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공대위 성명서]MBC는 성차별적 채용관행에 대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

by 철폐연대 posted Nov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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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위 성명서]

진정한 반성이 없는 한 잘못은 반복된다.

MBC는 성차별적 채용관행에 대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로부터 대전MBC의 성차별적 채용관행을 인정받은 진정인 유지은 아나운서는 2020년 11월 9일 자로 대전MBC에 출근을 하게 된다. 인권위의 결정으로부터 장장 6개월이나 걸린 늦은 결정이었지만, 소송을 통해 불필요한 분쟁이 장기화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대전MBC의 결정에 대해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성차별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전MBC는 인권위원회의 채용성차별 결정에 대해 진정인을 정규직화한다는 타이틀만을 선전할 뿐, 진정한 사과나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어 향후 대전MBC의 행보가 걱정스럽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정규직 아나운서와 동일 업무를 수행한 진정인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 △장기간 지속돼 온 성차별적 채용 관행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이유로 한 불이익에 대한 위로금 500만원을 각 진정인에게 지급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러나 현재 대전MBC는 전체 경력의 1/3을 제외한 채 유지은 아나운서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하였을 뿐이다. 그간 유지은 아나운서가 받아온 불이익한 차별처우와 부당 업무배제에 대하여 제대로 된 사과는 물론 형식적으로도 사과의 뜻을 밝힌바가 전혀 없으며, ‘공정’을 운운하며 자신들은 정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권위에서 결정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용한다는 대전MBC의 태도에 대하여 공대위는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대전MBC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오랫동안 관행으로 굳어 지속했던 채용성차별 행위를 인정하고 반성하여야 한다. 현장에서 실제로 발생하였고 인권위원회에서 인정된 채용성차별 관행을 MBC가 제대로 인정해야, 여성노동자를 가부장적 시선으로 대상화하고 노동조건에 차별을 두었던 과거의 성차별적 조직문화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특히 피해 노동자 유지은 아나운서에 대한 정규직 전환이 일종의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이제까지의 성차별 고용관행의 과오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차원에서의 당연한 처우이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반성없는 사측의 태도는 정규직으로 곧 현장으로 복귀하는 피해 노동자에게 향후 은밀한 배제와 괴롭힘이 가하지는 않을지 우려가 들게 한다.

 

또한 과오를 인정하지 않은 모습에서 향후 MBC방송사 전체가 채용성차별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해나갈 것인가 의문이 든다. 인권위는 그간 채용성차별 관행이 대전MBC만의 문제가 아니라 MBC 지역 방송사 다수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주목하고, MBC 본사 차원에서 전체 지역계열사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 또한 권고했다. 그러나 인권위 권고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MBC본사에선 아무런 응답이 없다.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재발방지를 위한 어떤 계획이 있는지 아무 이야기가 없으니 공영방송 MBC가 채용성차별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도 심히 우려스럽다. MBC본사는 하루 바삐 실태조사 및 해결방안 마련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전체 MBC 차원에서 성차별적 조직문화에 기대어 성별분리채용 하고 있지는 않은지 여성 아나운서 등 여성노동자의 고용상태를 정확히 점검해야 한다. 또한 이미 기간제 및 특수고용으로 근무하고 있는 여성 아나운서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과 제대로 된 처우개선이 마련해야 하며, 그에 앞서 MBC본사 및 각 지역 MBC들은 채용성차별 관행에 대한 인정과 진심어린 사과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유지은 아나운서가 제대로 된 사과와 재발방지대책도 없이 정규직으로 첫 출근하는 11월 9일은 공대위에게는 새로운 역할을 시작하는 날이 될 것이다. 유지은 아나운서의 매일매일은 공영방송을 자처하는 MBC 및 대전MBC와 그 구성원들의 성평등 의식과 인권 수준 그리고 일터 괴롭힘에 대한 감수성에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공대위는 유지은 아나운서가 무늬만 정규직이 아닌 진정한 한명의 아나운서이자 당당한 노동자 주체로 대우받는 날까지 연대의 손길을 늦추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제대로 된 사과와 차별 없는 경력인정, MBC 내부 및 방송계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차별문제가 재발되지 않고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이 나오도록 힘쓸 것이다.

 

 

2020년 11월 6일

 김경숙상 전액기부.jpg

 

대전MBC아나운서채용성차별문제해결을위한공동대책위

 
- 법률의견서를 포함한 보도자료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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