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노동자가 일군 세종호텔 50년,  세종호텔노동조합을 응원한다!

by 철폐연대 posted Dec 1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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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일군 세종호텔 50년, 
호텔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최전선에서 싸우는 세종호텔노동조합을 응원한다!

 


명동의 특1급 세종호텔이 오는 12월 20일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1966년부터 명동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켜온 세종호텔은, 세종대학교 관광·호텔경영학과 산학협동 지원호텔이라는 설립 배경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한식뷔페의 명성 등으로 오랫동안 품격과 전통을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세종호텔의 50년 역사를 일궈온 노동자들은 7년째 고통의 일터를 견디고 있다. 과거 비리·횡령 혐의로 세종대학교 재단에서 물러났던 ‘사학비리의 대명사’ 주명건 회장이 2009년 복귀한 이후, 세종호텔 사측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무차별적인 노동탄압을 지속해왔다. 친사측 복수노조를 설립해 일방적인 전보와 퇴출을 강행하고, 이에 저항하는 민주노조 조합원들에 대해서는 감시와 부당한 징계·해고 및 소송 남발을 통한 심리적·금전적 위협을 일삼아 왔다. 또한 상시적인 업무에 대한 불법파견과 외주화 확대를 통해 장시간·저임금 노동을 확산하며 비정규직을 늘려왔다. 

 

그리고 2016년 11월 9일, 세종호텔 사측은 친사측 복수노조와 전직원 성과연봉제 도입을 밀실 합의했다. 친사측 복수노조의 임·단협 과정에서 사측의 전직원 연봉제 안이 회자되기 시작한 지난여름, 세종호텔노동조합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참여자 73명 가운데 71명(97.3%)이 반대했다. 2013년 계장급 연봉제 도입 이후 ‘희망퇴직’ 강요로 일터를 떠난 수십 명의 동료들을 지켜봐야 했던 대다수의 세종호텔 노동자들 역시, 아직은 용기를 내지 못할 뿐 성과연봉제가 무엇을 겨냥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측과 친사측 복수노조는 임금을 해마다 20%까지 삭감할 수 있는 전직원 연봉제를 도입하면서, “회사 발전에 현저한 공헌도 또는 업적, 회사의 명성을 드높인 공적 / 회사의 발전이나 명성 저해" 등의 추상적 규정과 "6개월 이상 보직이 없거나 직급에 맞는 보직을 수행하지 않은 직원" 등에 대한 연봉 추가삭감 규정을 포함한 합의를 강행했다. 이는 ‘인사권’을 빌미로 부당전보와 징계를 남발할 수 있는 가능성, 보다 자유롭고 잔혹한 노동탄압의 길을 열어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전례 없는 금융·공공부문의 파업과 74일의 사상최장 철도파업 등 노동자들의 전면적인 투쟁은 바로 저임금과 관리자에 의한 자의적 퇴출, 비정규직을 확산하는 성과연봉제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무슨 말로 포장해도 성과연봉제는 손쉬운 구조조정과 노동자 길들이기를 위한 사측의 통제장치일 뿐이라는 것을 이제 모두가 안다. 7년간 노동탄압을 통해 정규직 노동자의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일회용 노동을 갈아치우며 현장을 노동권의 불모지로 만들어 온 세종호텔 사측의 의도 역시 마찬가지다.

 

전직원 성과연봉제 밀실 합의 다음날인 11월 10일 돌입한 세종호텔노동조합의 긴급농성이 오늘로 33일차를 맞았다. 사측은 농성장에 퇴거 경고문을 붙이고 조합원 개인의 집으로 내용증명 경고장을 보내는 등 일방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성과연봉제를 반대했던 대다수 노동자들은 구조조정과 어용노조의 횡포에 숨죽인 채 침묵하고 있다. 그러나 장시간·저임금 노동을 자발적으로 수용하고 부당한 처우에는 순응하는 일터를 용납할 수 없는, 7년의 탄압을 함께 견뎌온 12명의 조합원들은 오늘도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12월 20일 ‘해고·강제전보 철회! 노동탄압·비정규직 없는 세종호텔 만들기 공동투쟁본부’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은 세종호텔노동조합과 함께, 세종호텔의 50년 역사를 일군 노동자들의 노고와 투쟁을 응원하고 모든 호텔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인권 현실을 돌아보는 행사를 열 계획이다. 고강도·장시간·저임금 노동과 상시적 고용불안이 고착된 호텔, ‘고객’과 ‘서비스’를 강조하는 요란함과 화려함 뒤에 가려져있던 호텔노동자의 노동실태를 사회적으로 알리고 되짚어볼 것이다. 비정규직의 온상이 되어버린 호텔, 노동권이 추락한 현장을 당연히 여기고 때로 잊었던 우리들을 일깨운 것은 세종호텔노동조합의 끊임없는 투쟁이다. 저항은 아직 소수이지만, 중단 없는 싸움이 있기에 연대는 더욱 확산되고 승리도 머지않을 것이라 믿는다. 

 

세종호텔 50년의 역사의 주인공, 
호텔노동자들의 노고와 세종호텔노동조합의 투쟁을 응원한다!

 


2016년 12월 12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 12월 20일, 50주년 날에는 "세종호텔 쉐프전"이 호텔 앞에서 열립니다. 세종호텔노조의 투쟁에 연대해주시는 동지들과 맛있는 호텔요리를 나누고 힘을 돋우는 정겨운 자리로 준비했습니다. 부담없이 오셔서 ‘노동자의 50주년’과 힘찬 투쟁에 축하와 박수를 보내주세요!

 

- 집필노동자 희정님의 기고글입니다, 함께 읽어주세요.

"세종호텔의 노동자 착취를 고발합니다"
[기고] 세종호텔 회장의 돈 버는 '꿀팁' 키워드는 노동자

>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45930

 

 

세종50th_쉐프전.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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