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률단체성명] SPC그룹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갈아 넣은 이윤추구를 즉각 중단하라!

by 철폐연대 posted Oct 2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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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SPC그룹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갈아 넣은 이윤추구를 즉각 중단하라!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다

 

참담하다는 말 외에 도대체 어떠한 표현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얼마 전 SPC그룹 계열사에서 온 국민을 경악시킨 끔찍한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고인(故人)의 죽음 뒤에 밝혀졌던 안타까운 사연은 해당 죽음을 접한 모든 이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주고 말았다.

 

해당 기계에 안전 덮개만 있었더라도, 위험방지 센서만 달려있었더라도, 재료를 투입할 때 기계를 멈춰야 하는 원칙만 지켰더라도, 하나만 지켰다면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었다.

게다가 사망사고 불과 며칠 전 같은 공장에서 손 끼임 사고가 있었다. 그때 적절한 대처를 했다면 충분히 안타까운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이 죽음의 책임이 온전하게 SPC에 있는 이유이다.

 

고인의 사망 이후 불과 며칠 뒤에 또 다른 SPC그룹 계열사에서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사고 8일 만이고, SPC그룹 회장 허영인이 사과 같지 않은 사과 기자회견을 한 지 불과 이틀 뒤에 발생한 사고다.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되는 손 끼임 사고, 사망사고, 손가락 절단 사고의 원인은 모두 비슷하다. 안전 장비가 없거나 위험방지 센서가 없거나 사람이 작업 중임에도 기계가 움직였다.

그리고 일련의 산재사고의 근본적 원인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 없이 쉼 없이 이윤만 추구하는 SPC그룹의 행태임이 명확하다.

 

지난 2018년 9월부터 5년간 SPC그룹에서 감면받은 산재보험료는 약 73억 원에 이르고 그 중 사망사고와 손 끼임 사고가 발생했던 SPL의 산재보험료 감면은 약 7억 원이다. 산재보험료를 감면받은 5년 동안 SPC그룹에서 발생한 산재사고로 다치거나 죽은 노동자의 수는 758명이며 사고 발생률은 제조업 평균의 1.4배를 넘는다.

 

기가 막힌다. 경악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자주 사용해도 될지 혼란스럽다. 감면받은 산재보험료 일부라도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투자했다면 도저히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라는데 과연 누가 이견을 달 수 있을 것인가?

 

SPC그룹은 IMF 시절 도산과 폐업의 위기에 처했으나 국민들의 도움으로 살아남아 지금의 식품 재벌로 성장했다. 불과 20여 년 전의 일이다.

사과문을 읽는 기자회견장에서 사과하기 싫어 말을 웅얼거릴 때, 고인의 빈소에 고인이 사망 직전 만들던 빵을 보낼 때, 노동조합 지회장이 목숨을 건 단식을 하는 단식농성장에 찾아와 음료수를 건넬 때 보인 SPC그룹의 그 천박한 행태들은, 참담함과 분노를 넘어 과연 이 기업이 우리 사회에 존재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SPC그룹의 슬로건은 “함께 나누는 기쁨”이다. 과연 SPC그룹은 누구와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는가? 이러한 행태들을 보면 적어도 SPC그룹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기업의 이윤을 위해 희생당해야 할 대상 또한 아니다.

단언컨대 SPC그룹이 앞으로도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갈아 넣은 빵을 만든다면, SPC그룹의 미래는 없다.

빵을 만드는 사람도 그 빵을 먹는 사람도 빵을 파는 사람도 모두 똑같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SPC그룹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갈아 넣은 이윤추구를 즉각 중단하라!

 

2022.10.24.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법률원(민주노총·금속노조·공공운수노조·서비스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회

 

 

* 리스트 사진 출처 : 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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