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철거방해금지가처분신청에 대한 노동시민사회 의견서

by 철폐연대 posted Jan 0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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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철거방해금지가처분신청에 대한 노동시민사회 의견서]

 

“원상회복해야 할 것은 공장부지가 아닌 노동자의 일과 삶입니다”

 

 

 

경북 구미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라는 회사는 일본의 닛토덴코가 투자한 외국인투자기업입니다. 재작년 10월 갑작스런 공장 화재 직후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청산 결정과 동시에 희망퇴직을 실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닛토덴코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생산하던 LCD편광필름을 또 다른 한국 자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평택공장)로 물량 이전했습니다. 구미공장의 폐업을 강행하는 한편 계열사를 통한 대체생산에 발 빠르게 나선 것입니다. 그로 인해 구미공장 직원 210명 중 193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고,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고용대책 마련을 요구해 온 17명의 노동자에 대해 사측은 2023년 2월 정리해고를 단행했습니다.

 

사측의 부당성은 이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구미시가 외투기업에 제공한 각종 특혜(법인세‧취득세 감면, 50년간 토지 무상임대 등)에 힘입어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연 매출 8천억 원을 꾸준히 달성하는 등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사측은 위와 같은 절차를 강행해 일방적인 공장 청산 및 정리해고에 나섰습니다. 공장 화재는 노동자들의 책임도 아닐뿐더러 사측은 최대 1천3백억 원에 달하는 화재보험금을 수령해 전소된 생산시설을 복원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11명의 노동자들은 평택의 한국니토옵티칼로 고용승계를 요구 중입니다. 삶의 터전을 옮겨서라도 계속 일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절박한 요구에 대한 사측의 응답은 해고 노동자들의 마지막 버팀목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가압류하는 것이었습니다. 급기야 지난 2023.12.14. 사측은 청산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화재로 소실된 공장부지 내 생산공장(공장동)과 노동조합 사무실 철거공사의 지연에 따른 손해액의 추가부담까지 주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구미와 평택에 세운 외투기업을 통해 천문학적인 부를 축적한 닛토덴코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노동자들을 상대로 가압류와 가처분을 연달아 청구해 이들의 일과 삶마저 송두리째 파탄의 지경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귀 재판부도 아시다시피 기업의 정리해고 및 사업조직의 재편에 따른 구조조정은 필연적으로 노동자들의 고용상 지위나 노동조건의 하락을 수반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경영권을 가진 일방의 독단적 결정으로 노동자들의 기본권과 생존권이 위기에 처할 때 노동조합은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의 행사를 통해 이를 막아낼 권리와 의무를 가집니다.

 

따라서 채권자인 사측이 이번에 신청한 노동조합 사무실 명도 및 철거공사 방해금지 가처분 재판의 결과로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조합과 조합원의 노동3권이 침해당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특히 노동사건에서는 본안 소송과 달리 매우 신속하고 무난하게 가압류 결정이 이뤄지는바 채무자인 노동자 측의 심리적‧경제적 압박을 가중하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될 것입니다.

 

이제까지 모회사인 닛토덴코와 그 자회사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추진한 구미공장 폐쇄 계획은 그간 외투기업들이 숱하게 되풀이해 온 먹튀 행태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노동조합과 그 소속 조합원들은 사측을 상대로 고용보장을 요구할 권리가 있으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경우 그를 실현할 수 있는 경로와 수단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엄연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음에도 손배가압류를 앞세워 일과 삶의 터전을 앗아가려는 사측의 악의적 계획을 법원은 용납해선 안 될 것입니다.

 

지금 사측은 공장부지 원상회복의 긴급성을 내세워 공장철거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원상회복이 시급한 것은 화마와 함께 사라진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의 일과 삶입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노동자들은 기업의 일방적인 정리해고와 가압류에 맞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권의 보장을 바랄 뿐입니다. 해고 노동자들과의 대화를 거부한 채 청산절차 속행에만 여념 없는 기업의 무책임한 행태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바람을 담아 노동시민사회단체 연명으로 귀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합니다.

 

 

2024년 1월 5일

전국 노동‧인권‧종교‧시민사회단체 연명

 

(사)김용균재단 (사)안산노동안전센터 KEC지회 거제고성통영_노동건강문화공간_새터 거제ㆍ통영ㆍ고성_조선하청지회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공공교통네트워크 공공운수노조_해복특위ㆍ공해투 관광레져산업노조_세종호텔지부 광화문TV 교육노동자현장실천 구속노동자후원회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국제민주연대 금속노조 금속노조_구미지부 남선알미늄자동차사업부문지회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노동자는_하나단 노동해방_마중 노동해방을위한좌파활동가_전국결집 다른세상을꿈꾸는밥차_협동조합밥통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대한불교조계종_사회노동위원회 더불어삶 문화연대 미디액트 민주노조를깨우는소리_호각 민주노총_서울지역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_노동위원회 민주한전엠씨에스지부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_반올림 반월시화공단노동조합_월담 발전노조_한전산업개발_발전본부 방송을만드는사람들의이름_엔딩크레딧 백기완노나메기재단 법률원(민주노총,금속노조,공공운수노조,서비스연맹)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_빵과장미 부산노동자풍물패연합 비정규노동자의집_꿀잠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사무금융노조_보험설계사지부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생명안전시민넷 서비스연맹 성공회대_노학연대_가시 성노동자해방행동_주홍빛연대_차차 성서공단지역지회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_연분홍치마 손잡고(손배가압류를잡자!손에손을잡고) 스물둘 시화노동정책연구소 실천불교승가회 쌍용자동차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영등포산업선교회 영화계_블랙리스트_문제해결을_모색하는_모임 인권운동공간_활 인권운동네트워크_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자동차판매연대지회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_톨게이트지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전국철도노동조합_서울지방본부_코레일네트웍스지부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_대교지부 전국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정의당_노동위원회 진보3.0 천주교_남장_정평환위원회 천주교_예수회_사회사도직위원회 천주교_예수회_인권연대연구센터 천주교예수회JPIC 청소년녹색당 코스파지회 쿠팡물류센터지회 쿠팡물류센터지회_고양센터분회 플랫폼C 플랫폼노동희망찾기 학생사회주의자연대(준) 한국가스공사비정규지부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마사회지부 한국마사회지부_수도권지회 한국오웬스코닝지회 현대모비스김천지회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현대자동차전주비정규직지회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현대중공업지부_사내하청지회 현대차아산공장_새길 현장을지키는카메라에게힘을 현장투쟁복원과계급적연대실현을위한전국노동자모임 (이상 101개 단체/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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