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사업장방문] 노래 대신 구호를 외치는 이들 - 의정부시립합창단원들의 투쟁

by 철폐연대 posted Jul 3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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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투쟁사업장 방문모임으로 27일 의정부시청 앞에서 의정부시립합창단의 투쟁에 함께 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문화예술지부 의정부예술단지회의 5차 결의대회를 다녀온 것인데요. 의정부예술단지회가 쟁의에 돌입한지 100일이 넘었습니다.

의정부예술단지회가 쟁의에 돌입한 주요 이유는 직장건강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입니다. 시청 앞에 놓인 피켓과 현수막에도 “4대보험 보장하라”라고 적혀 있습니다. “무려 시청이 고용주인데 사회보험도 안된다고?” 깜놀할 일입니다. 합창단원들이 주 노동시간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노동으로 고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초단시간노동자들은 산재보험을 제외한 다른 사회보험들은 직장가입이 어렵습니다. 그나마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은 계속고용되는 경우 직장가입이 가능하지만 건강보험은 불가합니다.

의정부시립합창단원들은 지금 화요일, 목요일, 격주 금요일에 각각 오전 10시에 출근하여 오후 1시에 퇴근하는 것으로 월 30시간 근무로 계산됩니다. 그러나 합창단 공연을 준비하려면 다같이 출근해 몇 시간 맞춰 보는 것이 절대 전부일 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개인적으로 노래를 익히고 개인연습도 해야 합니다. 월 30시간이라는 것은 단지 인건비를 아끼려고 편의적으로 설정한 시간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의정부예술단지회에서는 월 60시간 이상 노동시간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실 의정부예술단을 발전시키고 단원들의 처우를 현실에 맞게 개선하겠다는 것은 1년 전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취임할 때의 공약이기도 했습니다. 때마침 그때 의정부시는 문화도시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문화도시의 이름으로 예술관이니 스마트도서관이니 그럴듯하게 만들어놓았지만, 문화라는 것은 그런 시설보다 오히려 그것을 채우는 내용에서 나오는 것일진대, 예술단원들의 처우를 현실화하겠다는 공약은 아직도 허공만 떠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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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결의대회에는 의정부예술단지회 조합원들 뿐 아니라 공공운수노조의 여러 지부에서 참여하였습니다. 철폐연대에서 참여한 회원들 대표로는 임용현 상임집행위원이 앞에 나가 의정부예술단지회 투쟁에 연대하는 발언을 하고 “문화예술노동자 노동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선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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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에 육박하는 한여름 한낮에 야외집회를 하느라고 참가자들은 온통 땀에 흠뻑 젖었지만 투쟁의 열기가 아스팔트의 열기보다 더 뜨거웠습니다. 투쟁가를 부를 때는 역시 예술단지회 조합원들의 실력이 남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집회 마지막에는 참여자들이 색색의 리본에 각각 구호를 써서 의정부 시청을 빙 돌아 걸려 있는 현수막들에 묶었습니다. 현수막에서 휘날리는 리본들이 자못 예술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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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후에 철폐연대에서는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했습니다. 조합원들 말씀하시길, 인원이 많지 않은 사업장이라 외부에서 연대하여 참여하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된다고 하셨고요. 철폐연대는 의정부예술단지회의 투쟁을 널리 알릴 것을 약속했습니다.

다음 6차 결의대회는 8월 31일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 전에 성과를 거두어 6차 결의대회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면 가장 좋을 테고요. 만약 그때까지 투쟁이 끝나지 않는다면 더욱 많은 연대의 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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