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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투쟁/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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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향해, 거짓 공약을 남발하고 선거 때만 노동자 편이 되는 세력과의 정권교체를 위한 연합이 아닌, 노동자가 정치의 주체임을 선언하고 섰다.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그간 투쟁해 온 노동자들이 그 투쟁의 요구를 모으고 있다. 사회에서, 정치2012년 대선투쟁에 대한 철폐연대의 입장 - 김소연 노동자 대통령 후보에게 보내는 지지와 요청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한 해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으로부터, 1800일을 훌쩍 넘어선 재능교사 노동자들의 투쟁, 8년을 이어온 코오롱 노동자들의 투쟁, 위장폐업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콜트 콜텍 노동자들, 용역경비의 폭력과 노조탄압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유성기업, KEC, 3M을 비롯한 수많은 노동자들, 공동경영을 지켜내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하기 위해 싸우는 골든브릿지 노동자들, 그리고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송전탑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이르기까지 지금 이 땅에는 무수히 많은 노동자들의 치열한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다음 정권을 이어받아 국정을 펼치겠노라 자임하는 이들의 입에서 이 땅 대다수를 이루는 자기 노동으로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들은 애초에 그런 아픔을 자기의 것으로 담지 할 자세도, 생각도 없다. 다만 유연화의 기조 속에 기업을 살아남게 하고, 더 키우기 위해 노동자들을 어떻게 길들일 것인지에 대한 의지만이 가득하다.
그 가운데 노동자 대통령 후보가 서있다. 비정규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향해, 거짓 공약을 남발하고 선거 때만 노동자 편이 되는 세력과의 정권교체를 위한 연합이 아닌, 노동자가 정치의 주체임을 선언하고 섰다.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그간 투쟁해 온 노동자들이 그 투쟁의 요구를 모으고 있다. 사회에서, 정치에서 배제되어 있던 많은 이들이 김소연 선거투쟁본부로 소망을 모으고 있다. 이 소중한 결정들에 답하여 김소연 선거투쟁본부가 선거투쟁시기, 그리고 이후에도 노동자 민중에게 대안으로 서기를 희망한다.

그 과정에 철폐연대 역시 불안정 노동 철폐를 과제로 하는 운동 단체로서 최선의 힘을 보탤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목소리를 낸다는 소박한 목표와는 별개로 이 선거투쟁은 이후에 우리가 노동자 민중 속에서 대안으로 설 수 있을 것인가를 가름하는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2012년 대선투쟁은 노동자가 정치의 주체임을 선언한다는 의미 외에도 더 많은 것을 요구받고 있다는 뜻이다.

첫째, 이 선거투쟁은 노동권의 전면적 확장을 위한 투쟁을 선언하고 전개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 사회는 노동의 권리에 눈감고, 귀 막아 왔다. 권리를 요구하고 주장하는 노동자들을 특정 집단의 이기로 내몰고 배척하며, 자본의 이해를 앞세운 법과 제도로 탄압해 왔다. 그에 맞서 지금까지 노동자들은 법과 제도 속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확장하기 위해 투쟁해 왔다. 소중한 투쟁이고, 그 속에서 제출된 우리의 요구들은 반드시 쟁취해야 할 투쟁의 요구들이다.
그러나 지금 제기되어야 할 노동권의 전면적 확장이란, 이 사회가 ‘노동자’라는 이름을 붙인 자들만의 권리 확장을 의미하지 않는다. 즉,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노동3권의 전면적 인정, 원청의 사용자책임 인정이라는 제도적 노동권 보장의 의미를 넘어서는 것이다. 노동자만이 아닌 모든 민중의 단결하고 투쟁할 권리, 노동자의 이름이든 아니든 다양하게 결집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이 사회는 평등으로 한 발 더 나갈 수 있다.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 보도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를 재구축하기 위해서는 권리 주장에 부정적인 우리 사회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운동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현재 존재하는 법과 제도의 일부 개정이 아닌 전면적 재구성이 필요하다.
파업이 형벌로 처벌되지 않는 사회, 희망버스와 같은 연대의 움직임이 집시법으로 처벌되지 않는 사회, 누구든 자신의 권리를 위해 행동하는 것이 제약되지 않는 사회. 노동권의 확장은 이렇게 전면적으로 제기되고 법과 제도를 뛰어 넘어 새로운 구상으로 제기되어야 모든 민중의 권리 확장으로 나갈 수 있다.

둘째, 이 선거투쟁은 불안정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움직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는 우선 불안정 노동자들의 삶으로 선거투쟁본부의 시선을 맞추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노동 현장에서 현장으로 떠돌아다니는 노동자들, 끊임없이 고용과 실업을 반복하며 내일의 희망을 만들지 못하고 살아가는 노동자들, 그리고 자본의 구조조정, 정리해고로 인해 끊임없이 불안정 노동으로 전락해 가는 노동자들. 그 곳에 시선을 맞추자. 우리의 투쟁으로 그들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투쟁은 그들이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공간을 형성하는 것이어야 한다. 선거투쟁본부가 지역을 돌며, 불안정 노동자들이 밀집해 있는 공단을 돌며, 미조직 노동자들이 있는 곳을 찾으며 유세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나의 싸움이 당신의 싸움과 같다, 함께 싸우자는 선동은 이들을 다시 한 번 소외시키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왜 스스로 조직하고 투쟁하지 못하는가, 왜 스스로 주체로 나서지 못하는가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일어나 움직일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 수 있는 투쟁을 우리는 해야 한다. 노동권의 확장, 삶의 권리의 확장, 권리로서의 사회보장 체계 구축에 대한 제시, 그리고 그를 쟁취하기 위한 싸움. 그런 싸움을 일구어 낼 때 불안정 노동자들과 함께 움직이는 시작을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선거투쟁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지향하는 내일로 가기 위한 민중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즉, 이번 선거투쟁은 오롯이 조직된 노동자들의 표밭에만 기대고, 제도권으로의 창구노릇을 하는 한편, 왜곡된 현실가능성이라는 말로 비정규직 제도화를 수긍하고, 노동자의 요구를 각색해온 진보정당 10년의 역사와의 단절을 이루어내고, 노동자 민중이 정치의 주인이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야 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를 통해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를 보다 구체화해 나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투쟁을 모아내는 것을 넘어, 그 투쟁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하게 드러내야 한다.
비정규직 철폐라는 구호가 중요한 것은 그것이 다만 자본의 몫을 빼앗아 노동자의 권리를 확보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노동의 권리 확장으로부터 어떻게 삶의 안정을 회복하고 인권을 회복할 수 있는지를 밝히는 주요 경로라는 지점에서 중요하다. 정리해고 철폐라는 구호는 정리해고라는 수단을 제어하기 위해서 만이 아니라, 자본의 경영권을 제어하고 노동자가 일터의 주인이며, 기업이 한 자본가나 주주 집단의 이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사회의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점으로서 중요한 것이다.
안정된 삶과 노동이란 어떤 것인가, 또 그를 보장하기 위해 제도는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고, 사회적 인식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 전체적인 상의 제시가 있어야 우리가 대안임을 스스로 자신 있게 선언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들의 투쟁에는 이유가 있다. 권리를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쟁하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 민중은 더욱 많다. 그에 시선을 맞추자.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노동권의 전면적 확장으로 이어져 나가야 하고, 그 투쟁은 더 많은 권리 주체들의 행동을 조직해 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투쟁으로 모아져야 한다. 그를 통해 우리는 우리 스스로, 우리의 내일을 함께 열자고 우리가 함께 대안이 되자고 이야기할 수 있는 최소한의 몫을 하는 것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노동자 민중의 투쟁에 사회는 어떻게 화답했는가? 다만 폭력과 탄압이었다. 그리고 숨죽여 살아가는 수많은 민중들에 대해서는 자본주의 경쟁의 탈락자들을 양산하고 살아남는 자에게 일부 시혜를 베풀 뿐이었다.
김소연 선거투쟁본부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수많은 이들이 그 답을 찾고자 노동자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며 바라보고 있다. 더 많은 고민과 더 많은 실천, 더 큰 기획으로 폭력과 탄압에 맞서 전 민중의 정치적 결집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움직임을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함께 싸우자 손 내밀고 있지만, 손 맞잡지 못하는 수많은 민중들이 있다. 보다 시선을 아래로 맞추기를 요청한다. 배제된 자들의 정치는, 그저 선언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그 배제의 구조를 깨뜨릴 수 있는 투쟁을 일구어내는 구심이 되기를 희망하며, 그 투쟁을 함께 일구어 나갈 동지들에게 지지의 뜻을 보낸다.


2012년 12월 13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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