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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투쟁/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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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일 서울대병원의 간병인 유료소개소가 불법근로자공급이라는 노동부 결정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공식 지정업체'라는 이름으로 영업하던 유료소개소가 불법판정을 받은 것이다. 본래 직업소개소라면 간병인을 소개, 연결해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 그러<성명서> 서울대병원은 불법근로자공급에 책임져야 한다

지난 2월 2일 서울대병원의 간병인 유료소개소가 불법근로자공급이라는 노동부 결정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공식 지정업체'라는 이름으로 영업하던 유료소개소가 불법판정을 받은 것이다. 본래 직업소개소라면 간병인을 소개, 연결해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 그러나 서울대병원과 유료업체가 맺은 협약서를 보면 간병인 채용자격, 교육실시, 근무성적 평가 등에 대해 병원의 통제를 일일히 받아야 함이 드러났다. 여기서 우리는 왜 직업소개소가 굳이 번거롭게 소개소 이상의 역할을 했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서울대병원 같은 대형병원엔 장기중환자 비율이 높기 때문에 간병 서비스에 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간병인에 대해 사용자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서울대병원은 그 책임을 유료소개소에 떠넘겼다. 유료소개소를 중간에 내세워 권리는 행사하되 책임은 지지 않는 매우 편리한 체계를 만들어왔다. 이렇게 병원이 책임을 회피하는 동안 간병인은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임금을 받으며 24시간씩 주6일근무를 하는 열악한 지위가 되었다. 노조 가입을 이유로 무료소개소가 폐쇄되어요 병원은 나몰라라 하는 상황이 6개월째 계속되었다.

병원이 책임회피하는 만큼 환자의 불안도 커져갔다. 이윤만을 목적으로 하는 유료소개업체는 간병인 교육조차 제대로 실시하지 않는다. 간병인의 노동조건이 열악해지면 간병서비스의 질이 불안정해질 수도 있다. 유료소개소 중 하나인 아비스란 업체는 이번 불법판정 이전에도 영업정지 명령을 받은 회사임에도 버젓이 서울대병원 지정업체도 영업해온 전력이 있다. 서울대병원은 언제까지 무책임한 태도로 환자와 간병노동자를 우롱할 것인가.

이번 불법공급 판정의 근본적인 책임은 서울대병원에 있다. 서울대병원은 간병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간병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간접고용이라는 최악의 고용형태로 50-60대 여성노동자를 부려먹으려는 꼼수는 '국립' 서울대병원에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또한 서울지방 노동청의 이번 판정은 서울대병원의 책임을 명시하지 않고 적극적인 시정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적이다. 불법적으로 근로자를 공급한 업체가 있다면 당연히 불법적으로 공급받은 곳도 있지 않겠는가. 위법한 의도를 갖고 불법적으로 공급받은 서울대병원에 대한 시정명령 조치가 있어야 한다.

이번 판정은 공공기관조차 비정규직 노동자를 상대로 불법을 저지르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가장 어려운 조건의 비정규직을 공공기관에서 앞장서 착취하는 것이 될 법한 일인가. 지금부터라도 서울대병원과 노동부는 문제해결에 즉시 나서야 할 것이다.

2004.2.10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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