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우롱하는 최저임금위원회를 규탄한다.

by 철폐연대 posted Jun 3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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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정과정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되는 것은 최저임금 결정방식과 결정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더 이상 공익위원의 흥정과 선심에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을 맡길 수 없다. 2003년에 이어 노동자위원들이 사퇴하게 만든 것은 최저임금위원회의 기만적인 결정구조 때문성명서>   빈곤층 우롱하는 최저임금위원회를 규탄한다.

올 9월부터 내년 말까지 적용될 최저임금이 시급 3,100원으로 정해졌다. 월급 70만600원(주44시간 기준)인 이번 최저임금 결정액은 수 백 만 저임금 노동자를 우롱하는 수준이다. 이번 결정액은 통계청 3인가구 실태생계비의 29.2%에 그치는 것으로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은 커녕 기본적인 생존을 보장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에도 수 백명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논현동 최저임금위원회 앞에 모였다. 지하철, 대학, 아파트를 청소하는 용역노동자, 시급이 최저임금보다 10원 높을 뿐이어서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야 생활이 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왜 그 자리에 모였겠는가. 최저임금위원회 앞에 모인 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였다면 이런 결정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과일 한 번 제대로 못사먹고 일해도 맨날 이모양이다’ ‘ 자식 결혼 비용이라도 보탰으면 좋겠다’, ‘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다보니 약값만 더 들더라’ 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절규가 최저임금위원회에는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은 노동자들의 공정하고 유리한 임금을 받을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즉, 재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한계·저임업종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고려하여 '줄 수 있는 만큼'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고용형태나 연령, 성별에 따른 차별없이 공정하고 유리하다고 여겨지는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결정돼야 한다. 노동자가 고용주에 대해 공정하고 유리한 위치에 있기 힘든 사회구조에서 '공정하고 유리한 임금'은 최소한 전체노동자 평균임금 수준이어야 한다. 그러나 평균임금의 37.9%라는 최저임금은(2004년 기준) 인권의 심각한 박탈을 의미한다.

기본적인 생존을 보장한다는 최저임금제의 목적은 유명무실해진지 오래이다. 강남 한복판에 서있는 최저임금위원회는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 빈곤층에게 전혀 희망이 되고 있지 못하다.  

이번 결정과정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되는 것은 최저임금 결정방식과 결정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더 이상 공익위원의 흥정과 선심에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을 맡길 수 없다. 2003년에 이어 노동자위원들이 사퇴하게 만든 것은 최저임금위원회의 기만적인 결정구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최저임금 결정방식과 결정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꿔서 최저임금위원회를 해체하는 투쟁에 나설 것이다.

2005.6.30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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