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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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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코 노동부의 조사나 ‘불법파견 판정’을 통해서 조선소 사내하청의 권리가 찾아지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권리는 투쟁하는 자들의 것이다. 숨 막히는 절망의 공장을 희망의 공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동하는 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온전하게 되찾게 위해           기만적인 조사결과를 넘어 투쟁으로 권리를 쟁취해야 한다.  


5월 27일에 발표된 노동부의 조선업종 사내하청 실태조사는 기만으로 가득 차 있다. 박일수 열사의 눈물은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조선소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사망사고와 저임금과 폭압적 노무관리는 아직도 조선도 노동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노동부의 태도는 뻔뻔하기 짝이 없다.
노동부는 노동운동진영과의 공동조사를 거부하고, 수집한 자료를 독점하며, 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에 대한 조사를 한 달이나 미루었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현장의 노동자들이 증언하는 바에 따르면, 회사에서는 조사가 나오기 전에 말을 맞추고, 자료도 모두 고쳐서 불법파견의 소지를 없애는 등 객관적인 조사를 실질적으로 방해해왔다. 이는 충분히 예견된 것이었기에 공동조사와 자료에 대한 공유를 요구해왔던 것이다. 그것을 거부함으로써 노동부는 이 조사가 객관성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노동부에서는 124개 업체 중 불법파견은 1개뿐이라고 말한다. 노동부는 '조선업종의 업무특성상 단계적으로 독립된 작업공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하도급 작업 수행과정에서 원청업체의 통제가 크게 요구되지 않으므로 불법파견 소지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질적인 노무관리를 원청업체에서 하고, 사업경영상 독립성을 갖고 있지 않은 하청업체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들여다보지 않았다. 아니 보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노동부는 단지 서류 몇 장을 갖고 수많은 불법파견을 용인함으로써 조선소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고통의 근원인 불법파견을 방치한 것이다.
임금체불과 부당노동행위가 아무리 많다고 하지만 그것은 지금 조선소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경험하고 있는 고통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다.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길은, 조선소 사측이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는 것이다. 정상적으로 정규직 노동자들을 고용해야 할 자리에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강제할 수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사용하면서, 결국 노동자들의 피와 눈물로 수많은 이윤을 만들어낸 조선소는 그것을 다시 노동자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노동부의 조사나 ‘불법파견 판정’을 통해서 조선소 사내하청의 권리가 찾아지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권리는 투쟁하는 자들의 것이다. 숨 막히는 절망의 공장을 희망의 공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동하는 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온전하게 되찾게 위해, 철폐연대는 기만적인 노동부의 조사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를 조직해서 일어서는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할 것이다.

                                       2004. 5. 28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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