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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투쟁/입장

[성명] 자회사 정규직화의 허상을 폭로하는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의 파업 투쟁을 지지한다!

 

6월 25일,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가 파업 선언 및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다시 투쟁에 나섰다. 지부는 시급 1만 원으로 인상, 근속수당 및 감정노동수당 신설 등을 요구하며 4월부터 진행한 임금교섭이 결렬되자, 90퍼센트가 넘는 압도적 찬성 속에 파업을 가결했다. 생활임금 쟁취와 유연근무제 폐지, 직접고용 미전환 센터 즉시 전환, 안전한 일터 쟁취 등의 요구를 걸고, 6월 29일~30일 전면파업을 벌였고 지금도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일 만인 5월 12일, 첫 대외활동으로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비정규직 1만 명 정규직 전환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5월 22일, SK그룹은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노동자 5,200명에 대한 정규직 채용을 발표했다. 새 정부 정책 기조에 호응하는 민간기업의 모범사례로 홍보된 SK브로드밴드의 정규직화는 홈앤서비스라는 자회사 설립을 통한 ‘직접고용’이었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가 100퍼센트 출자해 만든 홈앤서비스는 전국적으로 나뉘어져 있던 수십 개 하청업체가 하나로 통합된 것에 불과했다. 그나마 3개 하청업체에서는 1년이 지나도록 자회사 직접고용 전환조차 되지 않았다.

 

자회사 정규직화의 앙상한 실상이 드러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 2월 희망연대노조가 발표한 조합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노동자들이 “협력업체 비정규직 시절보다 처우가 나아지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530명 중 64.2%가 정규직 전환 이후 “변한 게 없다”고 답했고, 84.5%가 “여전히 비정규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59.8%가 가장 큰 불만으로 꼽은 사항은 “저임금”으로, 홈앤서비스 소속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은 원청인 SK브로드밴드의 30%대에 불과하다.

 

홈앤서비스 소속 노동자들의 임금은 기본급 158만 원에 식대 13만 원 그리고 별도 체계에 의한 성과급 성격의 ‘포인트’로 구성된다. 포인트는 직무별로 정해진 기준을 넘겨야 받을 수 있는 실적급으로, 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과 경쟁으로 몰아넣는 현장통제 기제이기도 하다. 하청업체 간접고용 시기 존재하던 각종 수당은 모두 사라지고, 부족한 임금을 메울 포인트를 받기 위해 휴일도 반납하고 밤낮없이 일해야 겨우 먹고살 수 있는 것이 SK브로드밴드 자회사 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지부는 올해 임금교섭에서 포인트제 폐지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포인트제 유지 입장을 고수하며 오히려 유연근무제와 선택적시간근로제를 들고 나왔다.

 

파업이 지속되자 7월 9일 홈앤서비스는 수탁업무 일부를 SK브로드밴드에 반납한다고 지부에 통보했고, SK브로드밴드는 외주업체를 통해 파업 대체인력을 모집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임금과 처우 개선을 위한 의지도 역량도 없을 뿐 아니라 원청의 대체인력 투입을 위해 수탁업무를 반납하는 홈앤서비스의 행태는, 원청에 종속된 자회사의 위상 그리고 자회사 정규직화의 기만적인 실체를 반증하는 것이다.

 

‘정규직화’는 노동자의 온전한 권리와 삶의 동의어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시시때때로 ‘정규직화’를 강조하며, 그 의미를 간신히 고용 불안을 탈피한 대가로 저임금과 권리 부재의 현실을 감내하는 것으로 변질시켰다. 정부의 치적 쌓기와 기업의 면피용 선언으로 포장된 가짜 정규직화, 정부와 기업의 공모 아래 허울만 남은 자회사 정규직화의 실상은 이미 증명되었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다시 거리로 나선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의 파업 투쟁을 지지한다.

 

2018년 7월 12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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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희망연대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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