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문] 모두의 존엄을 위한 ‘414기후정의파업’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참가선언

by 철폐연대 posted Apr 0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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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존엄을 위한 ‘414기후정의파업’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참가선언

 

 

근 3년간 인류를 덮친 감염병 재난은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함께 불평등한 체제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상기후와 지구온난화는 이미 ‘오래된 위기’였으나, 바이러스의 대유행을 통해 우리는 이 위기가 국지적, 일시적 성격이 아님을 비로소 체감했다.

이윤 중심 체제가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지자 가장 소스라치게 놀란 것은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다. 국경 봉쇄와 이동 제한 조치가 뒤따랐고, 이는 경제와 정치 전반에서 거대한 변화를 일으켰다. 그 과정에서 불안정노동자를 비롯한 취약계층은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바이러스의 습격은 사회구성원 전체의 건강권만이 아니라, 노동권, 평등권, 주거권, 돌봄권, 이동권, 정보접근권 등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사회경제적 제 권리의 문제를 긴급한 사회 현안으로 부상시켰다. 이 같은 권리의 부재 상황은 사회 시스템이 결여한 문제점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위기와 위험이 누적되고 증폭되는 상황에서 국가는 극단에 놓인 사람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행동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통제되지 않는 체제의 야만성이 문제의 근원이다. 인간의 존엄과 생명보다 자본의 이윤을 위한 체제를 바꾸지 않는다면 이 위기로부터 탈출할 방법은 없다.

 

그런데 한국 정부의 모습은 과연 어떤가. 공동체의 안녕보다는 오로지 기업의 성장, 시장의 성공에 바탕을 둔 정책 마련에만 혈안이다. 감염병 재난이 발발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이윤 중심 체제에 대한 근본적 성찰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정부도 기업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정한다지만, 그 대응 경로는 녹색성장을 위한 신산업 진출, 사업재편으로 맞춰져 있을 뿐이다.

신산업 진출, 사업재편은 기업의 선제적인 ‘탈탄소 구조조정’에 다름 아니다. 특히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생태계의 재구성이 무엇보다 절실한 현 국면에서 자본은 비용절감 및 유연성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불안정노동 당사자들을 대거 활용하고 있다. 불안정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소거한 채 기업 입맛에 맞게 진행되는 탈탄소 구조조정은 당연히 ‘정의로운 전환’과 배치될 수밖에 없다.

 

오늘날 기후위기와 불안정노동의 심화는 이윤을 위한 체제 그 자체에서 비롯한 문제다. 자연과 인간(노동계급)을 착취함으로써 존속 가능한 체제에서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회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기후위기와 불평등을 가속화하는 정부와 기업에 맞서지 않고서는 공동체의 안녕은 도모할 수 없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시스템 말고, 공동체의 안녕, 모두의 존엄이 보장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필요하고 가능하다.

불안정노동자들에게 있어 ‘정의로운 전환’은 곧 일터와 사회에서 기본권이 보장되는 가운데 화석연료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공공 중심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정부와 기업이 그토록 강조하는 ‘공정한 전환’ 계획으로는 실현할 수 없다.

우리는 모든 노동자와 시민의 권리가 보장되는 세상으로 한 걸음 다가서기 위해 414기후정의파업에 나설 것이다. 노동자‧시민의 일과 삶을 무너트리는 모든 시도에 저항하자! 세상을 바꾸는 직접행동에 함께하자!

 

2023년 4월 7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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