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고객센터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대책회의 구성과 기자회견

by 철폐연대 posted Mar 1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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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23일 전주의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일하던 특성화고 현장실습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다. 이 죽음을 애도하고 현장실습제도의 문제를 개선하고, 감정노동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3월 13일 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이날 고객센터 업체인 LB휴넷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책회의의 기자회견문을 싣는다.


   

<기자회견문>

                           콜센터 노동자 노동권을 보장하고 특성화고 현장실습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여

                                                    노동자들의 죽음을 이제는 멈추자.



지난 1월, 전주 LG유플러스 고객센터(LB휴넷)에서 일하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은 ‘현장실습’이라는 미명하에 전공과 아무 관련 없는 통신회사 콜센터로 취업했다. 현장실습표준협약서와 근로계약서 내용은 서로 달랐고, 직업교육훈련촉진법에서 규정한 7시간 노동시간도 지켜지지 않았다. 고인이 맡은 일은 고객센터 내에서도 가장 인격적 모독을 많이 당해, ‘욕받이’ 부서라고 불리는 해지방어부서였다. 그런데도 현장실습에 책임이 있는 학교와 교육청은, 해당 업체에 30명이나 실습을 내보내 놓고도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


이렇게 바람직한 취업도, 필요한 교육도 아닌 현장실습에 내몰려 있는 현장실습생들의 자살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에는 CJ 제일제당 진천 공장에서 일하던 특성화고 현장실습 노동자 ㄱ씨가 선임 노동자의 폭행에 시달리다 자살했고, 2016년에는 경기도의 한 외식업체에 현장실습생으로 취업하여 졸업 후까지 일하던 ㄴ 씨가 장시간 노동과 선임 노동자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었다. 청소년노동자가 ‘현장실습’을 핑계로, 열악한 일터에서 버티며,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훼손되고 고립감으로 죽음에 내몰리는 현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학생들의 삶을 담보로 작전하듯이 취업률 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에 적극 참여, 동조, 방치한 정부와 시도교육청, 학교와 교사, 시민사회, 정치집단 등은 이제 답변을 해야 한다.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이제라도 학생으로서 누려야 할 노동인권과 청소년의 노동에 대해 논의를 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야 한다.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는 현장실습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 업체에서는 2014년 10월에도 한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회사가 시간외수당과 퇴직자 인센티브를 착복하고, 실적목표를 과도하게 잡고 직원들을 압박해 “거대한 사기꾼 같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이 회사는 2주마다 사람을 뽑을 정도로 노동자들을 일회용품으로 소모해 왔다. 그러나 3년 안에 두 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처참한 노동 환경에 대해 노동부의 관리와 감독은 전혀 없었다.


이 고객센터 뿐 아니라, 여전히 많은 콜센터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대부분 여성 노동자로 구성된 고객센터 상담 노동자들에게는 친절함, 상냥함이 요구되고, 고객의 욕설, 폭언, 인신 공격, 성희롱 등에 노출될 수밖에 없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한 사업주의 대책 마련은 부족하기만 하다. '하루 종일 앉아서 전화나 받는 별로 어렵지 않은 일'로 무시되기도 한다. 콜센터를 비롯한 여성 감정노동자들의 노동권 박탈, 그 한가운데 여성 청소년 현장실습노동자의 노동조건도 있다. 여성 감정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지키기 위한 연대가 절실하다.


그런데 원청인 LG유플러스와 해당 업체인 LB휴넷은 고인의 사망 51일째인 오늘까지,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한술 더 떠 “노동자들의 죽음과 업무스트레스는 관련이 없다”며 시치미를 떼고 있다. 2014년 이미 한 노동자가 자살했음에도, 회사의 노동 환경은 나아지지 않았고, 감정노동에서 비롯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도 없었다. 실적 압박은 여전했고, 상담사 700명에 심리상담사는 단 한 명으로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 더 이상의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당 업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


이에,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대책회의를 구성하여,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함께 추모하며, 교육도 노동도 아닌 특성화고 현장실습 제도를 바꾸고, 노동자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감정노동의 현실이 바뀔 때까지 함께 하고자 한다. 우리는 요구한다.


❍ LG유플러스와 LB휴넷은 망자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고, 노동자들의 죽음에 책임을 다하라!

❍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무리한 취업률 높이기 경쟁 중단하고 사고방지책 마련하라!

❍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모든 현장실습과 취업 학생의 노동실태를 조사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라!

❍ 정부는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하여 현장실습 폐지를 포함한 현장실습 제도 및 취업 제도, 산업재해 재발 방지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라!

❍ 노동부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콜센터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2017. 3. 13.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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