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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고용을 내걸고 싸워왔던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의지가 지금 인천공항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투쟁을 만들었고, 계약해지와 허울좋은 무기계약 전환을 뛰어넘고자 하는 몸부림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무직 요구’로 발전하고 있다.                       왜곡된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을 뛰어넘어 권리를 되찾자!
                               - 이용석 열사 분신 10주기에 부쳐


  2003년 10월 26일, 근로복지공단 비정규노조 간부였던 이용석 동지가 분신을 했다. 첫 번째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던 중이었다. 누구의 지침도 없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한 집회였다. 정부의 손배ㆍ가압류 등으로 열사 정국이 이어지고 노동자들은 비탄에 잠겨있을 때였다. 그날 처음으로 발표된 ‘비정규직 철폐연대가’를 함께 배우고 따라 부르던 이들 가운데에서 불길이 치솟았고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 이용석 열사의 몸에 불은 불을 끄던 이들은 분노를 간직한 채 거리로 뛰쳐나가 경찰들과 몸을 부딪치며 싸웠다. 근로복지공단으로 달려간 이들은 공단의 담장을 넘었고 이용석 동지를 살려내라고 외쳤다. 그렇게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긴 파업투쟁이 시작되었다. 정규직 T/O를 확보하고 정규직 전환시험을 통해 대다수 정규직 전환을 함으로써 파업 투쟁은 마무리되었지만 그것은 시작이었을 뿐이다.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를 방치하면 안된다는 여론에 직면했다. 인권위원회가 실태조사를 하고 여론이 압박하면서 정부는 2004년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을 내놓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미 투쟁으로 합의한 내용을 정부대책인 것처럼 위장하기도 했고, 더 많은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그것은 허울좋은 무기계약직이 아니라, 공무원화, 혹은 정규직화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노동자들의 투쟁이 그런 내용을 강제했던 것이다. 그런데 10년이 흐른 지금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은 후퇴를 거듭한다.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언제라도 해고당할 수 있는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이며, 대상도 선별되고 있다.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더라도 예산을 배정하지 않아 차별적 처우에 시달린다. 무기계약으로 전환하지 못한 이들은 해고당한다. 합리적 외주화 기준 마련이라는 주장 아래 더 많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외주로 내몰린다.

  이용석 열사의 분신 후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참고 있지 않았다. KTX 여승무원 노동자들, 칠곡환경 노동자들, 경주재활용센터노동자들,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직, 국립오페라합창단 비정규직, 송파구청, 전주시청, 광주시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KBS계약직 노동자들, 보건복지정보개발원 노동자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 학교비정규직…. 이 장을 가득 메워도 모자랄 만큼 수많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했다. 그러나 기만적인 정부 정책으로 투쟁의 요구는 낮아지고, 무기력감도 많다. 그러나 패배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라고 하더라도 직접고용을 내걸고 싸워왔던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의지가 지금 인천공항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투쟁을 만들었고, 계약해지와 허울좋은 무기계약 전환을 뛰어넘고자 하는 몸부림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무직 요구’로 발전하고 있다.  

  정부는 비정규직을 늘리고 차별을 유지하려고 애를 쓰지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만큼 전진했다.  이용석 열사의 염원, 그리고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10년의 투쟁이 결코 헛된 것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투쟁의 요구를 가두지 말고, 스스로 투쟁의 한계를 만들지 말고 나가자. 역사는 그런 노동자들의 힘으로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2013년 10월 25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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