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폐연대 3월 투쟁사업장 방문모임] 3/20 락앤락지회 영풍빌딩 앞 선전전

by 철폐연대 posted Mar 20, 202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주방용 플라스틱 밀폐용기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락앤락’을 모르는 분들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이제 락앤락 식품용기는 집집마다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니까요.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적인 브랜드로 승승장구하던 락앤락에 위기 조짐이 나타난 건 지난 2017년이었습니다. 이때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가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어피너티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더페이스샵, 하이마트, 오비맥주 등의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면서 천문학적인 시세차익을 거두는 등 투기업계의 큰손으로 군림해 왔습니다. 

 

투기자본이 건실한 중견기업을 인수‧매각하는 목적은 오로지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에는 무관심하고 주주의 이익에만 충실할 뿐입니다. 그래서 투기세력이 기업의 지배주주로 올라서게 되면 단기적으로 시세차익을 극대화하는 데 회사경영의 초점을 맞춥니다. 
어피너티도 락앤락의 대주주로 등극하면서부터 ‘치고 빠지기’에 능수능란한 기업사냥꾼의 속성을 숨김없이 드러냈습니다. 어피너티는 회사 인수 후 2023년까지 배당금과 유상감자(기업이 자본금을 줄여 주주의 이익을 높이는 행위) 등을 통해 1천억 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회수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지난해 11월에는 안성공장의 가동중단 및 외주화 추진 결정을 락앤락 노동자들에게 일방 통보했습니다. 락앤락 노사 단체협약에는 “외주화, 매각 등이 발생시 고용안정을 원칙으로 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락앤락과 어피너티 측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희망퇴직에 동의하지 않은 34명의 노동자들을 지난 1월 31일 정리해고했습니다. 

 

어피너티는 이 모든 결정이 “기업의 존속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매년 수백억 원씩 현금배당과 자산매각에 나서면서 락앤락을 세계적인 주방용품 브랜드로 성장시킨 노동자들은 길거리로 내모는 게 과연 회사를 위한 길인지 우리는 되묻고 싶습니다.
투기자본은 생산과 고용을 파괴하는 한이 있더라도 고수익만 보장된다면 언제 어디서나 무슨 짓이든 거리낌 없이 벌입니다. 락앤락의 대주주 어피너티가 2017년 회사 인수 이후 지금까지 진행한 고액 현금배당, 유상감자, 자산매각과 인적 구조조정은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한 일터의 전형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사측의 일방적인 안성공장 가동중단과 희망퇴직 단행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설 연휴 직전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의 투쟁이 오늘로 39일째(정리해고 반대 투쟁115일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락앤락지회 노동자들은 대주주 어피너티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각역 영풍빌딩 앞에서 매일 11시30분부터 2시까지 항의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같은 시각에는 어피너티 규탄 집중집회도 열린다고 합니다. 
밀폐용기처럼 꽉 막힌 불통기업 락앤락을 정상화하고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동지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0240320_113918.jpg

 

20240320_113935.jpg

 

20240320_130118.jpg

[사진: 철폐연대]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