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진상조사보고서 작성자에 대한 한홍구 교수의 명예훼손 손배소송 제기와 관련한 인권 노동 시민단체의 입장

by 철폐연대 posted Feb 2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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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손잡고> 진상조사보고서 작성자에 대한 한홍구 교수의 손해배상 소송 제기와 관련한 인권 노동 시민단체의 입장서'에 연명하였습니다. 운동사회 안에 성찰과 존중의 문화를 만들어나가는데 힘쓰겠습니다. 우리 조직에서부터 평등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피해자와 연대하고 한홍구 교수의 반성과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하겠습니다.

 

 

<손잡고> 진상조사보고서 작성자에 대한 한홍구 교수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 제기와 관련한 인권ㆍ노동ㆍ시민단체의 입장

 

우리는 한홍구 교수가 <손잡고> 2기 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조사된 <진상조사보고서>가 본인의 명예를 훼손했다 하여, 보고서 작성자 3인에게 총 3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을 계기로 지난 2014년부터 지속된 이 문제에 대해 다시 확인하고 점검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손잡고>는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과 가압류로부터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만든 조직이며, 한홍구 교수는 <손잡고>의 전 운영위원이자 평화박물관 이사입니다. <손잡고>는 설립 시부터 정관과 운영기구를 갖춘 독립적인 조직입니다. 그러나, <손잡고> 설립 당시 사무실과 CMS 시스템 사용 등의 도움을 주기로 한 것을 빌미로, 한홍구 교수는 독립단체인 <손잡고>를 평화박물관의 부속사업으로 간주하며,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손잡고> 회비를 평화박물관 사업에 유용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손잡고> 활동가를 부당 해고했습니다. 한홍구 교수가 ‘운동’을 ‘사유화’했다고 지적받는 부분입니다. 또한 평화박물관은 <손잡고> 2기 운영위원회가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구성되었음에도 회원들이 낸 CMS회비를 <손잡고>에 이전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2기 총회 직전에 <손잡고> 회원들의 CMS를 일방적으로 해지․통보하고, 회원 정보도 이전하지 않았습니다. <손잡고>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상태로 만든 것입니다.

 

한홍구 교수를 포함한 <손잡고> 1기 운영위원들이 사퇴하고, 2기 운영위원회가 구성된 후, 2기 운영위원회에서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했으며, <손잡고> CMS 회비를 돌려줄 것을 평화박물관 측에 요구했습니다. 이 사안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랬던 많은 분들이 ‘중재’에 나섰고 한홍구 교수를 설득하며 <손잡고> 회비를 반환하도록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한홍구 교수는 이 요청을 모두 거부했습니다.

 

그 결과 ‘회비 반환 소송’에 이르게 되었고,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1심 법원은 평화박물관에게 <손잡고>의 회비와 전용된 금액 전액을 돌려주라고 판결했습니다. 한홍구 교수측은 1심 결과에 불복하여 항소하면서 “평화박물관의 활동가를 ‘근로자파견법’에 따라 <손잡고>에 ‘파견’한 것이기에, 활동가 급여와 사무실 사용료를 공제”했다는 주장을 새롭게 들고 나왔습니다. 한홍구 교수가 ‘평화박물관에서 파견했다’고 주장한 활동가는 <손잡고>의 공지와 운영위원 면접으로 채용된, <손잡고>의 상근자입니다. 한홍구 교수측은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 ‘노동자를 사고파는 악법’인 ‘파견법’까지 끌어온 것입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도 1심 판결과 동일한 내용의 조정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한홍구 교수는 법원의 조정결정에 불복해 항소심을 이어가는 한편, <진상조사보고서> 작성자들이 그의 명예를 훼손했다 하여 진상조사위원들에 대해 총 3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과연 진상조사위원측이 손해를 배상해야할 명예훼손행위를 했는지도 의문이지만, 기업들의 손해배상청구와 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만든 <손잡고>의 진상조사위원들을 상대로 한홍구 교수가 손배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에 개탄합니다.

 

한홍구 교수는 이 사회의 진보를 위해 일정 부분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기여가 한홍구 교수의 잘못에 눈을 감아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2013년 평화박물관에서 동료 활동가가 처한 불합리한 노동조건에 대해 문제 제기한 활동가를 평화박물관 상임이사인 한홍구 교수가 부당하게 해고하려고 했을 때, 결국 이에 부당함을 느끼고 내부 문제 제기를 했던 모든 활동가들이 평화박물관을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새롭게 채용된 평화박물관 활동가들에 의해 다시 제기된 ‘단체 사유화’ 문제 제기도 같은 방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때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책임을 방기한 것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음을 인식하며 반성합니다. 이번 일을 나의 일로 여기며 함께 나서려고 합니다. 지금도 <손잡고> 활동가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권침해가 계속될 것이라 우려되기에 공론화를 더는 주저할 수 없습니다.

 

인권ㆍ노동ㆍ시민단체 및 활동가들은 이 사안을 ‘공론화’하고자 합니다. 이후 평화박물관 및 한홍구 교수와는 인권과 노동, 평화에 관한 어떤 사업도 함께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약속은 한홍구 교수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손해배상소송을 철회하고 <손잡고>의 회비 전액을 돌려줄 때까지 유지될 것입니다. 인권과 노동, 평화를 위한 활동은 성찰과 존중의 기반 위에 서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2018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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