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사업장 방문모임] 건설노조 중서부건설지부 투쟁문화제

by 철폐연대 posted Jun 2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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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사업장 방문모임] 건설노조 중서부건설지부 투쟁문화제에 함께 했습니다.

 

건설현장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며 정부가 진행한 200일간의 특별단속이 이루어지는 동안 1484명이 검찰에 송치되었고, 그 가운데 132명이라는 대규모 구속자가 발생했습니다. 경찰이 노동자들을 구속하고 검거한 사유로 들고 있는 금품갈취, 협박, 업무방해 등은 모두 노동조합의 활동이거나 그 활동의 결과 단체협약으로 체결된 내용들입니다. 지난 200일의 특별단속 기간은 정부가 나서서 노동3권을 파괴해 온 시간들이며, 건설노조의 활동을 통해 인간다운 일터로, 안전한 일터로 바꾸어 온 건설현장을 다시 자본이 원하는 대로 되돌리는 폭압이 자행된 시간이었습니다. 이것도 모자라다며 경찰은 특별단속을 8월 14일까지, 50일 연장했습니다.

 

6월 28일, 그치지 않는 탄압에 맞서서 투쟁을 이어가며, 현장의 힘을 다독이고, 시민들에게 탄압의 부당함을 알리는 건설노동자 투쟁문화제가 열렸습니다. 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는 경기도 각 도시에서 매주 1회 투쟁 문화제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6월 28일 수원역 로데오광장에서 열린 투쟁문화제에 철폐연대도 ‘투쟁사업장 방문모임’으로 참여해 함께 했습니다.

 

투쟁문화제에 참여한 다산인권센터 랄라 동지는 소중하고 안전한 집과 건물을 만드는 일을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막노동’, ‘노가다’라고 낮춰 불러왔고, 노동자들의 처우 역시도 마찬가지였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랄라 동지는 그 이유는 바로 대형건설사에서부터 아래로 줄줄이 이어지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 있고, 그로 인해 건설현장은 가장 많은 노동자 사망이 발생하는 죽음의 일터이기도 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 일터를 바꾼 것은 바로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임을 상기시켰습니다. 정부가 규제하고 단속해야 할 것은 노동자들이 아니라 불법적인 구조를 당연하게 만들어온 건설업체 들이며, 일하는 사람이 안전해야 만들어지는 집도, 건물도 안전하다는 점을 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를 예로 들어 시민들에게 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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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인권센터 연대발언 모습>

 

대야미블루스와 노래하는 노동자 김성만 동지의 공연도 있었습니다.

김성만 동지는 금속노조 경기지부 하이디스 지회 전 지회장이었던 배재형 열사를 떠올리며, 그때 만든 ‘따스한 눈빛을 그리며’라는 노래를 시작으로 양회동 열사를 추모하고 건설노동자 투쟁을 응원하는 공연으로 문화제에 연대의 마음을 더했습니다.

대야미블루스는 경기중서부건설지부의 조합원들로 구성된 밴드동아리입니다. 대야미블루스 동지들은 노동가요를 들려주는 사이사이 지금의 탄압을 바라보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전했는데요, 불법다단계하도급이 없어지고 공사대금이 오롯이 공사에 쓰이게 된다면 일터가 얼마나 안전해 질 것인지, 임금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지급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꿈을 이야기했습니다. 체불임금이 없고, 산재가 없는 안전한 일터가 된다면, 그런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면 지금과 같이 공안탄압으로 노동자들의 권리를 파괴하는 일도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말했습니다. 높은 펜스 뒤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들의 상황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존엄이 지켜지지 않는 열악한 환경이라는 사실을, 노동조합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 왔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기에 시민들에게 조금만 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는 목소리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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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야미 블루스 : 중서부건설지부 밴드동아리>

 

쿠팡동탄센터 분회장인 정동헌 동지도 투쟁 문화제에 함께 했습니다. 쿠팡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해 준 건설노조 동지들을 떠올리며, 그 연대의 마음에 늘 감사한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물류 현장에서는 까대기판이라는 말로 자조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노가다판으로 비하되어 왔던 건설 현장을 바꾼 것이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이기에 그에서 힘을 얻는다는 말을 전하며, 노조탄압으로 정권을 연장해 나가는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현장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여성노동자들이 일하기 어려웠던 현장을 건설노조가 여성들도 똑같이 기능을 배우고 일터에서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왔음을 증언했습니다. 또한 화장실, 휴게실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던 현장에서 노동조합이 인간다운 일터가 될 수 있도록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내는 통로가 되어 주었고, 그를 통해 노동자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말했습니다. 안전과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노조를 ‘건폭’이라고 비난하고 혐오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노조가 비리의 온상인 건설산업을 투명하게 만들어 왔음을 강조하며, 자본의 편에 선 정부의 탄압을 이겨 내기 위해 더 단단히 힘을 합쳐 싸우자는 결의도 높였습니다.

 

또 형틀목수로 일하고 있는 한 노동자는 과거와 달리 건설 노동자의 일이 더 세분화되면서 단순화되는 과정을 겪고 있고, 그러다 보니 숙련의 필요가 낮아지는데, 이 과정에서 자본이 이주노동자로 이뤄진 (불법)도급팀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건설노조가 만들어 온 임금 기준을 저하시키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더 낮은 임금으로, 사회보장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상태로, 위험하게 일을 하게 됩니다. 이주노동자들이 권리가 없는 상태로 일하고 있는데, 노동조합이 조직하고 함께 싸우자하기에 눈앞에 닥친 탄압이 노동자들을 옴짝 못하게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그 속에서 내국인 건설 노동자들은 탄압과 무너지는 현장 상황 속에서 분한 마음이 크다고 호소하기도 했는데요. 현장 발언에 이어 문화제 사회를 맡은 중서부건설지부 동지는 자본이 이주노동자 고용을 내국인 건설노동자와의 갈등에 이용하고 있는 점을 비판하며, 불법도급팀 고용에 맞서되 이주노동자 역시 함께 해야 할 노동자들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건설노조에 가입하여 함께 싸우고 있기도 합니다.

 

건설노동자들로부터 우리는 모래알 같아서 뭉치기 힘들다는 이야기들을 종종 들었습니다.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건설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결집하고 현장을 바꾸고, 제도를 바꾸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쉼 없이 펼치는 가운데 어느새 잊힌 말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노동조합의 활발한 활동이 펼쳐지자 정부는 건설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수차례 자행했습니다. 2004년 공안탄압에 맞서 명동성당에서 찬바람 맞으며 농성투쟁을 전개했었고, 2006년 두 번째 공안탄압에 맞서 수십미터 높이의 올림픽대교 철탑에 올라 탄압의 부당함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공안탄압에 앞장선 검경에 맞선 노동자들의 투쟁은 치열하게 펼쳐졌습니다. 지금의 탄압이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노동자들은 또 단결과 연대를 통해 이겨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노가다에서 노동자로, 건설노조는 노동자들의 삶을 바꾸고 노동자라는 자부심을 만들어 낸 노동조합입니다. 비리와 불법의 온상, 인권침해가 일상인 건설현장을 투명하게, 안전하게,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고 더 안전한 사회의 바탕이 되는 일터로 바꾸어 온 것은 건설노조의 투쟁이었고, 세상을 짓는 노동자라는 자부심으로 투쟁해 온 건설노동자들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정부는 그런 건설노조의 투쟁의 역사를 지우려 하고, 노동자들에게서 자부심을 빼앗아 가려 합니다. 그렇기에 결코 물러설 수도, 질 수도 없는 투쟁입니다.

 

문화제를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문화제를 마치며 ‘천대받는 노동자가 없도록, 노동자 민중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투쟁하겠다’는 문화제 참석자들의 결의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지금의 탄압은 건설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노동자를 향한 탄압에 다름 아닙니다.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모든 이들이 함께 힘을 모아 맞서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다지며,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의 연대의 뜻이 현장 노동자 한 명, 한명에게까지 전해질 수 있도록 철폐연대도 더 힘을 내야겠다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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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문화제에 함께 한 철폐연대 동지들>

 

 

사진전.jpg<투쟁문화제 주변 사진전 모습> 

 

 

단체사진.jpg

<투쟁문화제 참석자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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