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영장 재청구를 촉구하는 법률가 시국농성

by 철폐연대 posted Jan 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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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구속영장 재청구를 촉구하는 법률가 시국농성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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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영장기각 규탄농성에 들어가며
 
어제 새벽 4시55분경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삼성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적어도 이번만큼은 해방 후 수십 년간 지속된 정경유착의 상징인 삼성의 이재용이 구속되는 것을 온 국민이 기대했다. 그러나 조의연 판사는 이러한 기대를 철저히 배신했고, 국민들은 비참한 아침을 맞이해야했다. 우리는 조의연 판사의 이재용에 대한 영장기각결정을 묵과할 수 없어 오늘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와 발부를 촉구하며 시국농성에 들어간다. 
 
첫째, 법원은 정경유착 단절에 대한 촛불의 요구를 묵살하지 말아야 한다.
 
먼저, 우리는 조의연 판사가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배경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국민들의 성난 비판여론에 직면할 것을 알면서도 영장을 기각하면서까지 법원이 지키고자했던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연루자들을 처벌하는 것이 법원에 부여된 역사적 역할이다. 그 과정에 성역은 없어야 하고,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그 가늠자였다. 그러나 조의연 판사는 구속영장 기각으로 법원의 역사적인 역할과 책무를 외면했다. 
 
촛불의 힘으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됐다. 국민들의 요구는 이미 박근혜 퇴진-최순실 구속을 넘어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가능케 한 정경유착의 고리를 단절하는 것에 이르렀다. 특검은 경제보다 정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자 촛불국면에서 反박근혜전선의 한축을 담당했던 보수언론이 발 빠르게 삼성의 경영공백, 한국경제 전체 위기 운운하며 구속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이에 부응하는 전격적인 영장기각은 촛불정국을 ‘죽은 권력’인 박근혜 탄핵으로만 축소하려는 사법부의 내심을 공공연히 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탄핵가결과 무관하게 정권과 재벌의 추악한 거래관계를 ‘법’과 ‘판결’의 이름으로 ‘보호’하겠다는 것인가? 이것이 자신들이 지키겠다는 법과 원칙이란 말인가?
 
법원은 무능한 청와대의 반헌법적 국정농단에 분노하여 시작된 촛불이 전 국민적 행동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정유라 사건에서 드러난 특혜와 불공정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생활고 때문에 5,200원을 훔친 20대 청년은 구속하면서 탐욕을 채우기 위해 430억 원의 뇌물공여와 횡령을 저지르고 국민연금에 수천억 손실을 가져다주기까지 한 ‘정경유착 기업’의 총수는 구속하지 않는 사법부를 누가 신뢰하겠는가? 정경유착 철폐라는 역사적 대의를 저버리고 권력과 재벌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사법부를 향한 촛불의 심판은 더욱 뜨겁고 엄중해질 것이다. 촛불은 정경유착의 청산을 촉구한다. 법원은 촛불 민심에 반하는 과오를 다시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둘째, 특검은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해야 하고, 법원은 즉각 발부해야 한다.
 
조의연 판사는 영장기각사유로 대가관계 등 뇌물죄 성립에 대한 소명부족을 들고 있다. 과연 그러한가? 
 
특검의 압수수색, 언론보도에 의하더라도 삼성그룹의 최순실 일가에 대한 특혜지원과 재단법인에 대한 출연이 이재용의 삼성그룹 내 지배력 강화를 위한 대가였음이 명백하다. 또한 뇌물죄 성립과 별개로 이재용이 회사 돈을 횡령해 최순실 일가를 지원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 아닌가. 이재용이 자신의 범죄행위를 감추기 위해 국회청문회에서 일관되게 위증했다가 번복하는 과정을 전 국민이 지켜봤고, 삼성관계자들의 진술은 엇갈리고 있다. 대체 어떤 소명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 법리적인 다툼의 소지가 있어 영장을 기각했다는 것 또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법리적인 다툼이 없는 사건이 대체 어디 있겠는가. 
 
알려진 바로는 기각사유에 ‘피의자의 주거 및 생활환경 고려’, ‘뇌물 수수자에 대한 조사 미비’가 포함돼있다. 삼성그룹에서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지는 자가 바로 이재용이다. 삼성비자금사건 등에서 보인 삼성의 조직적인 증거인멸의 역사와 이재용의 국회청문회에서의 위증은 향후 증거조작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재용의 ‘생활환경’은 오히려 구속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임에도 이재용에게는 기각사유가 된 것이다. 한편 뇌물죄의 경우 통상 공여자에 대한 수사 후 이를 토대로 수수자를 조사한다. 더군다나 뇌물 수수자인 최순실은 특검 소환에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고, 박근혜 대통령은 불소추특권 뒤에 꽁꽁 숨어있다. 이런 상황에서 ‘뇌물 수수자에 대한 조사 미비’를 기각사유로 삼는 것은, 결국 삼성을 비롯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 재벌들을 모두 봐주겠다는 법원의 의지의 표명이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조의연 판사가 밝힌 영장기각사유는 국민여론의 뭇매를 피해가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며, 부족한 것은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아니라, 영장기각사유에 대한 소명이라 확신한다. 
 
그동안 법원이 경제를 고려한다는 이유로 기업인들의 온갖 추악한 범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해왔던 관행이 오늘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불러왔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한국의 사법 체계가 과연 재벌의 범죄를 엄단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영장이 기각되자 한국에서 재벌에 대해서 관대한 역사가 또 되풀이됐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이를 심각하게 부끄러워해야 한다. 역사가들은 2017년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태도를 기록할 것이다. 법원은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발부가 수십 년간 누적된 정치권력과 재벌간 밀월관계를 일소함과 동시에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재용에 대한 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판사는 친재벌적인 이력을 자랑한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가 문제됐을 때 핵심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은 발부하면서 신 회장의 구속영장은 기각했고,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에서 존 리 옥시 전 대표, 배출가스 조작사건에서 박동훈 전 폭스바겐 사장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증거의 조직적 은폐가 가능하고, 가장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기업 총수들에게 일관되게 관대했던 조 판사의 이력은 법원과 재벌의 암묵적인 유착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법원은 진정한 정의의 수호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자정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이재용에 대한 영장발부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특검이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여야 하며, 법원은 법정 요건에 따라 구속영장을 발부할 것을 촉구한다. 
 
 

2017. 1. 20. 

이재용 영장기각에 분노하는 시국농성 제안 법률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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