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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투쟁/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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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비정규직 고 김춘봉 동지의 죽음을 애도하며 한진중공업에는 현재 3,500여 명의 정규직과 2,000여 명의 사내하청노동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이 중 조합원은 1,400여 명으로 정규직 조합원보다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고 김춘봉 동지는<성명서>
      동지의 뜻 이어받아 비정규직 철폐하자!
        - 한진중공업 고 김춘봉 동지를 애도하며

  지난 27일 한진중공업의 약속파기에 항거하며 자결하신 고 김춘봉 동지의 영정 앞에서 비통함과 분노에 치를 떤다.
   김춘봉 동지의 삶은 지난 20여 년간 이 땅의 평범한 노동자들이 겪은 고통과 굴곡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20대 청춘에 입사하여 20년간 피땀흘려 일한 회사에서 산재를 당하고,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강요당하고, 다시 '촉탁직'이라는 비정규직 신분으로 일한 지 1년 남짓되자 외주용역화의 위협에 직면하여 알량한 촉탁직 일자리마저 빼앗기게 된 현실. 젊음을 바쳐 일한 공장에서 산재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구조조정으로 비정규직으로 전환된 것도 모자라서, 비정규직 일자리마저 온전하게 지킬 수 없었던 고인의 인생역정이 너무나도 아프게 다가온다.

"다시는 이러한 비정규직이 없어야 한다.
나 한사람 죽음으로써 다른 사람이 잘 되면....
비정규직이란 직업이 정말로 무섭다."
- 고 김춘봉 동지의 유서 중에서 -

  그렇다. '비정규직'이란 사람을 죽일 만큼 정말 무서운 것이다. 올해 2월 현대중공업 박일수 열사가 "하청노동자도 인간이다"라고 절규하며 자결하였고, 작년 10월에는 근로복지공단 이용석 동지가 분신자결했다. 꼭 자결이 아니더라도 비정규직이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폭행당해 죽고, 살인적인 손배가압류로 병들고, 꿈쩍도 하지 않는 자본의 벽 앞에서 병을 얻어 죽는다.
  한진중공업의 경우 1년 당기 순이익의 배를 주주에게 주면서도 노동자에게는 살인적인 구조조정과 임금동결을 강요했다. 이에 항거하며 김주익 열사가 자결한지 1년 남짓, 희망퇴직을 강요당해 비정규직으로 전환된 50대 늙은 노동자가 또다시 자결을 한 것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직접고용 비정규직마저 다시 외주용역화하는 과정이 자본에게는 이윤을 남기는 것이었겠지만, 노동자에게는 그야말로 죽음을 강요하는 살인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한진중공업에는 현재 3,500여 명의 정규직과 2,000여 명의 사내하청노동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이 중 조합원은 1,400여 명으로 정규직 조합원보다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고 김춘봉 동지는 "다시는 이러한 비정규직이 없어야 한다"고 절규했다. 고인의 뜻을 이어 한진중공업 비정규직 철폐와 사내하청노동자 조직화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

"지금 밖에서는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고 있다. 꼭 그 사항이 이루어지길 간곡히 원하고 싶다. 그렇게 하여야만 나 같은 사람도 인간 대접 받을 수 있지... 한진 중공업에서도 비정규직이 죽었다는 것을 알면은 현재 근무하고 있는 비정규직은 좋은 대우를 해주겠지."
- 고 김춘봉 동지의 유서 중에서 -

  평범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죽어야만 인간선언이 되는 이 지긋지긋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더 많은 노동자를 비정규직이라는 죽음의 노동으로 내모는 노동법개악을 분쇄하기 위해 다시 한번 투쟁의 머리띠를 질끈 동여매자.

2004년 12월 29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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