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촉구한다.

by 철폐연대 posted Nov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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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비정규직 노동자,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해 온 모든 시민의 이름으로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촉구한다."


비정규직이 확산되던 2000년대 초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노동으로 인해 야기되는 저임금과 차별에 맞서 투쟁에 나섰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존엄과 평등을 위한 요구는 멈추지 않고 있다. 차별적인 처우를 개선하라고 요구했고, 최저임금 수준을 벗어나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요구했다. 무엇보다 삶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미래를 빼앗아 가는 불안정한 고용형태 자체의 폐지를 요구했다. 그 모든 외침의 바탕에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담았다.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에서 벗어나 노동자로서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라는 요구이며, 그 차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일에서의 자존감을 훼손하는 것이었기에 비정규직 철폐, 노동자 권리 보장을 외쳐왔던 것이다.

 

차별금지법 제정의 요구는 이러한 외침과 멀리 있지 않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동등하게 누려야 할 권리의 소망, 차별을 벗어나 존엄한 존재로서 함께 살아가겠다는 당연한 요구의 표현이다. 그렇기에 정부가 비정규직 정책을 수차례 시행해도 달라지지 않는 비정규직 고용, 무기계약직에 대한 차별, 나와 다른 너로 구분되어 낮은 지위로 밀려나는 자회사라는 구조 등에 맞서 계속된 싸움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노동자가 바라는 삶의 변화, 노동의 변화는 다만 고용형태를 일부 바꾸어 주는 것, 임금을 조금 높여주는 것으로 대체되지 않는다. 고용형태에 따른 위계구조가 지속되고 그 위계에 바탕한 차별이 온존하는 한 평등은 멀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에 조차 점수를 매기고 줄세우는 사회가 계속될 수밖에 없기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차별금지법에 시선을 맞추고, 그 제정을 위한 움직임에 힘을 더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에는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수많은 가시들이 존재한다. 수없이 찔러대고 있음에도 그것에 명확한 이름을 붙이지 않고, 상처입는 사람이 소수라는 이유로 외면한다. 때로는 그 가시가 자신을 향해 있지 않음에 안도하며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오히려 가시밭 가운데 놓인 이들이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 외면과 비난은 다시 이름 모를 가시가 되어 더 단단하게 약한 이의 살을 헤집는다. 그 모든 가시들에 제대로 이름을 붙이지 않는 한 우리는 늘 언제 나를 찔러올 지 알 수 없는 가시를 경계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존엄을 훼손하고 권리를 침해하는 그 가시들에 ‘차별’이라는 이름을 붙여야 한다. 그래야 평등한 사회, 존엄이 보장되는 사회, 그 평등과 존엄이 권력을 가진 자들만이 아니라 더 많은 소수자들에게도 함께 존재하는 사회를 꿈꿀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면하는 국회와 정치인들은 오히려 평등을 꿈꾸는 이들을 비난하는데 가세하고 있다. 모두의 존엄과 평등을 위한 외침에는 귀를 막고, 오히려 계속된 차별을 부추기는 것으로 나아간다. 수없이 찔려 상처투성이인 이들이 상처 하나를 내보였다는 이유로 심판대 위에 세우고 있다. 단언컨데 25일 더불어민주당이 열고자 하는 ‘평등법(차별금지법) 토론회’가 그러하다. 차별금지법의 문제를 성소수자의 문제로 부각시켜 이 사회에서 가장 공고하게 버티는 가시 하나를 지적한다. 사회적 논의의 필요를 운운하지만 그 지적은 이 가시는 꺾을 수 없기에 꺾고자 하는 이들이 잘못 되었다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우리 사회는 지난 수십년간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투쟁을 지속해 왔다. 그 투쟁은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할 권리의 당연함을 이야기하고, 낮은 곳으로부터 모두를 아우르는 평등을 이루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비정규직, 여성, 청소년,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에 동등하게 발 딛지 못하고 있는 수없이 많은 이름들이 있다. 그 이름들은 평등으로 나아가기 위한 투쟁의 주체에 붙여진 것이며, 권리의 주체를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그에 차별과 억압을 정당화할 요소는 어디에도 담겨있지 않음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뒤로 물리고자 하는 이들은 사회의 무감각을 핑계로, 또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차별의 역사를 고쳐 쓰지 않으려 한다.

 

국회는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외면하고 무려 2024년 5월로 (국민동의청원의) 심사 기한을 연기했다. 그것만으로도 분노를 금할 수 없는데, 한 술 더 떠 사회적 논의를 핑계로 처음 열리는 자리가 차별받고 있는 이들의 상처를 헤집고 차별금지법의 취지를 왜곡하며, 평등의 가치를 무너트리고자 하는 것으로 기획되었다. 국회는 그 가벼운 움직임이 수많은 이의 삶을 짓누르는 것임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정권 유지를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면하고 왜곡된 토론을 기획하는 그 인식의 바탕에서 이미 드러난 바, 정부 여당은 이제 명백히 평등과 존엄이라는 가치의 반대편에 섰다. 그로써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수많은 목소리, 평등을 외치고, 존엄을 구하는 모든 이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많이 회자되고, 사회적으로 비정규직 고용형태가 잘못되었다는 인식이 넓다. 그럼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사회 문제인 만큼,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자신들을 찌르는 많은 가시들에 포위되어 살아간다. 그 아픔으로 다른 많은 차별 받는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함께 싸우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차별금지법에 대한 비난이 성소수자에 대한 공격으로 몰리는 것을 결코 방기하지 않을 것이다.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위한 움직임에 더욱 힘을 더할 것이다. 그로써 이 사회가 모두의 존엄을 위해 한발 더 나아갈 때까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싸움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1년 11월 25일

 

(사)터울림,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원회, 가족구성권연구소, 강금철, 강빈, 강성규, 강수정, 강완웅, 강정원, 강화숙, 강희진,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지부, 건강보험공단부산고객센터지부, 건보노조 몸짓패, 경북 북부 이주노동자센터, 고건우, 고동민, 고석근, 고영주, 고진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 식당분회,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강원지부, 공공운수노조 전북본부, 공연예술인노동조합, 공영옥, 공유정옥,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곽이경, 교육노동자현장실천, 구동훈, 구예슬,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광주지회,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대전지회,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본부지회,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부산지회, 국슬기, 권경, 권미정, 권미현, 권소현, 권순부, 권영국, 권영주, 권영진, 권은숙, 권정임, 권하늘, 권혜진, 극단 고래, 금문, 금천미래포럼, 기륭전자분회, 기아자동차비정규직지회, 김가영, 김갑수, 김경연, 김경화, 김계월, 김관후, 김기연, 김기연(건보고객센터 부산지회), 김기헌, 김다연, 김다정, 김도경, 김동석, 김동재, 김두영(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김명동, 김모드, 김무강, 김문정, 김미좌, 김민경, 김민지, 김민지, 김민희, 김병수, 김병수, 김봉임, 김상국, 김상임, 김선, 김선오, 김선자, 김선철, 김선호, 김성미, 김성이, 김성진, 김소연, 김소현, 김수억, 김수정, 김순자, 김어진, 김여진, 김연탁, 김연희, 김영글, 김영섭, 김예리, 김예빈, 김예지, 김왕영, 김용찬, 김원만, 김유경, 김유영, 김유정, 김유정, 김은정, 김은주, 김은진, 김은진, 김은호, 김이주, 김인선, 김정대, 김정덕, 김정우, 김정일, 김정훈, 김종대, 김주연, 김준범, 김중엽, 김증록, 김지선, 김지은, 김지은(안산여성회), 김진군, 김진성, 김진순, 김진영, 김진혁, 김진희, 김채연, 김철식, 김태연, 김태욱, 김태윤, 김필모, 김하연, 김한별, 김현경, 김현보, 김현수, 김현정, 김현하, 김현희, 김형기, 김혜미, 김혜미, 김혜연, 김혜진, 김환희(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주시지부), 김효선, 김희정, 나영정, 나위, 남아름, 남정아, 노동당 노동연대상담소, 노동해방투쟁연대(준), 다슬, 단풍,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뎡야핑, 도영, 레나, 레이린, 류남미, 류진주, 림보, 명민경, 명숙, 무지개인권연대, 문기주, 문다슬, 문미니, 문한수, 문화연대, 문화예술노동연대, 문희정, 미류, 민서연, 민선, 민정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노총 수원용인오산화성지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박경석, 박기호, 박누리, 박다원, 박동범, 박병두, 박상일, 박상헌, 박서진, 박성열, 박성훈, 박소미나, 박소영, 박솔지, 박승호, 박신영, 박애경, 박옥주, 박옥주, 박윤선, 박은경, 박은혜, 박인서, 박일훈, 박재현, 박준성, 박준태, 박찬진, 박철, 박태환, 박혜영, 박호순, 박효선, 박희은, 박희정, 방송작가유니온, 방우숙, 방은숙, 배경내, 배동산, 배승민, 배진교, 배찬민, 배현의, 백소하, 백승수, 백자, 백형근, 범유경, 변성민, 변외성, 변혁당 인천시당, 부산반빈곤센터, 불교환경연대,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사월혁명회, 사회복지연구소 물결, 새봄, 생명안전 시민넷, 서범진, 서선자,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서장수, 서정수, 서진석, 서진숙, 서채연, 석지은, 선지현, 성기봉, 성명애, 성미선, 성수진, 성정숙, 성희영, 소성욱, 소연수, 손명호, 손무곤, 손병숙, 손병휘, 손승권, 손정희, 손지완, 손지은, 손진, 손현숙, 손혜연, 송민영, 송성윤, 송은정, 송인경, 송종원, 송지영, 스텔라데이지호가족, 신경현, 신동일, 신민경, 신선아, 신선희, 신성호, 신수정, 신운, 신유아, 신재명, 신주희, 신철, 신현규, 심원남(전국교육공무직본부 강원지부 속초양양지회), 심희준, 안명희, 안병주, 안병호, 안승민, 안예린, 안중선, 안지완, 안지혜, 안형진, 양민주, 양선미, 양여옥, 양지현, 양창권, 양향목, 양형숙, 어쓰, 엄진령, 여름, 여현옥, 연대하는 교사잡것들, 영실, 예술행동 한뼘, 예진명, 오은정, 오재환, 오춘상, 오해숙, 오현정(뜻밖의 상담소), 왕수민, 우리동네노동권찾기, 원곡법률사무소, 유경혜, 유태영, 유하늬소리, 유현경, 유흥희, 유희(십시일반밥묵차), 윤누리, 윤설, 윤성희, 윤영숙, 윤예지, 윤의숙, 윤재은, 윤종희, 윤지영, 윤호숙, 은석, 이건민, 이경미, 이경옥, 이경화, 이광하, 이광희, 이근재, 이근탁, 이동석, 이동수, 이동현, 이두찬, 이명란, 이명선, 이묘랑, 이미경, 이미숙, 이민숙, 이민정, 이민지, 이민진, 이범진, 이사라, 이상권, 이상길, 이상명, 이상미, 이상진, 이상희, 이서용진, 이석현, 이선주, 이선화, 이선희, 이설희, 이성진, 이소운, 이수정, 이수종, 이수진, 이수희, 이시은, 이시정(건강보험공단콜센터부산지회), 이시진, 이신재, 이씬, 이양지, 이어진, 이영숙, 이영인, 이옥순, 이용기, 이우주, 이원철, 이원희, 이윤승, 이은숙, 이은영, 이은주, 이젊은, 이정아, 이조은, 이종걸, 이종문, 이종승, 이주연, 이주연, 이주영, 이주형, 이주희, 이지유(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부산지회), 이진성, 이창조, 이청우, 이태성, 이하송, 이학배, 이한수, 이해성, 이향춘, 이현대, 이현서, 이형진, 이혜인, 이혜정, 이혜진, 이호중, 이희향, 인권운동사랑방, 인문학공동체 이음, 임도창, 임보라, 임성은, 임성희, 임수현, 임언철, 임영국, 임용현, 임지숙, 장길완, 장민경, 장범식, 장서연, 장애여성공감, 장영배, 장인하, 장종수, 전경민, 전교조 경북지부, 전교조 경북지부 여성위, 전교조 부산지부 여성위원회, 전교조 여성위원회, 전교조 인천지부 여성위원회, 전교조 전남지부 여성위원회, 전교조 충북지부 여성위원회, 전교조 경남지부 여성위원회, 전교조 전북지부 여성위원회, 전교조 충남지부 여성위원회, 전국민중행동(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전병영, 전복철,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삼혜, 전장호(사회변혁노동자당 서울시당), 전지윤, 정경화, 정금식, 정난숙, 정다운, 정동헌, 정동호, 정로사, 정병기, 정보라, 정상혁, 정세동, 정순미, 정시영, 정연훈, 정영미, 정용태, 정운교, 정원, 정유리, 정유리(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대구지회), 정윤희, 정윤희(건강보험공단고객센타), 정은영, 정은희, 정이량, 정인열, 정재은, 정진우, 정진이, 정태화, 정택용, 정현철, 정혜실, 정화인, 제2경인고속도로, 제갈현숙, 조건희, 조경미, 조경배, 조성일, 조송자, 조약골, 조연민, 조영미, 조영훈, 조용준, 조이미연, 조장우, 조진희, 조형수, 조형우, 조혜연, 조혜인, 조희주, 주윤아, 주제준, 지수, 지오, 진냥, 진민선, 진보 3.0, 차준녕, 차헌호, 채광선, 채민석, 천경미, 천연옥, 촉구합니다, 최경심, 최명숙, 최슬기, 최양우, 최영미, 최원석, 최은경, 최은실, 최인혁, 최일배, 최재혁, 최정운, 최정학, 최종진, 최종하, 최진영, 최헌국목사(예수살기), 최혁규, 최현희, 최홍조, 최효재, 치명타, 한가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마사회 이학배, 한국진보연대, 한미숙, 한선희, 한윤수, 핫핑크돌핀스, 허진구, 허진선, 홈리스행동, 홍명희, 홍석환, 홍성민, 홍승희, 홍예원, 화물연대, 황대수, 황미선, 황민익, 황보미화, 황상윤, 황선혜, 황성학, 황은주, 황종원, 희음<이상 개인 및 단체 600명/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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