하루는 김무성이 살리자고 떠들어 대는 곳. 새누리당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는 전망 좋은 명당자리에 콜트콜텍지회 천막농성장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지회장님은 늙은 영감들의 지랄염병을 보고 있자니 마음만 어지러운데, 전날 장애인들이 투쟁연대를 오셔서 많은 위안을 받았다고 한다.
장애인들은 3월 25일부터 26일까지 1박 2일로 서울에서 ‘전국장애인대회’를 열었다.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제 폐지 투쟁!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요구하며 자신의 투쟁으로 콜트콜텍 노동자, 유성 故 한광호 열사 투쟁,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유가족과 시민들을 만나 폭넓고 깊은 연대를 했다. 이를 통해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했다.
점심시간, 세종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앞에서 짜장면을 시켜먹기로 했다. 탕수육도 추가했다. 고진수 동지가 세종호텔에 오면 럭셔리한 호텔화장실 이용권을 주기로 약속했기에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화장실로 향했다. 워~워~ 확실히 지하철역 화장실과는 차원이 다르다.
세종호텔 앞에 자리를 깔고 앉아 짜장면이 올 때까지 기다리며 피케팅을 했다. 복수노조 만들어 노조를 탄압하고, 노동자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해고까지. 겉만 번지르르 호텔의 가죽을 쓴 여인숙만도 못한 경영진들이다.
전국을 순회하면서 참 많은 사장 놈들을 만났다. 하나같이 노동자 고혈을 빨아서 배불리는 놈들인데 노조라고 하면 치를 떨며 깨려고 한다.
마지막 일정은 통신기술직공동투쟁단 발대식이다. 세종호텔에서 3분 거리. 통신기술직공동투쟁단이 꾸려진 것은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씨엔앰 케이블통신 비정규직과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와 같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싸움을 해보자는 취지다.
이미 통신기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면서부터 “진짜 사장 나와라”는 싸움을 해왔다. 그 와중에 해고자도 늘어나고 있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제대로 뒤집기 한 판 하겠다는 태세를 갖췄다. 정말 대단한 규모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통신기술 노동자들이 “진짜 사장”과 제대로 한 번 싸워 권리를 따내고 지키면 좋겠다.
계획한 3박 4일 일정은 끝났지만, 서울시청 광장에 분향소도 없이 차디찬 새벽서리 맞으며 맨몸으로 버텨내며 한광호 열사 분향소 설치 투쟁을 하는 유성기업지회 동지들에게 가야 했다.
우리가 서울시청에 간 사이 서울역 광장은 “총선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서울시청 광장을 둘러싼 경찰들은 비닐 한 조각 깔 자리도 허용하지 않았고, 우리 동지들은 맨몸으로 버티고 있었다.
우리는 기다렸다. 서울역에 모인 “총선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이곳으로 오기를. 바람이 너무 차다. ‘옷이라도 좀 두껍게 입고 올걸’ 후회하면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촛불을 켰다. 촛불에 한 손을 대피고 또, 한 손을 대피면서 추위와 싸워야 했고, 도발하는 경찰과도 싸워야 했다. 행진 무리가 오고 있는 것을 느꼈다. 경찰의 발소리가 분주하다. 서울시청광장을 다 에워싸기 시작했다. 이제 들어오는구나. 제발 들어와라. 이곳, 한광호 열사가 있을 서울시청 앞으로 와라. 바래고 또 바랐다. 깜깜해져서야 한 무리가 고 한광호 열사 영정사진을 들고 들어왔다.
그렇게 투쟁사업장 전국순회는 끝을 달려갔다. 72시간 동고동락하며 함께 기뻐하고 아파했던 공동투쟁 동지들과 인사를 나눌 시간이다. 공동투쟁을 확대하자는 다짐과 고 한광호 열사 투쟁에 함께하자는 약속을 남기고 손을 흔들었다.
2014년 ‘연대와 저항의 약속 72시간 송년회’를 위해 밀양-삼평리 할매들과 함께 떠났을 때 할매들은 투쟁하는 노동자를 향해 두 팔을 크게 벌려 안아주셨다. 굴뚝 위 노동자를 향해 두 팔을 크게 벌려 하트를 만들어주셨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람스러웠다. 할매들은 ‘나는 니 편이다. 나는 너희 고통을 잘 알고 있다. 나도 너희들이 겪었을 그 고통 때문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내가 너희의 아픈 상처를 닦아주고 보듬어주고 싶다’는 몸짓으로 보였다.
그 두 팔이 얼마나 포근해 보였던지 나도 두 팔 벌려 누군가를 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72시간 긴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두 팔 벌려 누군가를 안을 만큼의 용기는 부족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72시간 동안 만났던 수많은 장기투쟁사업자 중 내가 한 번이라도 찾아가 봤던 곳은 몇 곳 없었다. 마치 내가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곳을 나는 미처 다 헤아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72시간 동안 깨달았다.
소중한 사람들이 생겼다. 앞으로 함께 할 동지들이 생겨서 가슴 설레는 72시간이었다. 밀양-삼평리 할매의 두 팔처럼 포근한 동지들 말이다.
온 마음을 다해서
나도 투쟁하는 노동자로
지금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고 함께 승리하고 싶다.
그날까지 투쟁사업장 공동투쟁 버스는 계속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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