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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회 덤프 동지, 누를 끼쳐 죄송합니다. 이 한 몸 희생해 동지 여러분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면 제가 이 한 몸을 불사르겠습니다. 지금 도청 앞에 제 승용차가 불타고 있습니다. 저도 타고 있습니다.” 이승대 동지가 TRS를 통해 남긴 말이다.노동자에게 죽음을 요구하는 사회에 사망선고를!
- 이승대 덤프연대 전북지부 전주지회 부지회장 분신 기도


  가족과 더불어 소박하게 살고 싶었을 한 명의 노동자가 또 몸에 불을 붙였다. 덤프 운전 경력 35년의 52세 노동자 이승대 동지. 사회로 나서자마자 운전대를 잡았고, 그 운전대에서 청춘을 바쳤을 것이고, 그리고 그 운전대에 삶의 희망을 걸었을 그 노동자가 결국 자신의 목숨을 또 버리려 했다.
  “전주지회 덤프 동지, 누를 끼쳐 죄송합니다. 이 한 몸 희생해 동지 여러분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면 제가 이 한 몸을 불사르겠습니다. 지금 도청 앞에 제 승용차가 불타고 있습니다. 저도 타고 있습니다.” 이승대 동지가 TRS를 통해 남긴 말이다. 불타는 것은 그만이 아니다. 이 땅에서 덤프 운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5만 명 노동자들의 가슴이 불타고 있고, 100만 명에 가까운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마음이 불타고 있으며, 800만 비정규직의 눈물이 탄다.
  기름값이 10년 전에 비해 5배 인상되었지만 운반비는 삭감되기만 하고, 과적으로 인한 엄청난 벌금, 그리고 50%를 밑도는 가동률, 그리고 끝없이 들어가는 차량 할부금. 이 과중한 돈을 감당하지 못해서 4명중 1.7명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덤프노동자들의 현실은 고통스럽다. 불법 하도급으로 생존권이 위협당하고, 임금체불이 되어도 이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사장님’이라고 주장하며 체불임금을 주지 않고,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해고하고, 그래도 해고가 아니라고 하는 이 사회에서 덤프노동자들은 제대로 살아갈 수 없었다.
  이것은 덤프노동자들만의 현실은 아니다. 허울좋은 ‘개인사업자 등록증’을 내게 해서 노동자들에게 4대보험도 적용하지 않고, 수요변동의 책임을 온통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특수고용직화’라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자로서의 기본 권리를 잃었다. 삶이 고통스러워 많은 노동자들이 과로로 세상을 떠나거나, 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들이 죽어야 현실이 제대로 바뀔 것인가. 얼마나 더 삶의 벼랑 끝에 매달려 있어야 우리의 삶이 나아질 것인가?
  그래서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투쟁을 시작했다. 덤프연대 노동자들은 ‘인간다운 삶 쟁취’를 위해 2005년 세 번에 걸친 파업투쟁을 했다. 학습지 노동자들도 대교 지부장의 해고와 용역깡패·구사대 폭력에 맞서서 투쟁하고 있다. 화물연대 노동자들도 지속적인 해고에 맞서서 사안별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그런데 자본은 계속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집회금지 가처분’ 등을 남발하고, 특수고용은 노동자들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과 고소고발, 간부들에 대한 구속과 해고를 거듭하고 있다. 이 속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 처절해진다.
  더 이상 죽음은 없어야 한다. 삶의 막막하여 죽는 이도 결코 있어서는 안 되며, 그런 현실에 맞서 투쟁하다가 목숨을 버리는 이도 없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사회가 자꾸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몬다. 더 이상 죽지 말자고, 죽는 것만 빼고 다 하자고 그렇게 다짐하고 그렇게 외쳐도 자꾸 자꾸 내몰린다. 이제는 더 이상 죽지 말고, 이렇게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정권과 자본에게 사망선고를 내리자.
  5만 덤프노동자들의 투쟁이 100만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투쟁을 이끌어내고, 그 투쟁이 다시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만들며, 그것이 1,200만 전체 노동자 총투쟁의 길을 이끌어내기 위해 모두가 힘을 다하자. 철폐연대도 그 길에 함께 할 것이다. 더 이상 아무도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승대 동지가 빨리 회복하여 함께 투쟁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06년 3월 10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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